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장련의 선언은 종교다원주의 경고하는 예언자적 소리

류재광 기자  jgryoo@chtoday.co.kr   |  

[특별기고] 숭실대 기독교학대학원 김영한 교수

▲김영한 교수(본지 편집고문, 숭실대 기독교학대학원 초대원장).

▲김영한 교수(본지 편집고문, 숭실대 기독교학대학원 초대원장).

머리말

NCCK는 신앙적 정체성을 바로 하라

예장 통합 전국장로회연합회(전장련)가 최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의 신앙 및 신학방향에 이의를 제기하면서”란 제목으로 신앙선언을 발표했다. 이는 최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세계교회협의회(WCC) 중앙위원회에서 2013년 WCC 세계총회 개최지를 한국의 부산 벡스코(Bexco)로 확정한 경사(慶事) 직후 공개적으로 나온, NCCK의 신앙적 정체성에 대한 평신도 교회지도자들의 건설적이며 비판적이고 시의적절한 예언자적 소리이다.

불과 125년 전까지 기독교의 불모지였던 한국이 선교 1세기, 그리고 1/4세기 만에 전 세계 기독교의 대표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기독교 축제와 총회를 개최하게 된 것에 대하여 필자는 환영하고 감격해 마지 않는다. 그리고 이 일을 성사시켜주신 분들(추진위원장 김삼환, 박종화, 조용기 목사 등)의 노고에 대하여 경의를 표한다.

여기서 필자가 논하는 것은 그러한 기독교 대회를 진행하는 NCCK의 기독교 신앙의 정체성에 관한 문제이다. 세계교회협의회(WCC)는 110개국에서 장로교, 감리교, 루터교, 성공회, 정교회 등 349개 교단 5억8000만명이 가입한 세계 최대 개신교 협의체로 7년마다 나라를 바꿔가며 총회를 열고 있다. 1961년 인도 뉴델리의 3차 총회 이후 아시아에서 52년 만에 열리게 된 부산 제10차 총회는 한국 개신교 역사에 있어서 처음의 경사이자 아시아 개신교의 발전과 역동성을 세계에 과시할 기회다. 그런데 이러한 역사적이고 중차대한 기독교적인 축제가 종교 혼합 내지 다원주의 정신에 의하여 주도되어 기독교의 정체성을 상실한 채 양적이고 화려한 모임의 외관에 치중하는 한, 참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이 전파되고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연합과 화해의 모임이 될 수 있겠는가 하는 우려를 금할 수 없다.

이번에 발표된 통합측 전장련의 신앙선언은 최근 NCCK에서 홈페이지에 게재한 [생명의 강 살리기 종교여성 공동기도문], [한국목회자 1000인 시국 선언](2009.6.18) 등이 표현하고 있는 종교혼합 내지 종교다원주의적 내용이 “기독교 정통 신앙에 위배하는 것”을 지적하면서, 이에 대하여 “기독교의 지도자들로서 경악을 금치 못했다”고 천명하고 있다.

전장련은 “현재 세계교회뿐만 아니라 한국교회가 직면하고 있는, ‘에큐메니칼 신학’에서 21세기 ‘종교다원주의신학’으로 넘어가는 과도기적 선상에서, NCCK가 간과하고 있는 기독교 신앙의 근본 진리를 재천명하여, 왜곡된 ‘에큐메니칼 정신’을 수정하고, 다가오는 ‘종교다원주의’의 문제점을 극복하고자 한다”며 신앙선언의 배경을 천명하고 있다.

전장련은 “우리는 WCC의 창립 정신에 공감하며 교회연합운동에 적극 지지해 왔으나, 최근 WCC와 NCCK의 일부에서 제기된 혼합주의 내지 종교다원주의적 신학편향과 그들의 신앙실천은 성경과 우리의 신앙입장과 배치되는 것이므로 우리는 이들의 신학과 신앙적 입장에 크게 우려를 표명할 수 밖에 없다”고 비판하고 있다. 필자는 이러한 전장련의 신앙선언에 찬성하면서 목사요 신학자로서 연합회가 지적한 문제 글귀를 신앙적·신학적으로 보다 명료히 비판 조명하고자 한다.

