“하나님 뜻 이루는 위대한 대학 만들고 싶다”

김진영 기자  jykim@chtoday.co.kr   |  

[세계화 시대, 기독교 대학을 말하다] 나사렛대 임승안 총장

대학의 세계화는 이제 피할 수 없는 시대 흐름이 됐다. 각 대학들은 국내 우수한 인재들을 양성해 세계로 내보내고, 또한 세계의 인재들을 초청해 그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대학의 수준이 곧 그 나라의 수준을 결정하는 만큼 세계화에 발맞춘 대학의 등장이야말로 국가적 과업이라 할 수 있다.

신학대를 포함해 기독교 가치의 실현을 목적으로 하는 많은 대학들이 국내에 존재한다. 그들에겐 세계화를 향한 우수한 대학으로서, 학문적 발전과 함께 기독교 인재 양성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이뤄야 하는 막중한 책임이 있다. 과거 선교사들에 의해 세워진 기독교 교육기관들은 한국의 근대화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이 자랑스런 역사를 간직한 기독교 대학들은 지금 어떤 모습일까. 본지는 총장들에게 그 답을 듣는 기획 인터뷰를 마련했다.

▲나사렛대학교 임승안 총장은 “하나님의 뜻을 이루고 박애와 봉사 정신을 갖춘 인재들을 양성하고 싶다”고 말했다.

▲나사렛대학교 임승안 총장은 “하나님의 뜻을 이루고 박애와 봉사 정신을 갖춘 인재들을 양성하고 싶다”고 말했다.

충남 천안시 쌍용동 나사렛대학교 본관 2층 총장실 문 앞. 인터뷰 약속 시간에 늦어 다소 초조한 마음으로 문을 열었더니 임승안(57) 총장이 환한 웃음으로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한다. “오시느라 고생하셨죠?” 아담한 체구는 푸근한 인상과 어울리면서 총장이라는 근엄과 권위에 부드러움을 더하고 있다. 임 총장은 자칫 경직될 뻔한 인터뷰를 그렇게 이끌어갔다.

나사렛대학교는 지난 1954년 서울 사직동에 설립돼 나사렛성결교단 오은수(Donald D Owens) 목사가 초대 원장을 역임했다. 이후 학교는 양천구 목동으로 이전했고 1981년 지금의 쌍용동에 자리를 잡았다. 5천5백여 명의 학생들 중 3백80여명이 장애인인 이 학교는 장애인 재활·복지를 특성화하고 있으며, 전세계 57개 나사렛대와의 교류를 통해 글로벌화에 앞장서고 있다.

임 총장에게 대학의 목표를 물었을 때 그는 “우리 대학을 졸업한 학생들이 복음전파와 박애봉사의 삶을 살아 하나님의 뜻을 이루는 것”이라고 대답했다. 대학 소개지에나 프린트될 법한 너무나 ‘준비된 멘트’지만 이 말을 하는 임 총장의 눈은 너무나 진실했다. 대학 총장이라면 학생 유치와 취업률 같은 것에 신경을 더 써야 할텐데, 임 총장은 인터뷰 내내 그런 말은 하지 않았다.

“오늘 아침 산책을 하면서 다니엘서 2장을 읽었어요. 하나님의 꿈에 대해 말하더군요. 하나님의 꿈이 뭘까. 나를 통해 이루고자 하시는 그 분의 꿈이 뭘까를 묵상했었습니다. 그래, 하나님의 꿈이 이루어지는 위대한 대학을 만들자. 학생들 스스로 자신이 하나님의 자녀라는 생각을 품게 하자고 다짐했습니다.”

최근 나사렛대학교 앞에는 전철역이 새로 생겼다. 임 총장은 “이 발전의 혜택을 주민들과 함께 누렸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 말처럼 임 총장은 ‘글로벌 대학’보다 ‘글로컬 대학’을 추구한다.

“글로컬(glocal)은 ‘지역이 글로벌’이란 뜻을 넘어선 개념입니다. 로컬없는 세계화는 개성없는 획일화를 의미하죠. 주민을 돕는 대학이 돼야 합니다. 그래야 대한민국을, 아시아를, 세계를 돕는 대학이 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임 총장의 철학은 학교 시설 확충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드러난다. 학교는 쌍용나사렛대역과 학교 사이에 있는 4천여 평의 공간에 복합문화시설을 짓고 소극장과 영화관, 국제 컨퍼런스 시설을 건립할 예정이다. 물론 이 공간들은 모두 지역 주민들과 함께 사용한다. 뿐만 아니라 아파트 밀집 지역에 자리한 입지를 적극 활용, 평생교육원을 통해 지역지문들에게 양질의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고 녹지화된 캠퍼스를 주민들의 휴식공간으로 제공하고 있다.

지역을 발판으로 삼은 나사렛대학교는 세계화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전세계 나사렛대학들과 다양한 영역에서 실질적으로 교류가 이뤄지고 있으며 교환학생제도, 어학연수제도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오웬스 국제학부는 유학생 및 외국 교수들과의 교류 창구로 나사렛대학교 국제화에 상징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이처럼 임 총장은 기독교적 가치의 실현을 최종 목적으로 학교의 발전을 차근 차근 이뤄가고 있었다. 그런 그에게 가장 힘든 점은 무엇일까.

“영성이 메마르고, 포용력이 약해질 때가 제일 힘듭니다. 또한 한 대학을 이끌어 가기에는 부족한 제 경험이 아쉬워요. 하지만 이런 부족함이 하나님을 의지하게 하고 믿음을 더 키워주기에 오히려 하나님께 감사하고 있습니다.”

임 총장은 한 달 전 사랑하는 아내를 먼저 하늘로 떠나보내면서 하나님과 더 가까워진 듯하다고 했다. 어머니와 같았던 존재, 가장 사랑했던 사람을 잃는 과정에서 하나님의 뜻과 사랑에 대해 더 깊이 묵상했다고. 그는 마지막으로 말했다.

“나사렛대학교를 흔히들 말하는 것처럼 입시 성적에 따른 명문대로 만들고 싶진 않아요. 하나님의 사랑을 알고 그 뜻을 삶 속에서 실천하는 인재들을 더 많이 길러내고 싶습니다. 그렇게 올바른 가치관의 학생들을 길러내는 일이야 말로 교육의 목적이라고 생각하며, 이것이 곧 대학의 진정한 글로벌화라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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