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USA 노회 법사위 “결혼 정의 바꿔 달라”

손현정 기자  hjson@chtoday.co.kr   |  

교단 내 늘어가는 자유주의화 요구 반영

USA장로교회(PCUSA) 노회 법사위원회가 목회자의 동성결혼식 인도를 막고 있는 교단 헌법을 수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주말 PCUSA 레드우드 노회 법사위는 캘리포니아 주에서 동성커플의 결혼식을 인도한 제인 애덤스 스파 목사의 행동에 대해 4 대 2로 교단 헌법에 위배된다는 결론을 내렸으나, 교단 헌법을 떠나서 행동 자체만을 놓고 볼 때는 비판 받을 일이 아니라고 판시하며 나아가 교단 헌법의 수정까지 촉구하고 나왔다.

스파 목사는 PCUSA 목회자인 동시에 동성애자 권익 보호 운동가로 36년간 활동해 왔다. 그녀는 캘리포니아 주 대법원이 동성결혼을 합법화한 때로부터 다시 동성결혼을 막은 주민발의안 8호가 통과되기 전까지인 2008년 6월부터 11월까지 총 16쌍의 동성커플의 결혼식을 인도했다.

법사위는 현재 교단 헌법상 소속 목회자가 동성결혼을 축복하는 것이 금지되어 있기 때문에 스파 목사의 행동에 문제가 있다고 판결하고 이에 따른 제재를 명령했지만, 스파 목사가 사회에서 소외된 이들의 편에 서서 그들의 권리를 위해서 싸워 온 점을 높게 평가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오늘날 사회 현실을 감안할 때, 교단 헌법상 결혼의 정의가 ‘한 남성과 한 여성 간의 결합’으로 되어 있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며 갈등을 유발할 요소가 다분하다며,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이 갖는 포용성을 거부하게 만드는 우리 자신의 공포와 무지를 점검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PCUSA는 헌법상 전통적 결혼을 지지하고 있으며, 얼마 전 개최된 총회에서도 전통적 결혼의 정의를 유지하기로 결론이 내려졌으나 교단 내 자유주의자들은 정의의 수정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레드우드 노회 법사위의 이같은 주장이 당장에 교단 헌법의 변화를 가져올 가능성은 적어 보이나, 이는 최근 PCUSA 내 자유주의자들이 보수적 헌법에 대해 갖고 있는 태도를 보여 준다.

PCUSA는 최근 총회에서 또다시 목회자의 의무 요건 중 하나인 정절과 순결을 명시해 놓은 조항을 삭제하자는 안건을 통과시키고, 교단 직원에게 주어지는 연금 혜택에서도 동성애자 커플과 정상적 부부의 경우에 차이를 두지 않기로 하는 등 점차 동성애와 관련한 자유주의화가 이뤄지고 있는 분위기다. 한편, 정절과 순결 조항은 지난 1997년 이래로 4번 총회에서 삭제안이 통과됐으나 보수 노회들의 반대로 지켜져온 바 있으며 이번에도 노회들의 검토 기간을 거쳐 최종 투표에 부쳐지게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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