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증오의 악순환, 교회가 끊어내야

류재광 기자  jgryoo@chtoday.co.kr   |  

요즘 우리 사회가 증오와 분노로 가득 찬 듯하다. 주로 인터넷을 중심으로 순식간에 결집되고 표출되는 그 증오와 분노는, 특히 연예인과 정치인 등 유명인에게 집중적으로 쏟아져 현실적인 피해까지 안겨주는 지경에 이르고 있다.

가장 최근에는 아이돌 스타로 급부상한 2PM의 리더 박재범 씨가 몇 해 전 자신의 미니홈피에 남겼던 경솔한 몇 마디 글이, ‘한국 비하 발언’으로 비화되는 상황이 있었다. 몇몇 네티즌들의 불만 제기로 시작된 사태는 결국 전사회적으로까지 주목받는 대형 사건으로 눈덩이처럼 불어났고, 결국 당사자인 박재범 씨는 2PM을 탈퇴하고 미국으로 떠났다. 그리고 이번에는 박재범 씨의 팬들이 그의 복귀를 위해 침묵시위 등 집단 행동에 나서, 사태의 불씨는 아직도 꺼지지 않은 상황이다.

박재범 씨의 과거 발언, 그리고 사태가 빚어진 뒤의 처신이 결코 옳았다고는 할 수 없으나, 잡아먹을 듯이 달려들어 분노와 비난을 표출하고 마침내는 당사자에 대한 ‘심판’을 행하고서야 직성이 풀리는 듯한 여론은 분명 문제가 있다. 특히 일부 네티즌들에 의해 주도되는 이 여론은 이번 박재범 씨 때만이 아니라, 지금껏 끊임없이 대상을 바꿔가며 이같은 ‘여론 재판’을 자행하고 있다는 점을 주지해볼 때, 이같은 현 세태는 결코 가볍게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물론 정당한 비판은 그 사회를 건강하게 하고 발전하게 한다. 그같은 언로(言路) 자체를 차단한다면 그 사회의 생명력은 금세 죽어버릴 것이다. 그러나 지금 우리 사회는 애정어린 비판은 온데간데 없고, 증오와 분노만이 난무하고 있다. 벌써 많은 연예인들이 이를 견디지 못해 자살을 택하거나 극심한 우울증에 시달렸고, 앞으로 또 얼마나 더 많은 이들이 동일한 피해자가 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교회 또한 결코 이같은 사회 현상과 무관할 수 없다. 오히려 가장 큰 피해자 중 하나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몇몇 대형교회, 그리고 유명 목회자들에게 쏟아지는 온갖 루머와 일방적 비난 등은 교회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교회는 이 사회에 가득 찬 분노와 증오의 악순환을 끊고, 사랑과 생명의 선순환으로 이를 전환하기 위해 기도하고 마음을 모아야 한다. 이처럼 끝없이 분노를 쏟아내는 이들의 내면에 있는 영적 공허함을 직시하고, 그것을 치유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해야 한다. 이는 오로지 수많은 무리의 증오와 미움을 온몸으로 받아내 생명의 능력으로 대역전시켰던,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능력이 살아있는 교회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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