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도박, 돈 안 들어 재미삼아 계속하면 결국…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김충렬 박사의 ‘중독탈출’ (40)-도박 중독[8] 악순환과 발전과정

▲ 김충렬 박사(한일장신대·한국상담치료연구소장).

▲ 김충렬 박사(한일장신대·한국상담치료연구소장).

우리는 도박중독의 진단에 대해 고찰했다. 진단을 위해 의학적 기준과 자가 진단법을 제시하였다. 이 기준은 도박이 중독으로 빠져들기 시작한 상태를 알아서 치료하자는 것이다.

집안에서도 도박이 가능하다. 이는 가입자 3천만명의 대규모 게임사이트 ‘한게임’의 사행성이 지난 9일 KBS 1TV <소비자고발>에서 집중 보도됐다. 인터넷만 되면 언제 어디서나 가능한 ‘한게임’은 가볍게 즐기는 게임으로 생각했지만, 실상 ‘카지노’나 다름없다는 것이다. 이러다 머지않아 우리나라가 인터넷 강국이라는 자랑에 이어 도박 강국이 될지 모른다는 우려다. 이는 모두가 도박중독에 더 깊이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촉구이기도 하다.

1. 병적 도박의 악순환

병리적 도박은 악순환의 성격이 있다. 처음에는 생활에서의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재미삼아 하던 도박에 점차 흥미를 갖게 되고, 상당한 정적 강화의 효과를 경험하면서 도취감에 빠진다. 이때 간혹 승리하면 2차 정적·간헐적 강화를 경험하다 추락의 길에 이른다. 이때 자책·후회·우울 등의 처벌이 일어나고, 뒤이어 재정적·법적·사회적 문제가 일어난다.

이런 현상을 인지이론에서는 병적 도박으로 규정하고, 사고 오류에서 시작된다고 본다. 인지적 관점은 빈번하고 규칙적인 도박, 계속된 손해에도 도박을 지속하는 과정을 잘 설명한다. 도박자들은 특별한 그리고 잘못된 신념의 틀을 갖고 있으며 이러한 잘못된 신념은 돈을 따고자 하는 동기, 최소한 게임에서 이기려는 동기와 결합해 도박을 지속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런 과정을 도박의 악순환이라 부르며, 그 특징은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1) 통제력의 착각

도박중독자들은 통제력 착각을 경험한다. 다른 사람은 할 수 없어도 자신은 얼마든지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생각은 그가 반드시 그렇게 하고 싶다는 열망의 결과인 점에서 일종의 인지 오류다. 이들의 인지 오류는 1차적으로 무선성(randomness)에 대한 잘못된 지각에 있다. 무선성이란 결과가 발생하는 데 일정한 법칙이 없으며, 결과가 우연에 의해 결정됨을 의미한다. 실제 도박판의 결과는 궁극적으로 개인의 능력과 기술로 예측이 불가능하다. 예를 들어 슬롯머신에서의 잭팟은 확률에 의해 이미 결정되어 있지, 버튼을 누르는 방법이나 기술로 결정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도박자들은 이러저러한 방식으로 누르면 잭팟이 나올 확률이 높아진다고 기대한다. 예측 불가능한 사건의 결과에 자신이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사건이 실제보다 예측 가능한 것처럼 행동한다.

이 경우를 특성상 통제력 착각(illusion of control)이라고 한다. 도박자들은 이런 무선성을 무시하고 기술에 대한 확신을 발전시키고 전략을 정교화하며, 이를 결과 예측의 중요한 요인으로 받아들인다. 도박에는 일정한 법칙이 없으며, 인과 법칙에 의해 작동하지 않음에도, 전략과 기술이 결과에 영향력을 발휘하리라는 신념이 도박을 지속하게 만든다. 습관성 도박자들을 예로 들 수 있는데, 그들은 도박에 기술이 필요하며 기술을 숙련하면 결과를 예측할 수 있거나 결정할 수 있다고 착각하면서 통제력 착각을 발전시킨다.

도박은 일반적인 통념에서 두 종류로 구분된다. 완전히 운에 좌우되는 경우와, 상당한 정보에 의해 확률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경우다. 복권이나 슬롯머신처럼 결과가 완전히 운에 의해 결정되는 게임이 있는 반면, 우연과 개인의 기술과 정보, 허세가 결합해 작용하는 도박도 있다. 사실상 기술 숙련이 작용하는 도박도 없지는 않다. 경마나 경륜과 같은 경주 게임, 블랙잭과 같은 일부 카드게임, 주식투자 등은 후자에 속한다. 전자는 개인의 능력이 결과에 영향을 미칠 여지가 전혀 없는 반면, 후자는 특정 기술과 정보가 부분적으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

그러나 도박자의 문제는 다른 곳에 있다. 그들이 확률 게임의 특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기술이 전혀 작용하지 않는 곳도 작용한다고 믿는 점이다. 도박자들은 슬롯머신처럼 결과가 완전히 확률에 달려있는 경우라도 이러저러하면 잭팟이 가까운 것처럼, 즉 자신의 행동에 의해 결과가 달라지는 것처럼 행동한다. 기술이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게임의 경우도 그 정도를 실제보다 과장되게 지각한다. 이런 점에서 그들은 실제로 우연이 더 큰 역할을 함에도 이를 과소평가하는 대신 기술의 중요성을 과대평가하면서, 기술을 연마하고 전략을 짜는데 심혈을 기울인다. 더 큰 문제는 대개 다른 도박자의 기술을 낮게 평가하면서, 자신은 “도박기술이 뛰어나다”고 과신하는 점이다.

