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rgei 선교칼럼] 불타는 러시아

류재광 기자  jgryoo@chtoday.co.kr   |  

130년 만에 최악의 가뭄으로 인하여 러시아 곡물 생산량이 30가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에 세계 곡물시장이 요동을 칠 상황이다. 그도 그럴 것이 이런 가뭄은 사상 최악이기 때문이다. 러시아 생필품 값도 들썩이고 있어 정부의 강력한 통제시스템이 가동될 전망이다.

러시아의 폭염은 6-7월 2달 동안 계속돼, 비 한 방울 없이 40도를 오르내렸다. 아스팔트가 녹아서 도로에 굴곡이 생기고, 전력소비에 비상이 걸리고, 에어컨 없는 러시아 아파트와 일반 가구들은 숨쉴 틈을 찾아 이리저리 헤매고 있다. 폭염과 가뭄 속에 러시아의 숲이 불타기 시작하니, 삽시간에 수천 군데로 번져 러시아 전역이 불구덩이가 되었다.

가는 곳마다 연기로 자욱하여 숨을 쉴 수가 없고, 이웃 도시에서 내려온 연기로 인하여 모스크바는 마스크까지 착용하여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동료 선교사의 아파트에 가보니 온통 열도가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파트 창문을 열 수 없는 것은 연기가 집 안으로 들어오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40도에 문을 닫아놓고 있을 수도 없는 일이다. 퀴퀴한 냄새를 맡으면서도 창문을 열어야만 되는 무서운 상황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하루종일 연기 속에 지내야 하는 상황인데 최악의 공기 오염이 아닐 수 없다. 그 오염도는 어린아이가 시간당 담배 한 갑을 피운 것과 같다는 비유를 들어 설명한다. 어린이를 데리고 있는 가족들은 무조건 차를 타고서 외곽으로 피신한다.

더구나 불탄 집에 대한 정부 보조가 발표되면서 일부러 불태운 집들이 매우 많다는 소식이다. 그로 인하여 더욱 더 거센 불길들이 치솟았다는 것인데, 타락한 인간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준 실례가 아닐 수 없다.

40도의 폭염을 경험하지 못한 세대들, 러시아가 불타는 이러한 때를 경험하지 못한 세대들이 우왕좌왕하고 있다. 폭염에 물 속으로 뛰어 들어간 사람들이 하루에 70명씩 사망하고 있다는 보도에 어이가 없다. 지난 7월 한 달 사이에 익사사고로 숨진 사람들이 수천 명에 이른다고 하니, 더 기가 찬 노릇이 아닐 수 없다.

모스크바 시내 한복판, 한밤중, 10월 혁명 광장에 사람들이 북새통을 이룰 정도로 모여있다. 더위에 몰려나온 것이다. 여기저기 광장에 나와서 더위를 식히는 모스크바 시민들의 모습이다. 덥기는 어디나 마찬가지이지만 비좁은 아파트보다는 낫기 때문이다.

불타는 숲을 지나가는 차량들은 영화 속에서나 볼 수 있는 장면을 연출하고 있으며, 연기에 앞이 보이지 않아 나갈 수 없는 상황에 긴 차량 행령은 가히 상상을 초월하는 러시아의 현장이다. 더 나아가 군부대나 핵시설 주변의 화재가 더 위기를 불러 올 수 있다는 공포가 더해간다.

8월 중순인데도 35도를 내려오지 않는다. 정말 더위가 지나가기나 할 것인지 염려가 된다. 이러한 소식들이 온통 러시아 라디오나 TV에 연일 연속 방송되는데, 지구촌 다른 편에서 파키스탄에서 동유럽에서 중국에서 들려오는 소식은 홍수로 인하여 수천 명이 사망하고 수백만의 이재민이 발생하였다는 소식에 이 또한 기가 막힌다. 한쪽에서는 폭염으로, 다른 한쪽에서는 홍수로, 또는 페루에서는 얼어 죽는다는 소식이 난무하다.

러시아 뉴스에서는 오존층의 구멍이 더 크게 생겨서 이러한 현상이 일어나는 것이라고 한다. 내년에는 더할 것이라고 염려들 한다. 결국은 인간의 욕심이 심어놓은 것에 이제 그 열매를 먹고 있다는 것이 아닌가? 최근 광우병이나 신종플루의 질병은 인간의 이기적인 욕심으로 자연을 거스른 결과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1960년대 러시아에서는 도시 주변에 아름다운 숲을 가꾼다는 명목으로 수천개의 늪지대를 메꾸어 버렸다고 한다. 그 결과 이번 숲 화재로 인하여 엄청난 피해를 가지고 온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 배수로와 물 웅덩이를 다시금 판다고 한다. 사람의 일이란 이렇게 앞을 내다 볼 수 없는 어리석은 것이 아닌가를 생각하게 된다. 인간의 어리석음과 창조의 질서를 파괴하는 결과를 맛보고 있는 것이다.

