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 평양을 오가며 의료선교와 의료교육을

류재광 기자  jgryoo@chtoday.co.kr   |  

[우리땅의 聖地를 찾아서 14] 로제스타 셔우드 홀 선교사

로제스타 셔우드 홀(Rosetta Hserwood Hall, 허울 부인, 1865-1951)은 미국 뉴욕 설리반카운터에서 출생하였다. 그의 아버지는 농장을 운영하였다. 그는 뉴욕 오스웨고주립학교를 졸업하고 고향에서 1년간 교사로 봉직하였다.

이 무렵 미국 감리교회 감독인 토빈과 그의 부인이 인도를 다녀온 후, 그녀는 고향 교회에서 인도의 의료 선교에 대해서 역설하는 내용에 감동하게 되었다. 이 때 그녀는 의사가 되어 미국 보다 더 가난한 나라에 가서 의료 선교사가 되어서 봉사하겠다는 결심을 갖고 1886년 펜시비니아여자의과학에 입학을 하였으며, 열심히 의술을 연마한 후 1889년 학교를 졸업하고 뉴욕 빈민가에서 자원봉사를 하였다. 이곳에서 제임스 홀을 만나게 됐다.

때마침 한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감리교선교회협의회에서 여자 의사가 부족하다는 말을 듣고 자원하여 제임스 홀과 함께 1890년 8월 미국을 떠나 10월 13일 인천에 상륙을 하였다. 로제스타 셔도우 홀은 도착 즉시 정동에 있는 보구여관에서 여성을 상대로 진료를 하였는데 12월까지 2천여명을 진료를 하였다. 약혼자인 제임스 홀은 1891년 12월에 서울에 도착하였으며, 1892년 6월에 결혼을 하였다.

그런데 뜻하지 않게 청일전쟁으로 인하여 병원에는 더 많은 환자가 모여들었다. 이 일로 남편이 과로에 말라리아까지 감염되어 삶을 마감하는 슬픈 일을 만나게 됐다. 1894년 12월 두 살 난 아들 셔우드 홀을 대리고 본국에 돌아갔다. 얼마 동안 미국 감리교회를 순회하면서 선교보고를 하였다. 이 때 많은 교인들의 기도와 관심, 남편의 친지들이 모아 준 조의금 덕분에 용기를 얻었던 로제스타는 남편의 삶을 영원히 한국 땅에 계승하고자 1897년 11월에 귀국하여 남편에 설립했던 평양병원을 평양 홀 기념병원(Hall Memorial Hospital)으로 개명하고 다시 문을 열었다.

그녀는 평양에만 머물 수가 없었다. 잠시 서울에 있는 광혜여원(廣惠女院)을 설립하여 부녀자와 아동들을 위한 의료사업을 본격적으로 실시했다. 그녀는 일시 본국에 귀국하고 있을 동안에 맹인점자용법을 배워 이를 이용하여 1897년 맹인교육을 실시하였는데, 이것이 평양으로 이동하여 한국에서는 최초의 맹아학교가 되었다. 1906년 불행하게도 광혜여원이 화재로 인하여 전소되고 말았다. 병원에 머물 수 없었던 그녀는 평양을 중심해서 안주, 운산, 의주 산간벽촌을 돌아다니면서 순회 진료를 실시하였다. 다시 2년 후에 선교비를 통하여 병원을 복구하였으며, 다시 서울에 머물면서 활약을 하였다.

보구여관의 후신인 동대문부인병원 의사 겸 약제사로 활동을 하였다. 이 때 그녀는 한국 여성을 모아 놓고 의학 교육을 실시하겠다는 생각으로 얼마 동안 기도하던 중 1920년 여자의학반을 신설하고 여자의사를 양성하였다. 이 의학반이 발전하여 1928년에는 경성의학전문학교로 인가를 받아 오늘의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전신이 되었다. 1935년 건강이 쇠약하여 선교사직을 사임하고 여생을 보내다가 1951년 4월 5일 하나님의 부름을 받았다. 그의 유언에 따라 장례식을 마친 후 시신은 화장되어 남편이 묻혀 있는 양화진에 뿌려졌다.

김수진 목사(한국교회역사연구원장, 한국기독교성지순례선교회전문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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