I. 전장련이 비판한 [종교여성 공동기도문]과 [1.024인 목회자들 시국 선언문]의 내용

1. 예수와 부처를 혼합하는 종교혼합주의

[4대강 살리기 종교여성 공동기도문]에는 “무력한 당신, 한없이 작은 당신, 아직도 십자가에서 내려오지 못하는 당신, 한 중생이라도 더 구제하기 위하여 극락 언저리를 서성대는 당신”이라는 글귀가 있다. 이 기도문은 십자가의 예수와 극락의 부처를 혼융(混融)하여 호칭하고 있다.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를 불교적으로 표현하는 “중생을 더 구제하기 위하여 극락 언저리를 서성대는 당신”이라는 글귀는 기독교의 천국(天國)과 불교의 극락(極樂)을 혼합시키고 있다. 천국은 하나님이 통치하시는 곳으로 기독교 신자들이 가는 곳이나, 극락이란 각성을 한 인간들이 가는 곳으로 교리의 내용이 전혀 다르다. 죄인들을 구속하시고 천국으로 가도록 하기 위하여 예수께서 십자가에 달리시고 대속의 피를 흘리신 것이다. 그러나 극락이란 부처의 길을 따라서 각성한 각 개인이 자력으로 가는 곳이다. 예수와 부처, 두 분은 교리적 가르침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혼합해서는 안 된다. 기독교인에게는 예수가 하나님의 아들이요, 길이요 진리이나, 불교인들에게는 부처가 길이요 진리이다. 어느 분의 가르침이 객관적으로 참된 진리이며, 어느 분이 참 구세주이며 궁극적 실재인가는 역사의 종말에 가서 드러날 것이다. 이렇게 두 종교의 교리가 서로 전혀 다른데도, 외면적으로 비슷하다고 “예수, 부처”라고 고백하는 것은 종교혼합이다.

공동기도문은 “온 우주만물에 깊이 새겨진 하느님의 흔적, 부처님 말씀하시기를, 세계가 한 송이 꽃이라 했거늘”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이 기도문은 하느님과 부처님을 혼융(混融)하여 범신적(汎神的) 존재로 취급한다. “온 우주만물에 깊이 새겨진 하느님의 흔적“이란 말은 범신론의 뉘앙스가 들어 있는 표현이며, “세계가 한 송이 꽃”이라는 불교의 범신론적 글귀와 병렬(竝列)해 있어서 하느님과 부처님이 동격의 존재로 묘사되고 있다. 불교인들은 그렇게 볼 수 있을지 모르지만 기독교인들은 그렇게 보지 않는다. 하나님은 주권적인 창조자로서, 우주 만물과 동일시되는 분이 아니라 만물 속에 내재하시면서도 초월해 계시는 분이다. 하나님은 한송이 꽃이나 세계와 동일시되는 분이 아니다.

공동기도문은 “만물이 한 배(胚)에서 나와 한 사랑을 먹고 사는 식구(食口)요 생구(生口)인 것을 믿습니다”라고 표현한다. 이 구절은 세계 존재 기원과 생성에 대한 불교적 내지 동양 범신종교적 표현으로서 기독교 성경의 내용과 상치(相馳)된다. 성경은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셨고, 이 우주 만물은 하나님의 말씀에 의하여 창조되었다고 말하고 있다. “만물이 한 배(胚)에서 나왔다”는 표현은 동양적 범신론적 사상에서 나온 것이다. 성경의 하나님은 민속종교의 하느님이 아니고 만물의 어머니도 아니다. 하나님은 영원 전부터 스스로 계시는 분이시며, 무에서 이 세상을 창조하신 주권적이고 절대적인 존재이시다.

