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지역, 태풍으로 한인 선교사들 피해 속출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조강암 선교사 가정, 주민 70명 목숨 구해

▲현지는 완전히 물에 잠겼다.

▲현지는 완전히 물에 잠겼다.

제17호 태풍 켓사나의 영향으로 필리핀에서만 무려 246명의 사상자가 나온 가운데, 까인따 브룩사이드 지역 한인 선교사들의 피해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브룩사이드를 비롯해 퀘존, 리잘, 마리끼나, 파식, 잠발레스 등의 지역에서는 산사태로 집과 도로는 붕괴됐고, 전기와 통신은 끊겼으며, 물과 식량마저 부족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가운데 주말께 또다시 태풍이 다가올 것으로 알려져 대비책이 시급한 상태다.

특히 빈민들이 다수 거주하는 까인따 브룩사이드의 피해가 가장 컸다. 50여명의 목숨을 잃은 이곳의 인명피해는 인재(人災)로 밝혀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까인따 지역 수문 관리자가 물이 늘어나자 열지 말았어야 할 수문을 열어 사고를 키운 것. 갑작스레 밀어닥친 물은 까인따 지역을 삼켜버렸고, 건물 1층은 모두 물에 잠겨버렸고, 마치 영화 <해운대>의 한 장면처럼 대부분 감전사했다고 한다.

이 지역은 한인 선교사들이 밀집해 있어 이들의 피해도 큰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경우는 조강암 선교사(WMTC 필리핀대표)다. 3층 건물에서 생활하는 조 선교사 가정은 생활공간인 1층 전체가 물에 침수돼 각종 가전제품과 자동차 2대가 모두 망가졌다. 조 선교사는 그러한 가운데서도 주민 70여명을 3층에 피신시켜 생명을 구하기도 했다.

임수연 사모는 “하나님의 은혜로 다행히 가족들 중 다친 사람은 없다”며 “이번 홍수 피해로 어렵게 살아가는 성도들이 걱정”이라고 한숨지었다. 임 사모는 당시 상황에 대해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며 “20년간 살면서 이같은 사고는 처음 겪는다”고 회상했다. “이웃 주민들이 다행히 우리 사택으로 몰려들어 모두 목숨을 구했다”고도 했다.

소속 교단인 대신 총회 참석차 한국을 방문했다 태풍이 지나간 직후 현지에 도착한 조 선교사는 “월요일에 필리핀에 도착했지만, 길이 막혀 다음날 물이 빠져나간 뒤에야 집에 들어갈 수 있었다”며 “원주민 성도들이 이번 홍수로 생명을 잃지는 않았지만, 교회 두 곳이 무너지고 많은 이재민들이 생겼다”고 전했다. 그는 “잠발레스 교회 현장에 가 보고 싶지만 산 속에 있어 교통편이 마련되지 못하고 있는 상태”라고 안타까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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