2) 자기편의적 오류

도박자는 스스로의 오류에 속는 편이 강하다. 도박자들은 지금까지 많이 잃었으니까 잭팟이 한번 터질 때가 되었다고, 행운이 더 가까워졌다고 기대한다. 이런 도박자의 오류(gambler's fallacy)를 자기편의적 오류라 한다. 나아가 이들은 선택적 기억과 사고의 오류를 범한다. 도박하면서 좋았던 일들, 예를 들어 큰돈을 따고 좋았던 시기만을 선택적으로 회상하고 돈을 잃었거나 나빴던 시기는 의식선상에서 무시하거나 배제한다. 또 성공적 결과를 자신이 노력한 성공적인 예측에 의한 것으로 받아들이며, 성공하지 않은 결과는 무시하거나 설명을 회피한다.

사실상 성공이 도박자의 기대와 우연히 일치했음에도 도박자들은 자신의 기대와 일치하지 않는 결과는 실수 탓으로 돌리거나 자기책임이 아닌 것으로 교묘하게 넘어가는 반면, 일치율이 높은 경우 계산과 기술의 성공으로 확신한다. 이런 기억의 오류는 자신에게 좋은 결과가 따른다고, 곧 좋은 날이 온다고 낙관하면서 도박행위를 지속하는 근거가 된다. 선택적 오류와 자신에 대한 과대평가는 근거없는 낙관주의를 낳고 도박행위의 심각도와 도박 문제를 부인하게 만든다. 도박자들은 결국 잃든 따든 그들의 편향적 평가로 기존의 도박패턴과 행동을 계속 유지하게 된다.

3) 미신적 신념

도박에서는 미신적 신념도 작용한다. 미신적 신념이란 실제 그 행동이 결과와 무관함에도 특정 행동을 함으로써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신념이다. 이런 미신적 신념(superstitious belief)은 일반인들도 일상생활에서 흔히 갖고 있으며, 심리학적으로는 통제력 착각의 하나로 본다. 운동선수를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예를 들어 야구선수가 속옷을 갈아입으면 공이 안 맞는다든지, 경기가 잘 안 풀릴 때 수염을 기르면 경기가 잘 된다는 믿음이 그런 경우다.

마찬가지로 도박자들 역시 미신적 신념이 강하다. 이들은 주사위 게임에서 주사위를 어떤 특정한 방식으로 굴리면 원하는 숫자가 더 잘 나온다든지, 슬롯머신을 할 때 기계 작동으로 결과가 좌우됨에도 버튼을 어떻게 누르느냐에 따라 결과가 좌우된다고 믿는다. 게다가 전날 좋은 꿈을 꾸면 행운이 따른다며 복권을 구입하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버튼을 다르게 누른다고 진정으로 행운이 찾아올까? 수염을 깎지 않는 것과 게임이 잘 되는 것이 연관이 있을까? 꿈은 행운과 연관이 없지만 그렇게 믿고 싶은 심리가 더 작용한다고 봐야 한다. 그런 꿈을 꾸고 많은 투자를 했다가 실패한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이는 연관성 없는 행동이 결과에 영향을 미친다고 믿는 점, 자기 스스로 결과를 더 잘 통제할 수 있다고 믿는 점에서 미신적 신념이 분명하다.

여기서 한 가지를 생각해야 한다. 사실과 전혀 다른 일을 왜 그토록 믿고자 하는가의 문제다. 사람들이 미신적 신념을 갖는 이유는 스스로에게 “평소보다 결과를 더 잘 예측하거나 다스릴 수 있는, 즉 결과에 대한 통제력을 높일 수 있다”는 자기 암시를 부과하기 위해서다. 인지적 관점에 따르면 미신적 행동 역시 ‘행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자아의 영향력에 대한 믿음을 강화시킨다’는 점에서 통제력 착각의 한 예로 본다. 실제 도박에 임하는 사람들은 아무렇게나 즐기려고 게임하지 않는다. 그들은 반드시 성공하기 위해 특정 태도를 선호하고 전략을 수립하며, 이러한 과정을 통해 게임 결과를 더 잘 예측하고 통제하고자 한다.