공동기도문은 “나무아비타불, 아멘” “하늘에 계신 하나님, 부처님, 성모 마리아와 소태산 대종사님”을 병렬적으로 부르면서 기도하고 있다. 이것은 종교다원주의에서 더 나아가 종교혼합주의적 기도 내용이다. 이 구절은 개신교, 천주교, 불교, 원불교 네 종단이 공동기도를 하면서 그들의 지고의 신 내지 중보자에게 기도를 드리는 내용이다. 다른 세 종교에서 자기 종교 외의 신이나 중보자를 인정하는지는 모르나, 기독교의 교리에 의하면 타종교의 중보자는 분명히 인정되지 않는다. 기독교에서는 예수 그리스도 외에 다른 중보자의 이름으로 기도할 수 없다. 공동기도문은 종교혼합 내지 종교혼융을 시행하고 있다.

공동기도문은 “사랑과 자비, 정의와 평화가 한 데 어우러지는, 후천개벽의 새 세상을 열기로 결단하오니”라고 기도한다. 그러나 후천개벽은 미륵불(彌勒佛)의 종말사상으로서 성경이 말하는 인자(人子)의 종말 사상과 다르다. 후천개벽 사상은 불교의 미륵불이 이루는 신천신지이나, 기독교의 종말은 인자이신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께서 오셔서 선인과 악인을 심판하시고 하나님 나라를 이루시는 내용이다. 기독교 종말론은 후천개벽이 아니라 첫 하늘과 첫 땅이 없어지고 새 하늘과 새 땅이 하늘에서 내려오는 하나님 주권적인 종말을 천명하고 있다.

2. 예배와 굿판을 혼동

공동기도문은 “부디 이 땅에서 죽음의 굿판 대신… 살림의 굿판이 벌어지도록 인도해 주십시오!”라고 기도하고 있다. 이 구절은 하나님을 무당(巫堂) 굿판의 신으로 둔갑시키고 있다. 굿과 예배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굿은 귀신의 내림을 받은 무당들이 행하는 종교의식이고, 예배는 거룩한 영의 기름부음을 받은 성직자들이 행하는 종교의식이다. 굿판에 임하는 것은 잡귀신이나, 예배에 임하는 분은 하나님의 영이시다. 굿판은 돼지 머리와 갖가지 음식을 갖다 놓고, 신령이 와서 먹고 진노를 멈추고 재앙을 거두라고 귀신을 달래는 종교의식이다. 그러나 예배는 예수 그리스도의 보혈을 공로로 하여 드리는 헌신이요, 회개요, 구속에 대한 감사요, 축제이다.

굿판에는 회심, 그리고 새 삶을 살려는 결단이 없고 제물만 많이 드려 정성이 외견상 보여주기만 하면 된다. 그러나 예배에는 먼저 회개와 헌신이 있어야 하고 마음의 정성이 내면적으로 있어야 한다. 제물은 이차적이다. 마음의 회심과 헌신과 결단이 예배의 중요한 요소이다. 십자가에 달려 죽으신 예수 그리스도의 대속의 은혜에 대한 감사와 감격, 그리고 그의 공로로 하나님 앞에 열납되는 믿음이 중요하며, 결정적이다.

굿판을 벌이는 자에게는 윤리적으로 새로운 삶에 대한 요구가 주어지지 않는다. 그리하여 굿판을 벌이는 자들은 옛날이나 오늘이나 동일한 사람이다. 그러나 예배에는 윤리적으로 새로운 삶을 살라는 요구가 주어진다. 그리하여 예배드리는 자는 옛날과 다른 사람으로 성화되어 간다. 굿판은 종교적으로 반복적으로 옛 삶과 구습을 반복하는 자가 신령을 두려워하여 드리지만, 예배는 구속의 은혜를 받은 자가 새 삶을 영위하면서 주신 은혜에 감사 감격하여 자원하여 드리는 종교의식이다.

