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망과 희망 한복판… 수표교교회 100주년

송경호 기자  khsong@chtoday.co.kr   |  

3·1 운동의 거점 역할도, 타임캡슐 봉안식 등 가져

▲ 1909년 창립된 수표교교회가 100주년을 맞았다.

▲ 1909년 창립된 수표교교회가 100주년을 맞았다.


1909년 창립되어 아픔을 함께하고, 잠들어있던 민족을 깨우는 사명을 감당했던 수표교교회(담임 김고광 목사)가 창립 100주년을 맞아 활발한 사역을 펼쳐나가고 있다.

수표교교회는 지난주일 이규학 감리교 감독회장 직무대행을 모시고 창립 100주년 기념예배를 드린데 이어 오는 27일 타임캡슐 봉안식, 10월 4일 기념 조형물 제막식, 기념우표 발매, 100주년 앨범 발간 등을 지속적으로 진행해나간다.

교회가 창립된 1909년은 민족과 나라의 자주와 자유를 잃어버린 아픔의 시기였다. 그러나 동시에 온 민족을 복음으로 구원하고자 하는 ‘100만명 구령운동’이 일어난 의미 있는 해이기도 했다. 절망과 아픔, 고통의 시기에 새로운 희망을 향한 몸짓이 있었던 의미 있는 때에 바로 수표교교회는 ‘희망의 씨앗’으로 이 땅에 심겼다.

당시 청냉교(淸冷橋)교회 신자였던 김세라 부인이 중심이 되어 지금의 한국은행 자리에 기도처를 세웠으나 그 수가 늘어나자 하리영(R.A. Hardie) 목사는 한성판윤 신태휴 씨 소유의 큰 기와집을 사들여 청계천 수표교교회 대지로 하였고, 한인수(韓寅洙)씨를 파송하여 본격적인 전도활동을 펼쳐 9월 9일 역사적인 출발을 했다.

하나님의 은혜로 날로 성도가 늘어나 1914년 새성전을 세운 이후 수표교교회는 활발하게 복음전파와 국민계몽운동을 전개하고 수표유치원 설립, 유아보육사업을 펼쳤다. 이와 함께 남녀야학원, 노동야학원, 영어, 학강습소 등을 개설해 운영함으로 인재 양성에 큰 공헌을 했다.

3.1운동 당시 수표교교회는 항일 투쟁의 거점이 됐다. 제 7대 신석구 목사가 재직 중 33인 중의 한분으로 3.1운동에 활동하다 수감되었으며, 33인 가운데 오화영, 정춘수 두 목사도 본 교회에서 목회를 했다. 수표교교회는 애국하는 교회로서의 전통을 이어받아 매년 3.1절 기념예배를 드렸고, 1979년 기념예배 때에는 故 신석구 목사의 장손인 신성균 장로가 태극기와 교회기를 기증키도 했다.

▲담임 김고광 목사(가운데) 등 교회를 위해 헌신해왔던 이들이 100주년을 기념하는 케익 커팅식을 갖고 있다.

▲담임 김고광 목사(가운데) 등 교회를 위해 헌신해왔던 이들이 100주년을 기념하는 케익 커팅식을 갖고 있다.

이러한 역사 위에 수표교교회는 김고광 담임목사를 중심으로, 서초동 지역에서 새롭게 거듭나고자 온 교우가 합심하여 노력하고 있다. 김 목사 부임 후, 교육관 구입과 교회 리모델링, 그리고 이삭의 집 봉헌 등을 통해 새로운 목회를 준비했다.

예전이 강조된 주일 예배와 평신도교육원, 성인어학교실 등의 배움의 자리, 그리고 성육보육원, 서초노인대학, 수표교어린이집, 구립서초상명어린이집, 노숙자를 위한 사랑의 식사 등을 통해 봉사와 섬김을 지역사회에 베풀고 있으며 선교사 파송과 함께 세계적으로 많은 후원선교사들을 통해 세계 선교에도 힘쓰고 있다.

김 목사는 “지난 100년간 수표교교회는 수표가 물높이를 재는 자였듯이 교회와 민족이 나아갈 길을 가르쳐 주는 하늘 척도와 나라의 잣대가 되었다”며 “앞으로 하늘과 땅, 세상과 복음, 사람과 사람의 만남과 교류, 새로운 희망과 꿈을 이루는 시대와 민족의 징검다리가 되는 사명을 감당해나가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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