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계의 월드컵’ 제3차 로잔대회에 다녀와서

이지희 기자  jhlee@chtoday.co.kr   |  

[기고] 침신대 선교학 안희열 교수

▲케이프타운 국제컨벤션센터 전경. ⓒ안희열 교수

▲케이프타운 국제컨벤션센터 전경. ⓒ안희열 교수

로잔대회는 ‘선교 월드컵’이란 느낌이 든다. 이번 3차 로잔대회에서는 약 200개 국가에서 4천2백여명의 대의원들이 참석하여 현대선교의 핫이슈들을 논의했다. 다양한 언어, 문화, 종교를 지닌 대의원들이 10일 간에 걸쳐 남아공 케이프타운 국제컨벤션센터(CTICC)에서 모였는데, 아침 8시 45분부터 저녁 9시 15분까지 진행되었다. 이번 대회의 주제는 ‘세상과 자신을 화목케 하시는 그리스도 안에 있는 하나님’(고후5:19 곧 하나님께서 그리스도 안에 계시사 세상을 자기와 화목하게 하시며 그들의 죄를 그들에게 돌리지 아니하시고 화목하게 하는 말씀을 우리에게 부탁하셨느니라)으로 화목케 하시는 하나님을 3가지 ‘때’(time)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첫번째는 박해국가들을 위해서 기도해야 하는데 무엇보다도 북한을 위해서 기도해야 할 때라는 사실이다. 이번 대회에서 가장 감동적인 사건은 둘째날인 10월 18일 저녁 북한 출신인 손○○ 학생의 간증이었다. 18세 손양은 세계 1위 박해국가인 북한 땅에 하나님은 여전히 역사하시고 있음을 알리는 살아있는 증인이었다.

손양의 아버지는 북한 공산당 요직에 있는 사람이었지만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한 뒤 중국으로 넘어와 성경공부를 인도하다가 체포돼 강제 북송 되었다. 그는 다시 탈북에 성공하지만 북한 땅에 있는 동포들에게 복음전하기 위해 돌아갔다가 결국 처형당했다. 손양은 아버지의 뜨거운 신앙을 옆에서 지켜본 사람이었다. 그녀는 간증 마지막에 “하나님은 여전히 북한 사람들을 아끼고 사랑하기 때문에 여러분도 함께 기도해 달라”고 요청했고, 참석한 모든 사람들은 눈물을 흘리며 박수를 보냈다. 한치 앞도 알 수 없는 한반도 정세에 하나님은 여전히 역사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북한 소녀 손○○ 학생의 간증 모습 ⓒ안희열 교수

▲북한 소녀 손○○ 학생의 간증 모습 ⓒ안희열 교수


두번째는 중국교회를 위해서 기도해야 할 때라는 사실이다. 이번 3차 로잔대회에 중국교회는 미국교회(500명) 다음으로 많은 200명의 대의원을 파송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중국 정부의 반대로 단 한 명도 참석하지 못하였다. 하지만 홍콩, 대만 등 여러 중국계 디아스포라들은 많이 참석하였다. 외부적으로는 노벨평화상 문제 때문에 중국 당국이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 국제행사에 대의원을 파송하는 것을 용인할 수 없었다고 한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로잔위원회가 중국교회와 접촉할 때 삼자교회가 아닌 가정교회와 접촉하였기 때문이라고 한다. 중국 정부는 하나의 교회, 즉 삼자교회만을 인정하기 때문에 가정교회 대표들을 파송할 수 없었다고 했다. 이는 앞으로 로잔위원회가 풀어야 할 숙제이기도 하다. 과연 중국의 삼자교회, 가정교회 중 어느 쪽과 파트너가 될 것인가가 고민이다. 한편 모든 대의원들이 ‘중국을 사랑하시는 주님’(Lord’s Love for China)의 노래를 부를 때에는 눈시울을 적시기도 하였다.

▲로잔대회 대의원들은 ‘중국을 사랑하시는 주님’의 노래를 부르며 중국교회를 위해 간절히 기도했다. ⓒ안희열 교수

▲로잔대회 대의원들은 ‘중국을 사랑하시는 주님’의 노래를 부르며 중국교회를 위해 간절히 기도했다. ⓒ안희열 교수


마지막으로 디아스포라 선교에 힘을 결집시켜야 할 때라는 것이다. 이번 대회에는 토론시간(Dialogue Sessions)에서 약 200개의 소주제들이 다루어졌는데 가장 주목을 받는 것 중의 하나가 디아스포라 선교였다. 현재 전세계의 디아스포라 숫자는 2억명으로 세계인구의 3%를 차지하고 있다. 글로벌 시대의 뚜렷한 현상이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어서 재외한국인이 850만 명이고, 재한외국인이 120만 명을 넘어서고 있다. 이 가운데 한국 내 무슬림 숫자가 20만을 넘어서고 있다고 한다.