석유를 사용하지 않아도 되는 차를 벌써 개발하고도 석유를 사용해야 하는 인간의 이기심, 화석연료의 과도한 사용에서 지구의 온난화, 에너지 고갈, 지나친 화학비료의 사용, 유전자 조작으로 발전한 인간의 욕심이 오염된 먹을 거리와 종(種)에 맞지 않는 학대적 사육방법으로 키워진 가축들, 지구가 온통 병들고 멍들다가 이제는 파괴되는 지경에 이르게 된 것은 모두가 인간의 무한한 욕심에 근거한 결과가 아닌가? 창조의 질서를 위반하고 파괴하는 인간의 타락이 가지고 온 결과인 것이다.

기독교 세계관 교육이 절실하다.

1. 창조 신학을 가르쳐야 한다. 위기의 시대에 그리스도인의 입장에서 인류를 절망으로 몰아넣은 잘못된 사회 구조와 생활습관을 변화시켜야 한다. 새로운 피조물로 갱신되어야 한다. 현대신학이 구속신학에서 창조신학으로 이동한 것은 벌써 오래 전의 일이 아닌가? 그러나 실제로 교회에서 창조 신학에 대한 이론은 찾아볼 수 없는 경우가 더 많다.

목회자들의 관심은 사회와 세상보다는 온통 교회성장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교회의 사회적 역할을 외면하는 것이 아닐까? 주일학생들에게 사명을 가지고 계획적으로 가르쳐야 한다. 창조의 질서를 가르치고 우리의 생활에서 창조질서를 회복해 나가는 운동이 일어나야 한다.

특히 정부 차원에서는 화석 연료, 특히 석유 의존적인 에너지 체계를 바꾸어 고갈되지 않는 미래의 에너지원을 찾아야 한다. 태양, 풍력, 바이오 에너지 등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재생 에너지로 에너지 공급 체계를 전환하는 것을 서둘러야 하는 것은 창조의 질서를 회복하여야 하기 때문이다.

2. 이를 위하여 기독교 철학과 세계관을 가진 젊은 인재들이 더욱 더 많이 양성되고 배출되어야 한다. 교회는 이러한 일에 집중적인 교육을 시행하여야 한다. 세상은 과학과 사회의 발전을 위하여 세계적인 인재를 유치하고 있다. 중국 대학들은 인재유치 정책으로 세계 유학생들로 넘치고 있다고 한다. 옥스포드의 대학거리에는 중고등 학생들로 붐벼 입추의 여지가 없다. 인재를 발굴하고 양육하려는 세계의 욕심이다. 그런데 교회의 인재 양육에는 너무나 안일하지 않는가?

그렇지 않아도 세속주의 영향으로 진실한 그리스도인이 나오지 않는 상황인데, 양육도 하지 않고 교회가 이러한 일에 무관심하고 있으니 한국교회의 미래가 어찌 되겠는가? 사회와 국가와 세계를 품에 안고 기도하고 있다고 하지만, 실제적이지를 못하여 마냥 세월만 보내고 있는 것이 아닌가?

대형교회나 일반 교회들이 후계자 한 명도 키우지 못하여 담임목사의 은퇴시기가 되면 사방으로 훌륭한 목사님을 모셔오겠다고 야단인 한국교회의 풍토는 미래를 내다 보지 못한 모습이 아닌가? 그리스도를 아는 지도자들이 일어나 멸망으로 치닫는 세계를 바로 잡고 구원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하지 않겠는가? 역량을 가진 지도자, 바른 철학과 기독교 세계관을 가진 지도자를 배출하는 것이 오늘날 교회의 책임이다.

3. 이번 기회를 통하여 모두가 흰옷을 입고 회개하는 역사가 일어나기를 소망한다. 어제의 잘못과 오늘의 실수와 이기심과 극한 욕심, 분노와 절제 못한 연약한 성품, 나라의 회개, 교회의 회개, 개인의 회개운동이 일어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는 것을 생각한다. 무릎을 꿇는 회개와 더불어 교회가 학생들에게 바른 교육을 제공하는 일이 일어나야 한다. 이것이 회개의 실천이 아닌가?

금년 여름 러시아의 폭염과 각국에서 일어나는 홍수의 재난이 가져다 주는 경고는 가볍게 넘길 사안이 아니다. 인간의 욕심이 얼마나 극에 달하였는가를 보여주고 있으며, 지금까지 수십년 지구를 파괴한 결과를 이제부터 더욱 더 심각하게 맛보아야 하는 것을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모두의 재앙으로 다가오는 것을 기억하여야 한다.

지구 곳곳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이 바로 나의 일이 되는 경험을 하여야 한다. 이웃집 불구경하듯 외면할 일이 아닌 것을 알아야 한다. 불타버린 러시아의 숲은 이제 앙상한 가지만이 널브러져 있다. 시골 마을을 삼켜버린 지역들이 수두룩 하다. 집을 잃은 수만의 백성들의 고난의 삶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남의 일이 아님을 명심하여야 한다.

Sergei(모스크바 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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