4) 일보 직전의 심리

사람의 행동에는 매우 역설적 심리가 작용한다. 그만둬야 할 상황에서 그러지 못한다. 오히려 더 잘 될지 모른다는 묘한 기대감을 싹틔운다. 우리는 승리를 면전에 두고 아쉽게 실패하는 경우를 경험한다. 이때는 누구에게나 다시 새롭게 도전하려는 심리가 작용한다. 이처럼 도박자들에게도 승리에 가까운 실패가 도박을 지속하게 하는 인지적 변인으로 작용한다. 이런 현상을 일보직전(near-miss)의 심리라 부른다. 이런 심리는 성공 일보직전에 실패하는, 아슬아슬하게 놓치는 상황이다. 물론 실제로 그러한지 알 길은 없다. 마음에 그렇게 생각되는 것이다. 그래서 많은 도박꾼들이 “거의 다 맞췄는데… 다 됐는데… 아슬아슬하게 놓쳤다”며 아쉬움을 토로하고 지나간 승패에 집착한다.

그러나 사실상 확률게임인 도박판에서는 이런 일들이 흔하게 벌어지고, 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도박산업이나 사기도박판에서는 교묘하게 일보직전의 심리를 이용한다. 그래서 도박자들을 유인하는 방책의 하나로 아슬아슬하게 잃는 방법을 활용한다. 그래서 조금만 더 하면 성공했으리라는 아쉬움을 갖게 만든다. 이런 심리는 그들을 한번 더 베팅하게 만드는 힘으로 작용하고, 심리적으로는 일보직전의 실패도 승리와 거의 동등한 효과를 발휘하게 한다. 거의 승리에 다가선 것처럼 개인에게 지각되기에 곧 큰 대박의 희망을 품게 된다.

도박자들은 승리에 대해 부정적인 기대를 할 때도 도박활동을 계속하도록 고무되는 일련의 잘못된 신념을 발전시킨다. 정신역동이론에서조차 도박자들은 확률이라는 자연법칙의 영향을 받지 않는 예외적 존재라는 무언의 신념. 즉 일종의 전능감을 갖는다고 주장한다. 인지적 관점에서 전능감은 잘못된 신념에서 유래하지만 도박자들은 비합리적 신념을 지속 발전시킨다. 문제성 도박자들은 자신에게 돈이 필요하며, 도박으로 필요한 돈을 벌 수 있다고 믿는다. 잘못된 인지는 도박 관여를 유지하는 중요 역할을 하지만 깊이 관여할수록 잘못된 신념도 그만큼 강해진다.

병적 도박은 여러 생각의 혼합물이다. 그들의 도박행위를 병리적으로 보면 충동을 조절하지 못하는 문제로 보이지만, 심리적인 측면도 있다. 이런 점에서 그들에게는 일반적인 기준이 통하지 않는다. 일상적인 사회적 신호를 무시하거나 부정하고픈 심리가 강하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아마도 사회에 정상적으로 적응할 수 없거나 적응하기 싫어서 거부하는 행위를 하는지 모른다.

그들은 도박으로 돈을 쉽게 따고 자신의 존재감을 쉽게 인정받으려는 마음이 강하다. 겉으로는 성실한 노력의 대가를 믿으려 하지 않고 쉬운 방법을 활용하려는 듯 보이지만, 이 또한 정당한 노력의 대가로 생각한다. 심지어 그들은 이런 방법이야말로 자신들에게 더 적합하다고 믿고, 이런 방법을 아는 자신들이야말로 새로운 분야에 종사하고 있는 지혜로운 사람들이라 착각한다.

2. 도박중독의 발전과정

도박중독은 일정한 발전과정을 거쳐 이뤄진다. 이는 도박의 진행경로를 의미하므로 매우 다양하지만, 때로 갑자기 시작해 급속히 병적 도박으로 진행되는 경우도 있다. 반면 서서히 단계를 밟으면서 수년, 때로는 수십년에 걸쳐 점진적으로 악화되는 경우도 있다. 도박을 시작한 후 통제력을 상실하는 데는 1년이 걸리는 경우도 있고, 20년이 걸리기도 한다. 처음 베팅하자 마자 도박에 사로잡히는 경우도 있다. 특히 첫 베팅에 많은 돈을 따면 더 그러기 쉬운데, 주기적으로 도박을 하다 중단하면서 도박행위와 문제가 반복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중독자들은 5년 이내에 통제력을 상실하는 편이다. 갑자기 통제력을 상실하든, 점진적으로 진행되든 대부분의 중독자들은 예측 가능한 경로를 밟는다. 이렇게 악화되는 과정을 커스터(Custer)와 마일트(Milt)는 승리·손실·절망의 3단계로 구분한다. 여기에 레지어(Lesieur)와 로젠탈(Resenthal)은 ‘포기’를 추가했다.