3. 자살자의 피를 예수의 피와 동일시

2009년 6월 18일 개신교 목사 1,024명의 이름으로 행한 시국선언은 “부엉이 바위에 묻어있는 핏자국에서 우리의 죄를 대신 짊어진 예수의 죽음을 봅니다” 라고 하고 있다. “부엉이 바위에 묻어 있는 핏자국”이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자살을 의미한다. 그런데 “이 핏자국에서 우리의 죄를 대신 짊어진 예수의 죽음을 본다”는 구절은 노무현의 죽음이 예수 죽음처럼 신성하다는 것이다. 이것은 자살을 미화시키는 구절이며, 동시에 예수의 대속의 죽음을 세속화시키는 모독적인 구절이다.

투신자살한 당사자는 전직 대통령이다. 그는 법적인 입장에서 보면 불행하게도 가족과 함께 검찰로부터 범죄의 의심을 받게 되어 수사를 받고 있었던 형사 피의자였다. 당시 검찰은 피의사실 공표에 관한 논란은 있었지만 대체적으로 법적 절차에 따라 공정한 수사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기소제기 여부를 결정하기 전에 당사자가 자살한 것이다.

그런데 “노무현의 핏자국에서 예수의 거룩한 피를 볼 수 있다”고 보는 것은 신성 모독이다. 노무현은 형사 책임을 추궁당하여 궁지에 몰린 자기 가족과 자기 주변의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하여 유서(遺書)에서 밝힌 바와 같이 자신이 희생한 것이다. 그의 죽음은 가족들과 자기 주변 사람들을 살리기 위한 희생이라고 볼 수 있다. 그의 죽음은 전직 대통령에 걸맞는 죽음이라고 볼 수 없고 국제적으로도 명예스럽지 못했고 떳떳하지 못했다.

그의 죽음은 안중근 의사(義士)의 죽음만큼의 가치가 있다고 보지 않는다. 안중근은 비록 이등박문(伊藤博文)을 저격했으나 자신이나 주변 사람을 위해서가 아니라 이등박문(伊藤博文) 때문에 나라를 잃은 2천만 한국인을 위하여 의거(義擧)를 하였다. 그는 저격(狙擊)후 정정당당하게 체포되고 동양평화를 위하여 의거하였고, 이 평화를 저해하는 이등박문을 한국 독립군의 총사령관의 자격으로 응징하였다고 자신의 저격행동을 변호하였다. 그는 조국의 독립을 염원하면서 숭고하게 처형되었다. 그래서 오늘날 그는 일본인들 사이에도 존경받는 인물이 되고 있었다.

이에 비하여 예수는 전 인류를 죄에서 구속하시고 해방하기 위하여 십자가에서 보혈을 흘리셨다. 그분은 하나님의 아들로서 인간이 되셨기 때문에 한 국가를 위해 희생한 안중근의 죽음조차도 그분의 죽음에 비할 수 없다. 예수의 죽음은 인류 역사상 그 누구의 죽음에서 유비(類比)를 찾을 수 없는 유일회적 구속사적인 사건이다. 그분은 죄없는 자로서 죄인인 인류를 대속하기 위하여 자신의 몸을 대속제물로 주셨기 때문이다. 그런데 “부엉이 바위에 묻어있는 핏자국에서 예수의 죽음을 봅니다”라는 내용의 시국선언을 기독교 목사들이 할 수 있는가? 장로인 평신도 지도자들(전장련)이 이러한 문제를 지적하는 데 대하여 목사와 신학자들은 이에 대하여 침묵만 할 수 있는가?

