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로교도, 감리교도, 성결교도, “정답은 십자가”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신학자들, 한복협 월례회서 ‘십자가의 길’ 주제로 발표

▲설교와 축도를 맡은 방지일 목사(가운데)와 발표자, 한복협 중앙위원 등이 마지막 시간 찬양 을 함께 부르고 있다. ⓒ이대웅 기자

▲설교와 축도를 맡은 방지일 목사(가운데)와 발표자, 한복협 중앙위원 등이 마지막 시간 찬양 을 함께 부르고 있다. ⓒ이대웅 기자

“십자가의 신학과 부활의 신학 사이에 균형이 필요합니다(손인웅 목사).”

“십자가 안에서 완성되는 것이 성결의 삶입니다(이정익 목사).”

“감리교의 오늘날 사태는 십자가의 길을 가지 못한 때문입니다(최이우 목사).”

“여성들이 더욱 활발하게 십자가의 길을 갈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준다는 것은 결국 더 험난한 제자의 삶을 살아가도록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김윤희 교수).”

장로교, 성결교, 감리교 목회자들이 각자의 입장에서 ‘십자가의 길’에 대해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한국복음주의협의회(회장 김명혁 목사)가 ‘한국교회와 십자가의 길’을 주제로 11일 오전 서울 역삼동 화평교회(담임 김병훈 목사)에서 9월 조찬기도회 및 발표회를 열었다. 장로교는 손인웅 목사(덕수교회), 성결교는 이정익 목사(신촌교회), 감리교는 최이우 목사(종교교회)가 각각 나섰다. 여성 사역자가 바라본 십자가의 길에 대해서는 김윤희 교수(횃불트리니티대학교)가 발표했다.

손인웅 목사 “희생과 죽음의 길 갈 때 능력 나타난다”

▲ 손인웅 목사. ⓒ이대웅 기자

▲ 손인웅 목사. ⓒ이대웅 기자

‘장로교 목사가 바라보는 십자가의 길’을 발표한 손인웅 목사는 “십자가의 메시지가 약화되면서 한국교회는 덩치가 커졌지만 약해지고 말았다”며 “십자가를 설교하는 것은 십자가를 어떻게 해석하고, 이를 어떻게 지고 가느냐에 대한 것”이라고 밝혔다. “십자가를 얘기하면 성도 수가 줄어들고, 복 받는 설교를 하면 성도 수가 늘어난다는 말도 있다”고도 했다.

손 목사는 “예수를 믿고 예수와 함께 죽어서야 다시 살 수 있는 것이 복음의 길인데, 자꾸 예수와 함께 죽는 과정을 생략하려 한다”며 “희생하고 죽음의 길을 갈 때 능력이 나타난다”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에게도 하고싶은 말이 있다며 “낮아지고 섬기고 죽어지는 십자가의 원리를 몸으로 체득해서 모든 국민들에게 보여줄 때 우리나라가 살 수 있다”며 “그런 면에서 요즘에는 잘 하시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정익 목사 “하나님 사랑이 가장 농도있게 표현된 곳”

▲이정익 목사. ⓒ이대웅 기자

▲이정익 목사. ⓒ이대웅 기자

‘성결교 목사가 바라보는 십자가의 길’을 발표한 이정익 목사는 먼저 “십자가의 길은 결국 다 같을텐데 왜 김명혁 목사님이 장로교와 감리교, 성결교 목회자들로 구분하셨는지 깊이 고민했다”며 “한국교회가 교파를 초월해 십자가 안에서 하나가 되라고 하시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이 목사는 “특히 성결교단 목사가 바라보는 십자가는 인류를 구원하고 사회를 구원하는 십자가 해석보다는 나와 연관을 지어 해석하는 십자가로 이해되고 해석된다”고 말했다.

이 목사는 이어 “나 개인의 성결한 신앙을 지키고 나의 성결성을 고이 유지하고 나의 성결의 신앙을 깨끗하게 지킬 수 있다는 것은 결심이나 노력에서 기인되는 것이 아니고 십자가를 바라보면서 십자가의 길에서 주어진 자기 부정의 신앙으로 살아갈 때 가능하다”며 “오늘 십자가의 길은 자기를 철저하게 부정하는 목적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오늘날 한국교회가 갈등하고 싸우는 것은 십자가를 걸어놓고 지표로 삼고 있지만, 제대로 알지 못하고 함부로 부르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십자가 안에서 내가 죽으면 다 해결되는 것”이라고도 했다.