1) 승리

도박은 비교적 단순한 데서 시작된다. 대개 작은 액수로 즐기려 혹은 시간을 보내려 시작한다. 청소년기에 시작하는 경우가 많지만, 어떤 연령대에서도 시작할 수 있다. 대개 사교 혹은 유희 목적으로 시작해 점차 승리 단계로 넘어간다. 특이한 것은 손해를 보더라도 본래 목적이 게임을 즐기고 시간을 보내는 것이기 때문에, 또 베팅 액수가 적기 때문에 손해를 문제로 보지 않는다. 이는 다음의 관점 때문에 가능하다.

첫째, 대박 경험 혹은 승리에 대한 낙관이다. 도박중독 소인(素因)이 높은 사람들은 초기에 몇번 크게 딴 것이 심각한 문제를 유발한다. 승리 단계로 넘어가는 데는 흔히 한판을 크게 딴(대박) 경험이 있는 경우가 많다. 대박을 경험한 도박자들은 “큰 돈이 되겠구나. 내가 도박소질이 있구나!”하는 잘못된 기대와 다시 대박이 터지고 더 큰 대박을 맞추리라는 희망을 품는다. 몇 번 승리를 맛보면서부터는 자신을 뛰어난 노름꾼이라 생각한다. 승리는 점점 더 강한 흥분을 유발하고 점점 더 자주, 더 위험한 곳에 내기를 거는 계기가 된다.

이처럼 도박에서는 승리와 패배가 같이 일어나지만 따는 것은 쉽게 인지되는 반면 잃은 것은 거부되거나 무시된다. 아직은 직업이 있고 자주 따기 때문에 부채가 큰 문제는 아니지만, 서서히 베팅액과 횟수가 증가하기 시작한다. 여기에 즐거움과 자기 존중감 뿐만 아니라 우울과 권태감, 불안, 분노 등 부정적인 감정을 피하기 위해 도박을 하는 심리적 의존성도 증가한다.

설사 초반에 크게 이기지 못했더라도 이득보다 손해가 큰 경우 도박중독 소인이 있던 사람들은 손해를 무시하고 승리의 기대에 사로잡힌다. 그 결과 그들은 도박하면서 맛보는 흥분, 승리와 패배의 우열, 도전하는 재미, 아슬아슬한 쾌감, 잃을 때는 절망스럽고 수치스럽지만 승리하면서 자기가 고양되는 기분 등에 서서히 자기를 내맡긴다.

둘째, 남녀 차이다. 남성과 달리 여성들은 도박을 도피 수단으로 받아들이면서 빠져든다. 여성들이 선호하는 도박 종류는 다르며, 중독으로 발전하는 과정도 남성과 다르다. 여성들은 카드게임, 빙고, 슬롯머신, 복권 등 쉽고 단순한 게임을 즐기는 반면 남성들은 경마, 경륜, 스포츠 도박, 블랙잭과 같이 복잡한 기술과 판단력이 요구되거나 스릴있고 박진감 넘치는 도박을 선호한다.

남녀에게는 보상 기대도 다르게 나타난다. 여성들은 들어오는 돈이 적더라도 맞출 확률이 높은 게임을 선호하지만, 남성들은 이길 확률이 낮더라도 한꺼번에 많은 돈이 돌아오는 게임을 선호한다. 이런 특징은 도박의 출발에서도 차이가 난다. 병적 도박으로 발전하는 남성들 중 많은 사람들이 이미 생애 초반에, 대개 청소년기부터 도박을 일찍 접하고 시작하지만 여성들은 성인이 된 후, 때로는 우울증에 대한 반응으로 도박을 접하고 탐닉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들의 공통점은 어떤 이유로 도박을 시작하든, 도박을 시작하는 나이가 이르든 늦든, 손해가 누적되고 도박하는 재미에 빠지면 점차 손실 단계로 넘어가는 점이다.

2) 손실

손실 단계에 이르면 승리에 대한 비이성적 낙관적 태도가 큰 자리를 차지한다. 자주 승리를 떠벌리고 다니며 마음에서 도박이 떠나지 않는다. 이런 심리가 발전돼 이제는 혼자서도 도박을 한다. 이런 점에서 그들은 큰돈을 딴 뒤 더 많은 돈을 따리라는 기대에서 점점 더 많은 돈을 거는데, 다음 문제점들이 중요하게 작용한다.

첫째, 강박적 집착이다. 도박에서 그들은 점점 더 손해를 보지만 그 결과를 피할 수는 없다. 이전에는 금방 복구할 수 있다고 자만했지만, 금전적 손해가 개인 생활에 직접적으로 불편을 끼치기 시작하면 손해는 더 이상 사소한 일로 넘길 수 없다. 이제 그들에게 손해나 연패는 견디기 어려우므로 빨리 도박해서, 즉 도박판으로 돌아와 잃은 돈을 되찾을 생각에 강박적으로 집착하게 된다.