II. 장로님들의 우려는 예언자적이다

NCCK신학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하는 이 논란은 장로들(김영훈, 한국교회법연구원장, “하나님의 법과 ‘부엉이 바위’에 묻은 핏자국,“ 2009년 7월 13일, 크리스천투데이)만 아니라 목회자및 신학자들도 동참하여야 한다. 복음적 신앙을 고백하는 목회자들과 신학자들은 이 문제를 바로잡는 데 노력하여야 할 막중한 사명이 있다

1. 진정한 연합이란 정체성을 지키는 가운데 이루어져야 한다

세계교회의 연합과 하나됨이란 그리스도의 교회가 추구하고 나가야 할 바람직한 목표이다. 그러나 보수(保守)되고 지켜야 할 것들을 버리면서까지 연합과 하나됨을 밀고나갈 수는 없다. 예수님은 겟세마네 동산에서 제자들과 신자들이 하나님 아버지와 그리스도와 성령 안에서 “하나가 되게 하여” 달라고 기도하셨다. 이것이 에큐메니칼 운동의 참된 의미이다. 에큐메니칼 정신은 다른 기독교 교파와 화해하고 협력하여 궁극적으로 교회 통합을 이룩하자는 정신이다. 그런데 이 정신이 일부 급진주의자들에 의하여 왜곡되고 있다. NCCK 가운데 소수 급진주의자들은 예수님이 가르쳐주신 에큐메니칼 정신을 불교나 힌두교, 이슬람교, 무속종교 같은 다른 종교들과 혼합하는 정신으로 변질 왜곡하고 있다.

오늘날 종교사(宗敎史)학자들은 종교다원주의에 대하여 비판적인 견해를 제시하고 있다. 각 종교는 경배하는 신들이 각기 다른데 “초월적 실재”(the transcendent reality)라는 이름으로 각 종교를 공통적으로 묶는 것은 종교 혼합이며 종교의 추상화라는 것이다. 각 종교의 정체성을 확실히 하면서 서로 다름을 인정하면서 서로의 공통적인 경건과 공동선에 대하여 논의하는 것은 가능할 수 있다. 따라서 에큐메니칼의 정신이란 기독교 신앙의 정체성을 포기하는 혼합이 아니라 기독교 교파들이 공통분모인 하나되게 하시는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신앙고백 안에서 지엽적인 교리의 차이(교회의 직제, 성찬의 방식, 전도 방식, 인종, 문화의 차이 등)를 극복하자는 것이다. 성경적인 에큐메니칼 운동이란 서로 다른 종교들이 연합하는 종교혼합운동이 아니라 그리스도를 고백하는 기독교 교회의 연합과 일치운동이다.

2. 진정한 하나는 삼위일체 하나님 안에서 하나지 인간들 사이의 하나는 아니다

예수님은 인류 대속을 위한 십자가 죽음을 준비하기 위하여 겟세마네 동산에서 제자들과 신자들의 하나됨을 위하여 기도하셨다: “이는 그들 모두가 하나되게 함이오니, 아버지시여, 아버지께서 내 안에 계시고 내가 아버지 안에 있는 것같이 그들도 우리 안에서 하나가 되게 하여서 세상으로 하여금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을 믿게 하여 주옵소서”(요 17:21). 주님이 겟세마네 동산에서 기도하신대로 오늘날이야말로 분열된 우리들이 하나가 되는 것이 요청되고 필요한 시대이다. 그러나 인간의 취향대로 원칙이나 기준 없이 혼합적으로 하나되어서는 안 된다.

WCC의 에큐메니칼 운동이 세계교회의 연합과 일치를 추구하는 것은 치하하며 동의할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그 연합과 일치는 예수님이 게세마네 동산에서 기도하신바 같이 “우리 안에서”(삼위일체 하나님 안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다른 고등종교와의 이해와 협력은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타종교와의 교류와 협력도 “삼위일체 하나님 안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이 말은 성부 하나님의 절대주권성, 성자 예수 그리스도의 대속의 죽음, 성령 하나님의 감동, 위로와 인도“ 안에서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을 때 그것은 종교적 인간들만의 모임이다. 이러한 연합 모임에 있어서 신앙의 정체성과 원칙이 지켜지지 않을 때 그것은 종교혼합이 되어 버린다.

