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왜 굳이 미국까지 오셨나요?”

LA=박상미 기자  smpark@chdaily.com   |  

재미탈북자지원회 ‘탈북자에 대한 편견 및 차별’ 세미나

최근 일어난 천안함 사태로 남북관계에 긴장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더 없는 불안감에 시달리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탈북자들. 같은 고향 사람마저 멀리할 정도로 심리적 압박감을 느끼는 이들에게는 탈북 하는 그 순간부터 겪는 더 큰 고통이 있단다. 바로 탈북자에 대한 오해와 편견이다.

재미탈북자지원회(Association of North Koreans in America;ANKA 회장 로베르토 홍)는 6월 1일 LA한인침례교회에서 ‘탈북자에 대한 오해-편견 및 차별’에 관한 세미나를 개최하고 ‘한국에서의 탈북자 신분’, ‘차별에 관한 탈북자의 증언’, ‘탈북자에 대한 차별의 문제’등을 다루었다.

김동진 목사(재미탈북자지원회 실행위원)는 탈북자들이 가장 듣기 싫어하는 말이 “왜 굳이 미국까지 왔느냐?”라는 말이라며 “더 많은 기회와 자유를 찾아 나설 권리는 탈북자들에게도 있다”고 강조했다.

로베르토 홍 변호사(재미탈북자지원회 회장)는 “정착지원을 받는 한국을 떠나 미국에 오는 일은 쉽지 않지만, 그들이 왜 미국에 오는가?”라며 “자녀들이 자랐을 때 ‘탈북자’가 아닌 단지 ‘Asian-American’으로써 편견 없는 세상에서 살게 하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이것은 “남한에서 탈북자들은 단지 가난하고 후진 제3세계의 사람들로 생각하고 도와주기 보다는 차별의 대상이 되고 있기 때문”이라며 “‘우리’가 아닌 ‘그들’이 되고 있는 남한과, ‘그들’에서 ‘우리’가 되고 있는 미국을 비교해 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에 정착한지 7년여 된 탈북자 김철 씨는 “사회주의 국가에서 나고 자란 우리들은 받는 것에만 익숙해 자립심이 부족하다”며 “하지만 우리도 잘 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남북한 서로 다른 사회적 체재로 인한 차이는 있을 수밖에 없지만 차별은 없었으면 좋겠다”며 “남이 아닌 가족처럼 따뜻하게 대해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이어 탈북자이면서 현재 한국외국어대학교에 재학 중인 김윤희 씨는 “탈북자들도 북한에서 살아왔던 사고방식이나 문화에서 벗어나 새로운 사회에 적응하려고 노력해야 한다”면서 “탈북자들을 가장 잘 아는 탈북자들을 교육시켜 그들로 하여금 탈북자들을 보살필 수 있도록 인력양성 시스템에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세미나에는 박영희 교수(그리스도대학교 사회복지학, 북한인권시민연합 자문위원)가 ‘정부의 정책 및 해결점’에 대해 발표했으며, 기독교윤리실천운동 실무책임 유용석 장로를 비롯해 각계 인사들과 교민, 탈북자들이 참석해 높은 관심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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