그 결과 절박감에 도박하는 횟수가 더 늘어나고, 액수도 높아지며, 베팅은 판단력을 상실하고 무분별해진다. 심지어 그들은 지나치게 많은 돈을 베팅하기 때문에 판돈은 쉽게 고갈되고 손해를 복구하기 위해 그 동안 저축했던 돈이나 투자해 놓았던 돈들을 여기저기서 끌어모아 베팅하게 된다. 잃은 돈과 빚이 쌓이면서 거짓말을 하게 되고,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잠시 돈이 사라졌을 뿐, 곧 되찾을 것이라고’, 심지어 “도박판에 잠시 돈을 맡겨 놓았을 뿐”이라 스스로를 변명한다.

둘째, 악화의 지름길-추격매수다. 손실 단계는 대개 우연한 손실에서 시작된다. 손해는 그들에게 감내할 수 없는 자기 존중감 손상으로 지각된다. 도박자는 이제 잃은 돈을 복구하기 위해 더 많은 돈을 투자하고 추격매수를 벌인다. 승리는 자신을 유능하고 중요하며 존중 받을 만한 사람이라는 느낌을 갖게 하지만, 손실은 자신을 하찮고 부적절한 사람으로 느끼게 만든다. 개인적인 부적절감과 손해로 도박에 자꾸 의지하지만, 승리하면 승리한 대로 기분좋은 상태가 강렬해지면서 도박에 모든 노력을 기울이거나 도박판으로 돌아온다. 그러나 추격매수를 하면 잃고 따는 것, 만족감과 우울감이 반복되는 와중에 피해가 가속화될 뿐이다.

그러면서도 그들은 은행, 카드회사, 가족, 친구들로부터 합법적으로 돈을 빌리고,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자금을 모아 도박에 쏟아부어 빚을 진다. 빌린 돈이 점점 더 많아지면서 판돈이 커지고 더 자주 도박하게 된다. 한판으로 그것을 갚아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대박이 터지거나 큰돈을 따면서 일부분 혹은 완전히 빚을 갚는 경우도 있지만, 대개 빌린 돈에 훨씬 못 미치는 액수일 뿐이다. 그러기에 그들은 분명 따는 경우가 있지만, 이는 오히려 도박으로 해결이 가능하다는 잘못된 희망만 심어준다.

셋째, 도피 심리와 본전에 대한 갈망이다. 이 단계에 이르면 남자도 여자처럼 도피하려는 기대에서 도박에 더욱 의지한다. 조금만 회복되면 도박을 그만두겠다는 심리가 작용한다. 이런 심리 현상을 본전에 대한 갈망이라 부를 수 있다. 하지만 아시다시피 도박은 그렇게 쉽게 그만둘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이 단계에서는 병적 도박의 악순환이 확장되고 굳어진다.

이 단계에 이른 도박자들은 대개 현실에서는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빚이 쌓여있고, 신뢰를 회복할 길은 막막하다. 그리하여 빚에 대한 걱정, 조급함과 우울증에 시달린다. 문제를 쉽게 해결할 길은 도박 밖에 없어 보인다. 이런 상태에 있는 그들에게는 빨리, 한꺼번에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욕망 밖에 없어 그 외의 해결방안은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결국 스트레스와 불쾌한 기분을 피하는 목적에서 도박에 기댄다. 오명을 씻고 자존감을 회복할 길은 도박밖에 없으며, 도박에 빠져있을 때만 그것이 가능해 보인다. 그러나 손해가 더 늘어가고 게임이 끝난 후에는 허탈감과 초조함, 불쾌감이 늘어난다.

3) 절망

도박의 절망 단계는 중단하려는 시점이다. 그러나 이 단계에서도 도박은 간단히 중단되지 않는다. 지원을 받아 위기를 해결하고 잠시 도박을 끊었다가 다시 손대는 일이 반복된다. 그러면 도박 행동은 더 발전되는 것이다. 이전에는 생각하지 못했던 일들이나 돈에 함부로 손을 대고 행동은 무분별해지기 때문이다. 이런 단계는 다음 특징으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분별력 상실이다. 구원자들의 관심이 식어가고 사회규범에 맞지 않는 심각하고 무모한 거짓말이나 범죄를 저지른다. 혼자 감당할 수 없는 빚, 즉시 돈을 갚고 싶다는 열망, 가족과 친구들로부터의 소외, 부정적인 평판, 승리했던 초기 시절을 빨리 찾고 싶은 향수 등 갖가지 압력에 굴복하면서 공황상태에 빠진다. 그럴수록 내기는 점차 무모해지고 분별력은 더 떨어진다. 또다른 대박이 오리라는 기대, 한 판만 크게 따면 한꺼번에 모든 문제가 해결되리라는 공상, 승리와 대박에 대한 비합리적 신념 등이 도박자의 머릿속을 지배한다.

