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홍의 아침묵상] 가을 저녁의 시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장자못 산책로를 걸으며

▲ 김진홍 목사(두레교회).

▲ 김진홍 목사(두레교회).

오늘 저녁 해거름에 장자못 산책로를 걸었다. 장자못은 구리시가 조성한 산책로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썩은 물구덩이였으나 구리시가 정성을 쏟아 가꾸어 지금은 맑은 물에 물고기들과 물벌레들이 뛰노는 청정 호수가 되고 호수 둘레는 시민들의 산책로로 가꾸어졌다. 산책로 곳곳에 좋은 시들을 새겨 놓아 한결 운치를 돋워 주고 있다. 나는 장자못을 걸을 때마다 걸음을 멈추고 이 시들을 음미하곤 한다.

오늘은 김춘수의 <가을 저녁의 시>란 제목의 시를 읽고 또 읽었다.

<가을 저녁의 시>

김춘수

누가 죽어 가나 보다.
차마 감을 수 없는 눈
반만 뜬 채
이 저녁
누가 죽어 가는가 보다.

살을 저미는 이 세상 외롬 속에서
물같이 흘러간 그 나날 속에서
오직 한 사람의 이름을 부르면서
애 터지게 부르면서 살아온
그 누가 죽어 가는가 보다.

풀과 나무 그리고 산과 언덕
온 누리 위에 스며 번진
가을의 저 슬픈 눈을 보아라.

정녕코 오늘 저녁은
비길 수 없이 정한 목숨이 하나
어디로 물같이 흘러가 버리는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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