이 목사는 일본의 신학자 지다구라의 사상을 근거로 들면서 “예수가 십자가에서 절규하며 고통 속에서 부르짖을 때 끝까지 침묵하고 계신 하나님의 심정, 즉 하나님의 고뇌에 찬 아픈 마음을 이해하는 것이 십자가의 진정한 이해”라며 “십자가는 하나님의 사랑이 가장 농도있게 표현된 곳이며 하나님 자신이 피를 흘리며 극란한 사랑을 유감없이 보여주신 곳”이라고 역설했다.

김명혁 목사는 이 목사의 발표를 듣고 “장로교보다 성결교의 십자가 이해가 더 깊고 진하다”고 평하기도 했다.

최이우 목사 “예수의 십자가 길에는 영광의 흔적 없었다”

▲최이우 목사. ⓒ이대웅 기자

▲최이우 목사. ⓒ이대웅 기자

최이우 목사는 ‘감리교 목사가 바라보는 십자가의 길’ 발표에서 “오늘 살아가는 감리교회 목사의 한 사람으로서 십자가의 길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묻고 있는 것 같다”며 “예수 그리스도께서 가신 이 십자가의 길 ‘비아 돌로로사(Via Dolorous)’를 정직하게 들여다 보니 그 길 어느 한 모퉁이에서도 영광을 받으신 흔적은 찾아볼 수 없는 고난과 슬픔으로 점철된 죽음의 길”이라고 말했다.

감독회장 사태와 관련해 개혁총회 개최를 주장하고 있는 최 목사는 “지금 이 때 감리교회 목사로서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문제는 교단의 최고지도자 선출 과정에서 비롯된 아픔”이라며 “한 교회 목회자의 길도 마땅히 십자가의 길이어야 하는데 하물며 160만 성도들을 바르게 이끌어야 하는 교단장의 길이 어찌 영광만이겠는가”라고 언급했다.

김윤희 교수 “‘백투 예루살렘’, 히잡 속 여성들이 열쇠”

▲김윤희 교수. ⓒ이대웅 기자

▲김윤희 교수. ⓒ이대웅 기자

여성사역자가 보는 십자가의 길에 대해서는 “포스트모더니즘 시대인 21세기는 많은 사람들이 ‘여성의 세기’로 정의한다”며 “이를 남성과 여성의 대립구도로 볼 것이 아니라, 이런 세기를 허락하신 하나님의 뜻을 새겨보는 것이 더 생산적일 것”이라고 전제했다. 김 교수는 “이렇게 영적으로 긴급한 시대를 살면서 우리는 여성 성도들을 격려하고 도전하며, 훈련하고 교육시키며 예수님의 올바른 제자로 길러 시대가 요구하는 사명을 감당하도록 해야 한다”며 “그것이 여성들이 앞으로 헤쳐 나가야 할 ‘십자가의 요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특히 “세계 복음화를 위한 마지막 보루인 이슬람 문명권과 기독교와의 대면에 여성의 역할이 필수적”이라며 “여성만이 그들의 여성에게 다가갈 수 있고, 일부다처와 여성할례, 히잡 등 무슬림들이 여성을 취급하는 방식은 언젠가 이 여성들의 의식이 변하는 순간 폭발적으로 달라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자신들의 인권이 얼마나 유린당하고 있으며, 하나님께서 그들에게 주신 잠재력들이 사장된 것을 알게 되는 순간 내부에서의 붕괴가 예견된다는 것이다.

발표에 앞서 열린 예배에서는 방지일 목사(영등포교회 원로)가 ‘십자가의 길(눅 23:28)’을 주제로 설교했으며, 발표 후에는 얼마 전 소천한 故 정진경 목사를 추모하는 동영상이 상영됐다. 기도회에서는 ‘십자가를 지고 주님을 좇게 하시옵소서(박범룡 목사)’, ‘그리스도와 그의 십자가에 못박히신 것 외에는 아무 것도 알지 않게 하시옵소서(지형은 목사)’,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외에 결코 자랑하지 않게 하시옵소서(안만수 목사)’ 등을 기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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