둘째, 무모한 행동이다. 숙련된 도박꾼들도 어리석은 도박자가 된다. 불법대출이나 범죄에 손을 대거나 공금을 횡령한다. 다른 순진한 도박꾼들을 현혹해 사기를 치는 도박꾼들도 있다. 이런 경우에도 대부분 도박자들은 불법 수단을 동원한 이유가 돈을 갚기 위해서라 합리화한다. 도박판에서 돈을 따면 금방 갚을 요량이었다고 변명하거나 실력이 출중하기 때문에 몇 판만 크게 따면 복구가 가능하다고 큰소리친다. 그러나 이제 정말 복구는 불가능하다. 가족이나 친구, 일에는 전혀 관심이 없고 무책임해진다. 감정이 메마르고 성격이 황폐해진다. 죄책감이나 수치심을 느낀다 해도 일시적이며 가족이나 아내, 돈을 대주지 않은 사람 탓으로 책임을 돌린다.

셋째, 선택적 행동이다. 절망에 이를수록 감당할 수 없는 과도한 빚과 이혼, 실직, 주변으로부터의 소외와 냉대에 휩싸인다. 이제 아무도 도박꾼을 믿지 않는다. 어디서도 환대받지 못하므로 절망과 무력감에 휩싸여 신체적·심리적으로 탈진상태에 이른다. 우울감과 자살사고, 자살시도가 흔히 일어나며 1/4 가량이 체포나 구금을 당한다.

실제 도박중독자의 60%가 도박을 계속하기 위해 불법 행동을 저지른다. 절망 단계에 이르면 네 가지 선택만이 가능하다. 자살하거나, 감옥가거나, 도망치거나, 도움 요청 외에 다른 길은 없다. 그러나 이런 절망적 상태에서도, 도박을 하려는 충동만은 강렬하다.

4) 포기

도박자는 마지막 포기 단계에 이르면 행동에 급격한 변화가 일어난다. 이들은 일을 하거나 자신을 스스로 돌보기를 포기하고 가족들이 돌봐주는 것도 거부한다. 승리에 대한 환상이 없지만 이제는 도박에 저항할 수 있는 능력을 상실하고 습관화돼, 현실과 유리된 상태에서 맹목적으로 도박을 계속한다.

이때쯤 이르러야 비로소 가족이나 주변 사람들이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치료를 요청하는 경우가 많다. 흔하지 않지만 드물게 치료나 도움을 스스로 요청하기도 한다. 그렇지 않으면 자살을 시도하거나 감옥행 혹은 도망을 선택한다. 이 과정은 대개 다음 두 단계로 이뤄진다.

첫째, 일파만파다. 포기단계는 포기로 끝나지 않는다. 이들은 합법적으로 돈을 빌릴 수 있는 곳이 소진되고 불법으로 돈을 빌리거나 구해야 할 위험에 처한다. 도박하는 사실을 가족이나 친구, 다른 사람들이 알지 못하게 하기 위해 빌린 돈을 빨리 갚으려 하고, 그래서 더 많은 돈을 걸고 자주 도박하는 악순환이 일어난다. 도박하는 걸 숨기고 거짓말하는 횟수가 급격히 늘어난다. 직장에서 일할 시간을 뺏기고 집중력과 생산성이 떨어진다.

가족의 욕구나 가정 일에 관심이 없어지고 가족은 도박자 얼굴을 보기가 힘들어진다. 도박에 강박적으로 집착하고 가족과 일에 무관심하고 거짓말과 부채가 발각되며 재정적 위기에 몰리면서 가족갈등, 별거, 이혼이나 직업 상실, 부상, 투옥, 때로는 죽음의 위험성을 감수해야 할 일이 벌어진다.

결국 사회적·직업적·대인관계 기능이 손상되면서 두통, 심계항진, 불면증, 소화기장애 같은 신체화 증상, 자살사고, 우울증, 약물남용 등이 동반된다. 이 단계에서는 도박을 못하면 금단증상을 경험하는데, 갈망과 초조, 안절부절, 불면증, 두통, 호흡기 증상 등이 나타난다.

둘째, 구원 요청이다. 도박자들의 구원 요청은 포기 단계에서 일어난다. 이제 가족과 직장에 직접적 문제가 발생하고 도저히 혼자 감당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며 어쩔 수 없이 배우자나 부모, 인척들에게 ‘긴급융자(bail-out)'를 간청한다. 가족들은 처음 도박 사실을 믿지 못하고 문제를 부인하지만 다시는 도박하지 않는다는 약속을 믿고 곤경에 빠진 도박자를 돕기 위해 부채를 갚아준다. 아직 가족들은 문제의 심각성을 잘 깨닫지 못한다. 긴급융자를 받는 대신 이제는 결코 도박하지 않겠다며 묵시적으로 혹은 공공연히 사죄하고 서약한다.

하지만 긴급융자는 행동에 대한 책임감을 면제하는 점에서 오히려 해롭다. 대박이 근거없는 낙관주의를 부추기는 것처럼, 긴급융자는 아무런 나쁜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는 착각을 유발하고 의존성을 부추긴다. 이런 포기가 진정한 포기인지 아직은 알 수 없다. 그들이 도움을 받은 후 도박을 끊는 것은 잠시일 뿐이기 때문이다.

