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식 뒤풀이 추태, 이대로 방치해선 안돼”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교회언론회, 최근 물의 빚는 잘못된 졸업식 문화에 일침

최근 졸업식 시즌을 맞아 학생들의 과격한 뒤풀이 문화가 연일 물의를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한국교회언론회가 논평을 내고 졸업식 문화를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회언론회는 이 논평에서 옷과 몸에 밀가루를 뿌리는 것은 일제의 잔재라고 지적하며, 세족식과 연주회 등 졸업의 참된 의미를 살릴 수 있는 의식을 권장했다. 다음은 교회언론회 논평 전문.

졸업식 문화 바꿔야 한다
밀가루 뿌리는 것은 일제 잔재

졸업식 시즌이다. 그 동안 졸업식 풍경이 매스컴에 많이 보도되었다. 그런데 소위 졸업식 ‘뒤풀이’로는 너무 지나친 장면들이 속출되고 있어 이를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학생들이 교복을 찢어 버리고, 옷과 몸에 밀가루를 뿌리고, 계란을 던지고, 속옷 차림으로 바다에 뛰어 들고, 심지어는 반나체로 거리를 활보하는 행위도 있다고 한다.

이는 학교의 한 과정을 마쳤다는 ‘시원함’과 ‘섭섭함’을 벗어 던진다는 표현으로 이해하기에도 너무 저속하고 추태에 가깝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이대로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다.

졸업식에서 교복을 찢는 관습은 오래 되었다고 한다. 조선시대 최고의 교육기관이었던 성균관의 졸업식에서 유생(儒生)들이 임금이 내린 술잔을 받아 마시며, 군신간의 결속과 동기(同期)간의 우의를 다진다는 의미로 제복을 찢었던 파청금(破靑襟)이 그것이다. 그러나 이것도 썩 좋은 관습은 아니라고 본다. 더구나 지금은 선배가 후배에게 교복을 물려주는 운동을 펼치고 있지 않은가?

요즘 졸업식에서 자주 나타나는 또 다른 형태의 모습 중 하나는 교복에 밀가루를 뿌리는 것이다. 이것은 일제시대 일본에서 도입된 교복에 대한 저항의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이것은 수년간 학교생활을 통해 지식을 습득하고 성장한 것에 대하여 감사해야 하는 마음과 행동으로는 부적절하다고 본다.

우리는 일제 잔재 문화를 언제까지 지켜보아야 하는가? 때문에 이런 잘못된 문화는 지속적으로 바꾸는 노력이 필요하다. 다행히 일부 학교에서는 부모님의 발을 닦아 주는 세족식, 재학생이 준비한 연주회, 색다른 예복 졸업식 등으로 졸업 분위기를 바꾸고 있다고 한다.

문화는 한 시대상을 반영하는 것이고, 문화에 의한 아름다운 전통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그러나 잘못된 문화는 시대를 비뚤어지게 하고 이를 내버려 두면, 또 다른 왜곡된 문화와 전통을 만들어 가게 된다. 더욱이 지금처럼 자라나는 세대가 연출하는, 잘못된 졸업식 문화를 방치하는 것은 일정 부분 기성세대의 책임이 되기도 한다.

일탈과 다소 폭력적인 졸업식 문화를 바꾸기 위해서는, 교육당국과 학교, 그리고 교사와 학부모들이 지혜를 모아야 한다. 졸업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므로, 학교마다 참신한 졸업식으로 그 문화를 만들어 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감사’가 있고, ‘출발’의 기쁨이 있는 졸업식으로 만들어야 한다. 청소년들의 심성(心性)은 곱게 다듬어지는 아름다운 나무의 결과 같아서, 이를 어떻게 바르게 인도하느냐에 따라, 졸업이 갖는 참다운 의미를 되살릴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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