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편지] 산다는 것은 황홀한 것이다

김은애 기자  eakim@chtoday.co.kr   |  

그녀는 18살 때 어머니를 여의었습니다. 삶에 회의를 느낀 그녀는 달리는 기차에 몸을 던졌습니다. 목숨을 건졌으나 사지 중에 오른쪽 손가락 3개만 남기고 다른 것은 다 잃고 말았습니다.

손발이 없었고 살 기력도 없으며 희망마저 잃고 극도의 절망감에 빠진 그녀가 할 수 있는 일은 수면제를 모으며 자살을 준비하는 것 밖에는 없어 보였습니다.

그러나 어느 날 타하라 아키토시란 한 신학생의 병원전도를 받고 그리스도를 영접했습니다. 그녀는 어느날 성경을 읽다가 “그런즉 누구든지 그리스도 안에 있으면 새로운 피조물이라, 이전 것은 지나갔으니 보라 새 것이 되었도다”(고후 5:17)란 구절을 읽었습니다. 그 말씀을 읽는 순간 그녀는 자신의 오른팔에 손가락이 무려 3개나 붙은 사실이 감격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때부터 그녀는 ‘없는 것’에 집착하지 않고 ‘있는 것’에 감사하며 살아갔습니다.

점차 그녀의 내면은 아름다워졌고 그 아름다움에 반해 한 남자가 청혼했습니다. 그녀를 전도했던 타하라였습니다. 결국 둘은 가정을 이루고 두 딸을 낳고 지금도 행복하게 살고 있습니다.

그녀는 바로 다하라 요네꼬입니다. 그녀가 자신의 삶을 기록한 책 <산다는 것이 황홀하다>에는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어느 날 그녀가 음식 준비를 위해 감자 껍질을 벗기려하는데 감자는 손가락 세 개만 남은 오른팔을 비웃듯 손을 벗어나 떼굴떼굴 굴러갔습니다. 세 손가락뿐인 손에 식칼을 들고 감자를 잡으려 했지만 다리도 손도 업슨 그녀를 비웃듯 감자는 달아났습니다. 무서운 절망감 때문에 그녀는 식칼로 자신을 찌르고 싶은 충동까지 느꼈습니다.

그때 그녀는 마음을 가다듬고 기도했습니다. “저 같은 사람에게도 남편과 자녀를 주신 사랑의 하나님! 사랑하는 남편과 자녀를 위해 감자 요리를 하게 도와주세요.”

곧 기발한 생각이 떠올라 감자를 도마 위에 올려놓고 식칼로 반을 잘랐습니다. 그때부터 감자는 순한 양처럼 얌전히 한 곳에 정지된 채 있었습니다. 그 감자껍질을 위부터 살살 벗겨 맛있는 감자요리를 했고 그날의 식탁은 더욱 풍성해진 것 같았습니다.

그녀는 절망한 사람들을 만나면 자신의 몸을 보여주며 말합니다. “힘을 내세요. 하나님은 나 같은 장애인도 사랑합니다. 당신이 귀한 것을 잃었겠지만, 그래도 남은 것이 있습니다. 당신 자신은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당신이 하나님의 목적을 따라 살면 삶은 여전히 황홀한 것입니다.”

“세상을 다 버리고 싶어도 버릴 수 없는 단 한 사람이 있는 한, 행복의 가능성은 무궁합니다. 사랑이 있는 한 절망은 없습니다. 한마음의 사랑 속에 한 아름의 행복이 있습니다.” 그녀는 이렇게 믿고 세 손가락으로 황홀하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너희가 내 이름으로 아무 것도 구하지 아니하였으나 구하라 그리하면 받으리니 너희 기쁨이 충만하리라(요 16:24)

정충영 교수(경북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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