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염 목사, 이화여대 신학대학원 공개강좌에서 강의
“마리아와 엘리사벳이 자매애(愛)로 연대했던 것처럼 이 시대 한국교회에서 힘있는 여성이 힘없는 여성을 향한 사랑을 갖고 연대할 때입니다.”
지난 28일 ‘여성, 목회현장의 소리를 듣다’를 주제로 열린 이화여대 신학대학원 공개강좌에서 한국염 목사(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대표, 청암교회)가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강좌에는 여성목회자 및 신학생, 일반인 등이 참여해 현장에서 여성목회가 어떻게 이뤄지는지 구체적으로 듣고, 현실을 파악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한 목사는 ‘교회여성이여 일어나 마리아의 찬가를 노래하라’는 부제로 한국교회에서 여성목회자로서 사역했던 삶의 이력과 목회여정을 진솔하게 나눠 참석자들의 좋은 반응을 얻었다.
한 목사는 목회자의 꿈을 안고 신학대에 진학했지만 여성은 목사가 될 수 없었던 현실의 벽 앞에 좌절했던 경험으로 말문을 열었다. 하지만 이사야서 46장을 통해 ‘어머니’와 같은 인격적인 하나님을 만난 후 변화돼 교회여성의 지위향상에 힘쓰고, 소외되고 학대받는 여성들의 대모(代母)로서 일평생을 헌신했다.
특히 한 목사는 가부장적 질서를 뛰어넘은 힘을 보여줬던 성경 속 두 여인, 마리아와 엘리사벳의 자매애에 감동받았던 사연을 언급하며 여성목회 방향을 마리아의 찬가를 삶에서 실현하는데 뒀다고 회고했다.
또 낮에는 여성단체에서 일하고, 밤에는 민중교회에서 목회했던 사역경험과 결식아동, 가출여성들을 위한 쉼터를 마련했던 일 등 고난 가운데에서도 채워주시는 하나님에 대해 간증하기도 했다.
여성목회에 관심이 많았던 한 목사의 눈에 어느 날, 외국인노동자의 고통이 들어왔다. 열심히 일하지만 월급도 받지 못하고, 고용주로부터 학대받고, 여성들의 경우 성추행으로 말할 수 없는 고초를 겪고 있었던 것이다.
여성 외국인노동자 뿐만 아니라 국제결혼으로 이주한 여성들 역시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는 것을 발견하고 한 목사는 이 때부터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를 세울 결심을 하게 됐다.
한 목사는 “이주여성들 역시 우리와 똑같은 하나님의 가족이며 하나님의 존엄성을 가진 존재”라면서 “하나님의 형상을 차별하는 것은 죄라는 사실을 분명하게 알리고 비천한 존재로 여겨지던 여성들이 행복한 존재가 되는 세상을 만들어가고 싶다. 그 과정에서 여성들의 연대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화여대 신대원 공개강좌는 10월 5일에는 이문숙 전 교회여성연합회 총무가 ‘수평적 사랑의 공동체를 향하여’를 주제로 강의하며, 10월 12일에는 정해선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국장이 ‘교회여성의 일찾기 – Confrontation’을 주제로 강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