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필리핀 선교 35년 역사상 첫 순교
지난 8월 23일 필리핀에서 무장괴한에게 변을 당한 조태환 선교사가 소속 교단인 예장 대신(총회장 직무대행 박재열 목사)에서 순교자로 공식 추서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교회의 필리핀 선교 35년의 역사에서 순교자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신 총무 최충하 목사는 28일 오전 7시 고인의 파송교회인 서울 이문동 성은교회(담임 허동석 목사)에서 열린 발인예배 후 이같은 소식을 전했다. 최 목사는 “조 선교사에 대해 순교자로 공식 추서하자는 여론이 많아 절차를 논의하고 있다”며 “그의 죽음을 계기로 필리핀 내 한인 선교사들 사이에 교단을 넘어 선교 열기가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고 밝혔다.
44세의 젊은 나이에 생을 마감한 조태환 선교사는, 사고 당시 사랑의집짓기 행사 차 방문한 한국팀을 차로 공항에 마중 나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무장 괴한에 습격을 받았다. 그는 금품을 빼앗고 선교팀을 위협하는 무장 괴한들에 저항하다가 총을 맞고 순교했다.
고 조태환 선교사는 1967년생으로 안양대학교와 신학대학원을 졸업하고 아세아연합신학대학원에서 공부를 했으며, 유아교육 전문기관인 몬테소리 신학원에서 공부를 마치고 동학원에서 국제자격증을 취득한 후 어린이 전문 교육에 최선을 다해왔다.
1999년 예장대신선교회를 통해 필리핀에 파송된 그는 아리엔다 평강교회를 개척하고 어린이 사역, 태권도 사역 등을 하며 필리핀인 영혼구원에 열정을 다해왔다. 작년 필리핀 대홍수 때에는 어려움에 처한 이재민들을 위해 기아대책, 유니세프, 필리핀 정부 등과 협력하여 사랑의집짓기 운동, 구호품 전달 사역에 앞장섰으며 재필리핀동부선교사협의회 회장도 역임한 바 있다.
대신 서울북노회와 성은교회 공동주관으로 28일 오전 열린 발인예배에서는 이창식 목사(대신세계선교회 총무/예광교회)의 사회로 최충하 목사(대신 총무)가 기도하고 박재열 목사(대신 총회장 직무대행/동선교회)가 ‘복된 죽음’(계 14:13)이라는 주제로 설교했다.
박재열 목사는 “조태환 선교사의 죽음은 죽도록 주의 일을 하다가 부르심을 받은, ‘복된 죽음’이다”라며 “그는 이미 주님의 보좌 가장 가까이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고 있을 것”이라고 유족들을 위로했다.
박 목사는 “고인의 뜻이 무엇이겠는가, 우리는 무엇을 하다가 부르심을 받을 것인가”라고 반문하며 “그의 순교가 헛되지 않도록 여러분들도 모든 삶을 바쳐 복음을 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조태환 선교사의 장례는 주비대신선교회장으로 치러졌다. 대신측은 먼저 총무 최충하 목사, 대신세계선교회 총무 이창식 목사, 서울북노회 노회장 박래균 목사, 선교부장 이상호 목사를 필리핀으로 급파해 장례를 치른 뒤, 유족들의 뜻에 따라 유골을 한국으로 옮겨 다시 장례식을 치렀다.
한편 조 선교사의 유해는 강원도 평창군 한길 안식관에 안장됐다. 고인의 유족으로는 오순옥 사모와 두 딸 하은, 예은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