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복협, 이슬람 선교 가능성 논의… “사랑으로 녹이자”
한정된 정보와 먼저 떠오르는 ‘테러리즘’ 이미지, 일치하지 않는 전문가들의 말과 지난 2007년 아프간 사태 등으로 한국교회의 이슬람 관련 논의는 ‘공포’와 ‘사랑’으로 나뉘어 진전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한국복음주의협의회(회장)는 10월 월례세미나에서 이러한 이슬람에 대해 기독교와의 공통점과 차이점, 그리고 양자의 대화 가능성 등을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양 교리의 공통점은 김영남 박사(아신대), 차이점은 김영한 박사(숭실대), 양자의 대화 가능성에 대해서는 강승삼 사무총장(KWMA)이 각각 발제했다.
“기독교·이슬람 공통점은 유일신의 속성이 아닌 ‘유일신 사상’”
양 교리의 공통점을 발표한 김영남 박사는 “비교종교학적 관점이 아니라 복음 전달을 위한 통로로서 공통점을 발견해 대화 가능성을 모색해보자”고 서두를 열었다. 김 박사는 먼저 기독교가 이슬람이 역사적으로 대립해온 요인은 교리 이면의 정치에 있으며, 신학이나 신앙의 대립이 아니라 신앙이 이데올로기화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김 박사는 양 교리는 ‘유일신 사상’에 공통점이 있다고 봤다. 유일신 사상은 두 종교의 공통점으로 초월적 절대 타자로서의 하나님, 만물을 창조하시고 심판하시는 하나님, 자애로우신 하나님 등을 믿지만, 이는 대립을 야기하는 주제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김 박사는 “기독교와 이슬람은 죄와 구원, 그리고 예수 그리스도에 관해 확연한 차이를 보이지만, 한 분 하나님에 의해 세상이 창조되고 피조물 가운데 인간이 중심이 되며, 인간은 유한한 존재이며 종말에 심판과 부활을 맞게 된다는 것, 인간의 목적은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는 데 있다는 교리들은 양 종교의 바탕이 된다”며 “그리스도인들은 양 종교가 공유하는 유산을 통해 복음 전달의 가능성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알라와 하나님은 ‘전혀’ 다르다”
양 교리의 차이점에 대해 발표한 김영한 박사는 “이슬람은 ‘알라 외에 다른 신이 없다’고 고백하고, 창조자를 신의 아들이나 신의 영으로 인정하는 것은 알라와 모든 천사들의 적(敵)에 해당한다”며 “마호메트(무함마드)는 삼위일체 신, 즉 하나님의 세 위격의 통일을 부정한다”고 밝혔다. 삼위일체를 믿는 기독교의 하나님과 알라만을 믿는 이슬람의 신은 다르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같은 교리가 거의 없다. 이슬람에는 기독교에는 있는 ‘중보자’가 없고, 아내가 10명이었으며 실수와 허물이 많았던 마호메트(무함마드)와 하나님의 아들로 허물이 없으신 예수는 엄연히 다른 존재다. 또 이슬람은 △신이 아니라 성스러운 예언자일 뿐이었고 △하나님의 아들이 아니며 △십자가에 못박히지 않았다며 역사적 예수의 세 가지 중요한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고 김 박사는 전했다.
또 성령관에서도 많은 차이가 있고, 이슬람은 율법의 종교이며 기독교는 은혜의 종교라는 점도 다르다. 김 박사는 “기독교와 이슬람은 전혀 다른 하나님을 믿는 종교로, 중보자관과 성령관, 구원관과 종말관이 다르다”며 “양자의 대화와 협력은 다름을 인정하는 고유 정체성의 기반 위에서 수행돼야 한다”고 결론내렸다.
“그들의 신학적 전제 고수하면 대화는 사실상 불가능”
양자의 대화 가능성에 대해 논의를 펼친 강승삼 박사는 “많은 기독교인들이 이슬람의 도전을 위협으로 느끼고 있다”며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그들도 구원이 필요한 죄인이라는 점인데, 이들과 기독교 간에 대화가 가능할까”라며 문제를 제기했다.
강 박사는 “분명한 것은 확신 있는 우리의 믿음이 무슬림과의 건강한 관계를 도울 수 있다는 점”이라며 “우리가 분명한 신학적 입장을 갖고 대화를 시작해야 하고, 우리의 진실한 생각이나 온전한 진리를 감추거나 이를 말하는 일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오히려 무슬림들은 우리가 믿는 것을 담력있게 전하는 것을 보고 경탄한다는 것이다.
먼저 그들을 존경하고, 그들의 말에 주위깊게 귀 기울여 들어야 한다는 점도 지적했다. 강 박사는 “무슬림들은 자신이 죄인이라는 점을 깨닫는 확신이 없으면 결코 구세주를 찾지 않을 것”이라며 “진실된 기독교인이라면 복음의 진실을 납득시키려는 목표를 갖고 인내하며 그들을 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말이나 설교가 아닌, 눈물나는 사랑의 삶만이 답”
강승삼 박사는 “사랑에 대한 신학적인 전제가 같지 않기 때문에 서로의 신학적 입장을 고집한다면 양자 간 대화는 불가능하다”며 “하지만 대화의 가능성은 언제나 열려 있다”고 발표를 마무리했다. 특히 그들은 기독교인들의 ‘삶’을 보기 때문에, 거룩한 도덕성으로 무장해야 함을 강조했다.
김명혁 박사는 세 발표를 종합 정리하면서 무슬림 지역에서 있었던 자신의 여러 경험들을 이야기하며 “말이나 설교가 아닌, 눈물의 사랑이 무슬림들의 마음을 움직인다”고 밝혔다.
한복협은 다음달 13일 오전 7시 서울 명일동 명성교회(담임 김삼환 목사)에서 ‘한국교회와 스포츠선교’를 주제로 11월 월례모임을 갖는다. 이에 앞서 오는 20일 서울 연지동 한국교회백주년기념관에서 있을 ‘일본선교 150주년 기념 한·일 선교 세미나 및 선교대회’에 많은 한국교회 성도와 지도자들의 참여를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