3. 도박중독의 회복 과정

병적 도박의 회복과정은 일종의 순환 유형을 그린다. 어느 단계를 거치면 반드시 다음 단계로 진행된다. 반드시 순차적이지는 않다 해도 대개 그러한 과정을 거친다. 이런 과정 후에는 회복이 일어난다. 이처럼 회복 과정은 발전을 지나 이뤄지는 정해진 틀과 같다. 도박자는 이 과정에서 여러 감정을 경험한다. 예를 들면 절망, 자살에 대한 생각, 자살 시도, 자살 실패, 그리고 이혼, 알콜 남용, 감정 파괴, 금단 현상 등이다. 6단계로 이 특징을 정리할 수 있다.

첫째, 승리 단계다. 승리 단계에서는 감정이 희망으로 가득하거나 고조되는 분위기다. 이런 특징들은 대개 우연히 도박을 함, 승리했을 때 흥분을 맛봄, 베팅액이 증가함, 커다란 승리, 종종 승리하고 승리 빈도가 높아짐, 도박에 대한 환상에 빠짐, 베팅액이 상당히 커짐, 비이성적 낙관에 빠짐 등의 순서다.

둘째, 패배 단계다. 패배 단계에서는 평상시 행동부터 상당한 변화가 일어난다. 승리 단계와 달리 다음의 내면화 현상이 드러난다. 승리에 대해 떠벌림, 실패가 계속됨, 실패를 숨기고 거짓말함, 직장에 지각함, 성격 변화를 숨김, 초조·불안, 허탈에 빠짐, 합법·불법적으로 빚을 심하게 지고 혼자 도박하며 오직 도박만 생각함, 도박을 멈출 수 없음, 불법 자금을 차용함, 배우자와 가족에게 소홀해짐, 부채상환이 늦어짐, 가정생활이 불행해짐, 부채상환 능력 상실 등이다.

셋째, 필사 단계다. 필사의 단계에서는 잃은 돈을 회복하려 안간힘을 기울이지만 되지 않는다. 패배를 만회하려는 심리적 노력이 필사의 노력으로 이어지는데, 그럼에도 대개 그런 노력이 헛수고로 돌아간다. 그에 따라 이 단계에서 도박 투자시간 증가, 후회와 경악, 명성에 타격, 가족과 친구로부터 멀어짐, 타인을 탓함, 법적 소송에 연루됨 등의 일이 일어난다.

넷째, 성장 단계다. 성장 단계에서는 자신에 대한 통찰이 일어난다. 그동안 가려진 자신의 행동이 드러나면서 문제를 발견한다. 아울러 도박자 주변에 있는 사람들에 대해 관심을 기울인다. 이런 행동들은 다음의 특징으로 드러난다. 자신에 대한 통찰, 타인에 대한 영향력 회복, 타인을 위한 희생, 도박 몰두 시간 감소, 문제에 신속히 대응함, 자신과 타인에 대한 이해 등이다.

다섯째, 재건 단계다. 재건 단계에서는 도박자들에게서 가장 바람직한 행동이 일어난다. 이 단계는 정상인의 일상 행동과 거의 차이가 없다. 이런 특징들은 다음과 같다. 복구계획,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임, 자기 존중 회복, 가족과 친구가 다시 신뢰하기 시작함,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가짐, 신경질적 행동이 적어짐, 더 여유를 가짐, 세금을 내고 예산을 절약함, 배우자 및 가족과 관계 개선, 새로운 관심사가 생김, 목표 실현을 위해 노력함, 법적 문제 해결, 인내력 증대 등이다.

여섯째, 기로 단계다. 기로의 단계는 자신의 힘을 모두 쏟아버린 상태다. 이 단계에서 도박자들은 차분해진다. 취할 행동을 심각히 고려하는 진지함이 드러난다. 이때 나타나는 특징들은 다음과 같다. 희망을 가짐, 책임감 있는 사고를 함, 정신적 욕구를 검증함, 의사결정, 직장으로 복귀, 도움에 대한 열망과 한계를 인정, 도박을 멈춤, 인성검사를 받음, 더욱 더 명료한 사고 등이다.

이 단계는 3단계로 압축된다. 승리, 실패, 그리고 절망이다. 승리 단계란 도박에서 계속 이기는 단계다. 이 단계에서는 크게 돈을 따고 도박에서 일단 손을 떼지만, 돈을 딴 재미에 다시 도박으로 말려든다. 실패 단계는 계속 돈을 잃는 상태다. 이 단계는 모든 재산을 도박을 중심으로 꾸려나가 가장 무섭고 위험한 단계이기도 하다. 이때 도박자는 가산(家産)을 저당잡혀 현금으로 만들려 하고, 빚을 내며, 직장이나 직업도 잃게 된다.