특별히 한국에 입국한 해외유학생, 외국인노동자에 대한 한국교회의 인식과 태도가 변화가 필요하다. 여러 발제자들이 유럽교회의 디아스포라 선교의 성공과 실패 사례를 소개했는데 한국교회가 눈 여겨 보아야 할 것이다. 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외국에서 온 디아스포라들은 한국교회에게 위기가 될 수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이제 단일민족에서 다민족복합국가로 점차 바꿔져 가고 있는 한국사회는 외국인 디아스포라를 품고 복음을 전해야 한다. ‘내 이웃을 내 몸과 같이 사랑하라’는 것이 로잔대회가 주는 메시지임을 한국교회는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안희열 교수
- 침례신학대학교 선교학 교수
- 세계선교훈련원(WMTC) 원장
- 한국복음주의선교신학회 회장

<저작권자 ⓒ '종교 신문 1위' 크리스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신청

많이 본 뉴스

123 신앙과 삶

돋보기 메모 관찰 성찰 내면 탐정 탐구 찾기 노트

‘성찰’, 숨은 죄 발견하는 내시경

눈 열어 하나님 자세히 바라보자 하나님 알아야 나 자신 알게 돼 성찰, 자신을 반석 위 세우는 것 자기 문제에 매우 민감한 사람 눈 가늘게 뜨고 자기 안 살펴야 숨어있는 죄 발견해, 제…

CT YouTube

더보기

에디터 추천기사

행동하는프로라이프를 비롯한 59개 단체가 5일(수) 정오 헌법재판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헌법재판소(헌재)의 이중적 태도를 강력히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헌재, 낙태법 개정 침묵하면서 재판관 임명만 압박?”

행동하는프로라이프를 비롯한 59개 단체가 5일(수) 정오 헌법재판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헌법재판소(헌재)의 이중적 태도를 강력히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번 기자회견은 행동하는프로라이프 연대를 중심으로 바른교육교수연합, 자유와 정의를 실천하는…

1인 가구

“교회에서 ‘싱글’ 대할 때, 해선 안 될 말이나 행동은…”

2023년 인구총조사 기준으로 1인 가구는 무려 782만 9,035곳. 전체 가구 2,207만의 35.5%로 열 집 중 네 집이 ‘나 혼자 사는’ 시대가 됐다. 2024년 주민등록인구 통계상으로는 지난 3월 이미 1,000만 가구를 돌파했다고 한다. 2050년에는 전체의 40%로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

림택권

“오늘도 역사하시는 ‘섭리의 하나님’까지 믿어야”

“두 개의 평행선으로 이뤄진 기찻길이어야만 기차가 굴러갈 수 있듯, 우리네 인생도 형통함과 곤고함이라는 평행선 위를 달리는 기차와 같지 않을까 한다. 우리 앞날은 어떻게 될지 모르기에 그저 좋은 날에는 하나님께 감사드리고 곤고한 날에는 하나님이 우리에…

조혜련

방송인 조혜련 집사가 이야기로 쉽게 전하는 성경

생동감 있고 자세한 그림 1천 장 함께해 성경 스토리 쉽게 설명 재미 함께, 신학교수 감수 거쳐 조혜련의 잘 보이는 성경이야기 조혜련 | 오제이엔터스컴 | 614쪽 | 55,000원 CGN 에서 성경 강의를 할 정도로 성경을 많이 읽고 연구한 방송인 조혜련 집사가 ‘성경…

열방빛선교회 촤광 선교사

“수령 위해 ‘총폭탄’ 되겠다던 탈북민들, 말씀 무장한 주의 군사로”

“수령님을 위해 총폭탄이 되겠다던 북한 형제들이, 하나님의 말씀을 통해 죄를 깨닫고 회개하고 거듭나면서, 지금부터는 살아계신 하나님을 위해 남은 생명을 드리겠다고 고백하더라” 열방빛선교회 대표 최광 선교사는 지난 25년간 북한 선교와 탈북민 사역을 …

북한인권재단 출범 정책 세미나

“인권 말하면서 北 인권 외면하는 민주당, ‘종북’ 비판 못 피해”

재단 설립, 민주당 때문에 8년째 표류 중 정치적 논쟁 대상 아닌 인류 보편의 가치 정부·여당·전문가·활동가들 역량 결집해야 국민의힘 박충권 의원이 주최한 ‘8년의 침묵, 북한인권재단의 미래는’ 정책 세미나가 3일 오전 10시 국회 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

이 기사는 논쟁중

인물 이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