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생명은 배아로부터 시작 된다

류재광 기자  jgryoo@chtoday.co.kr   |  

[한국교회언론회 논평]

5월 27일 헌법재판소(소장 이강국)가 여성의 자궁에 착상되지 아니한 배아(胚芽)는 ‘인간의 기본권’을 부여받을 수 없다는 것과 이 상태의 배아를 연구 목적으로 이용하는 것은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요지의 결정을 내렸다.

이 결정의 요지는 배아를 완전한 인간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이로써 임신 목적의 배아 생성이 계속 허용됨은 물론, 난치병 치료라는 명목으로 배아 실험 등 줄기세포의 연구의 길이 열린 셈이다.

그러나 여기에는 법으로 예단할 수 없는, 생명의 존귀와 가치에 대한 아쉬움이 남는다. 즉 수정된 배아를 자궁에 착상시키지 않았다 하여 생명체로 보지 않는 것은 생명의 존귀성을 저버리는 것이다.

모든 생명의 시작은 배아로부터 시작된다. 수정, 착상, 배아, 태아의 단계별로 생명체를 분리해서 생각할 것이 아니라, 이미 수정되면서부터 한 생명체로 인정해야 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헌재의 결정이 배아를 세포덩어리로 보고, 연구의 목적으로 생명체를 이용하려는 것은 잘못이다.

배아 실험과 배아줄기세포 실험에 대한 유혹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배아줄기세포 실험에 찬성하는 쪽은 몇 가지 이유를 대고 있다. 즉 난치병 치료를 위해서, 경제 발전을 위해서, 과학연구 발전을 위해서라고 한다.

그 중에서도 난치병 치료를 위한 연구에 대하여는 우리 사회가 관대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러한 요구들을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생명체를 죽여야 하는 과정을 간과하고 있다. 한 생명을 살리기 위해서, 또 다른 생명을 죽여야 한다면 이것은 모순이 아닌가.

또 경제적 부가가치를 높이고, 과학발전을 위한 연구라는 명분도, 생명의 존엄성을 파괴하면서까지 하게 될 때에, 도리어 인류에게 화근이 될 수도 있음을 알아야 한다.

배아 실험이 아니라도 성체줄기세포 연구와 같은 치료할 방법이 있는데, 생명윤리를 외면하면서까지 쉬운 방법만을 고집하는 것은 생명존중의 근본적 문제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이번 헌재의 결정은 법에 의하여 생명문제를 결정한 것이어서, 생명윤리법에 대한 논란의 종지부가 아니라, 자칫하면 ‘생명경시’라는 심각한 논란거리를 가중시키는 것이 아닌가 우려를 금할 수 없다. 법은 스스로 생명을 지켜낼 수 없는 생명권을 보호해 주는 것이 그 바른 역할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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