3. 종교 공존은 종교 혼합일 수 없다

오늘날 한국사회에서 이웃의 다른 종교들을 존중하고 종교들 간에 평화롭게 지내고 공동선을 함께 추구하는 것은 좋은 일이며 바람직하다. 종교간의 공존은 가능하며, 지켜져야 한다. 특히 동양종교의 전통(불교, 도교, 유교, 원불교 등)을 지녀온 우리 한국같은 다원종교적 사회에서는 종교 공존은 중요하다. 서로간의 신앙과 교리를 존중하며, 평화롭게 공존해야 한다. 종교는 양심의 영역이므로 신앙을 강제해서는 않된다. 종교분쟁은 없어야 하고 있어서도 않된다. 타종교에서 열성과 지성을 배울 수 있다. 타종교와 협력하여 북한의 굶주린 동포에게 식량을 제공하고 수재민을 도우고, 사회의 빈민층과 노숙자들을 돕고 선도할 수 있다.

그러나 일부 급진주의자들처럼 기독교 하나님이 타종교의 신과 같다는 식의 종교 혼합은 절대 불가한 일이다 그리고 타종교에도 구원이 있다는 것을 주장하는 종교다원주의(religious pluralism)의 길로 가는 것은 성경의 가르침에 위배되는 일이다. 성경은 분명히 그것을 경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른 이로써는 구원을 받을 수 없나니 천하 사람 중에 구원을 받을 만한 다른 이름을 우리에게 주신 일이 없음이라”(행 4:12). 타종교의 구원을 인정하는 것은 예수 그리스도의 유일성과 대속을 부정하는 것이며, 기독교 신앙의 정체성을 상실하기 때문이다. WCC도 여기에서 중심을 잡아야 한다.

필자는 [4대강 살리기 공동여성기도문]의 종교혼합주의적인 해괴한 글귀는 NCCK의 본부의 입장이라기 보다는 소수 종교다원주의자들의 의견이라고 본다. 그런데 NCCK의 홈페이지 기도문 란(蘭)에 올려진 [4대강 살리기 종교여성공동기도문]에 대하여 자유게시판에서 일반 평신도들이 지속적으로 이단시비를 하였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이러한 종교혼합의 기도문이 2008년 6월부터 2009년 7월까지 근 1년 2개월 동안 버젓이 게시되었다는 데 문제가 있다. 에큐메니칼 운동은 교회와 교회가 하나 되자는 취지의 운동이지 교회와 절이 하나되자는 것은 아니다.

결론

신앙에 회색지대란 없다: 여호와 하나님과 바알 신 사이에 결단해야 한다

NCCK는 연합이라는 명목 아래 더 이상의 무의미한 종교혼합이나 종교다원주의의 위험한 줄타기를 중단하고 여호와 하나님과 바알 신 사이에서 양자택일해야 한다. 신앙에 있어서 회색지대란 없다. 오늘날 WCC 내에 만연하고 있는 종교다원주의와 자유주의를 인정하든지, 아니면 순수 복음으로 돌아올 것인지 결단해야 한다. 앞으로 2013년에 WCC 세계총회를 부산에서 개최할 때에도 NCCK는 오늘날 WCC 안에 있는 일부 급진적인 목회자들과 신학자들의 종교혼합이나 종교다원주의 신학과 분명한 결별의 의지를 보여주어야만 한다. 그럴 때 근 95%이상이 복음주의 신앙을 고백하는 한국교회 성도들과 교회지도자들(목회자들과 신학자들)의 진정한 참여와 협력을 이끌어 낼 수 있다. 영적으로 말하자면, 오늘날 한국교회에 갈멜산에서 엘리야 선지와 바알 선지 사이의 신앙적 결단(왕상 18:21)이 요청된다. 여호와 참 하나님을 섬기든지 아니면 바알의 하느님을 섬기든지 신앙적 결단을 해야 한다.

※매주 월요일 연재되던 [나사렛 예수의 역사성과 진실]은 이번 주 휴재하고 본 기고로 대체합니다. 다음주부터는 다시 정상적으로 연재가 이어질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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