마지막 절망의 단계에서는 어쩔 수 없는 상황으로 떨어진다. 그리하여 더 많은 돈을 걸고 도박에 미치며 빚도 갚지 않고, 고리대금업자에게 걸려들고, 부도수표를 남발하며 횡령한다. 그 결과 교도소 생활을 하는 최후를 맞기도 한다.

4. 결론: 재미로 ‘한 게임’ 하는 사람들, 시나브로 중독으로

이상에서 우리는 도박중독의 발전과 회복과정에 대해 고찰했다. 도박중독은 처음 재미삼아 시작했다 점차 빠져들면서 나중에는 도저히 빠져나올 수 없는 지경에 이른 과정이었다. 이런 과정은 일정한 순환 과정을 거치는데도 이미 거기서 빠져나오기가 쉽지 않다. 한 번 맛을 보면 그만 먹어야지 하면서도 더 당기는 특성 때문이다. 당기는 매력이 도박인지도 모른다. 여기서 누가 “그만하자!”고 소리치며 훌훌 털고 일어날 수 있겠는가 말이다. 이런 것은 눈앞의 재미를 포기하고 돌아서는 것이다.

그런 재미로 시작한 ‘한게임’이 전국에 확산되고 있다. 가입자가 3천만명이고 하루 사용자가 3백만명 이상이다. 여기서 수억 날리고 집을 날려 신세를 망친 사람이 수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그러면 이는 단순한 게임이 아니라 도박이나 카지노나 다름없다. 한게임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처음에 그저 인터넷 게임으로 시작했지만 도박과 마찬가지라 말한다. 성인 PC방이나 실제 노름판과 같다는 것이다. 실제 한게임이 지난해 벌어들인 수입은 4400억원이다. 여기는 고스톱·포커 등 웹보드 게임이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우리는 이제 재미로 하는 게임의 거대한 도박판인 한게임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한게임 측은 불법거래 여부를 수시로 확인하고, 적발된 아이디는 삭제되고 재가입이 불가능하다면서도 “경찰도 10명의 도둑을 다 잡지는 못하듯 최선의 노력을 하지만 모든 환전상들을 전부 잡을 순 없다”고 해명한다. 그러면서 불법 거래로 이익을 보고 있다. 이 주장과 관련해 한게임 측은 “회사 입장에서는 환전상들에 이익은 없고 오히려 손해를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런 한게임의 주장에 불법 환전업자들은 “그 환전상이 단합해 ‘우리 한 달 장사 안 한다’고 하면 한게임은 완전 난리가 난다”고 반박한다.

한게임의 게임 머니는 아바타에 끼워 팔 수 있고, 아바타를 구매하면 비싼 게임머니를 주기 때문에 아바타를 구매한다. 그래서 아바타를 통해 아바타를 꾸리려는 사람도 있고, 아바타를 통해 주는 게임머니로 게임하려는 사람도 생겨난다. 이렇게 구매할 수 있는 금액은 30만원인데, 30만원까지는 간접적으로 판돈을 구매할 수 있다는 말이다. 이런 금액 제한은 그 사이트가 스스로의 불법성을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방증될 수 있다.

또 지난해 큰 파란을 일으켰던 ‘바다이야기’처럼 상품권을 주거나 바로 옆 건물에 환전상이 있어 사실상 도박이 가능했던 그런 환경이다. 어디서든 접속할 수 있는 한게임에 바다 이야기와 같은 도박의 덫이 도사리고 있다. 한게임에서는 이제 이전 바다이야기보다 더 무서운 일이 생기고 있다.

게다가 한게임은 상대방의 패를 볼 수 있는 ‘좀비’라는 불법 프로그램이 존재해 사기 도박까지 벌어지고 있다. 보도에 나온 한게임 중독 이용자는 “자살까지 하고 싶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이런 한게임의 사행성은 국정감사에서도 거론돼 심각성을 전했다.

여기에 목회자는 시간이 무료해서 재미삼아 하는 인터넷 게임이 대단한 도박판으로 되는 이 상황을 심각히 생각해야 한다. 신앙이 약한 성도들이 얼마든지 빠져들어 헤어나올 수 없는 지경까지 이를지 모른다. 그런 점을 생각하면 현혹되지 않도록 더욱 신앙의 본질에 초점을 두고 강화해 나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마귀가 틈을 타 겉으로는 단순한 게임으로 포장된 막강한 도박의 바다로 유혹할지 모른다.

최근 월드컵 축구에서 독일의 문어가 점을 친 것에 현혹된 사람들이 많았다고 한다. 이 또한 도박심리로 봐야 한다. 인간의 바탕에 자리하는 베팅 심리가 자극됐기 때문이다. 재미삼아 하는 인터넷 게임이 도박으로 이어지면서 쉽게 중독으로 되는 과정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김충렬 박사의 ‘중독탈출’ 지난 연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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