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무슬림들, 기독교인 집 불태워

손현정 기자  hjson@chtoday.co.kr   |  

이집트에서 기독교인과 무슬림 간 이성 교제에 분노한 무슬림들이 기독교인들의 집을 불태우는 사건이 있었던 것이 뒤늦게 알려졌다.

이집트 남부 케나 지역에서는 지난 14일(현지 시각)부터 이 지역 기독교인들의 집이 무슬림들에 의해 불에 타는 일들이 이어지고 있으며, 이에 현지 경찰 당국이 방화에 가담한 무슬림들의 검거에 나섰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이번 연쇄 방화의 원인은 이 지역의 한 기독교인 남성과 무슬림 여성이 교제하고 있다는 소문이 퍼진 데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당국은 해당 남성과 여성 역시 조사를 위해 구류 중이라고 밝혔다.

이 지역 전문가들에 따르면 최근 몇년간 이집트에서는 기독교인 수가 두드러지게 성장함에 따라 기독교인과 무슬림 두 커뮤니티 간 갈등이 증가하기 시작했으며, 이에 기독교인만의 거주 지역으로 이주하는 기독교인들의 수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또한 이같은 이주는 무슬림 극단주의자들에 의한 공격이 증가한 데 따른 현상이기도 하다. 이집트에서는 콥틱 교회력상 성탄절인 지난 1월 무장한 괴한들이 나그 하마디 교구의 성당에서 미사를 드리고 나오는 교인들에게 총기를 난사해 6명이 숨지고, 9명이 중상을 입는 사건이 있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들 괴한들은 해당 교구의 주교를 살해하기 원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앞서 작년 11월에는 기독교인 청년이 어린 무슬림 소녀를 강간했다는 소문에 격분한 무슬림들이 일으킨 폭동으로 콥틱 교인들이 운영하는 사업장의 80%가 파괴되는 피해가 있었다. 콥틱 교회측은 이 소문이 일부 극단주의자들에 의해 조작된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

이집트 교인들 대부분이 속해 있는 콥틱 교회는 마가 사도가 1세기경 이집트로 기독교를 전파했을 당시에 시작된 세계에서 가장 역사가 깊은 교회 중 하나다. 그러나 7세기 들어 무슬림들의 지배가 시작되면서 점차 이슬람화된 이집트는 현재 기독교인 인구 10%를 제외한 대부분 인구가 이슬람을 믿고 있다. 현재 콥틱 교인들은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공격 외에도 교육과 일자리, 정치적 참여 등에 있어서의 권리 제한 등의 박해 아래 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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