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과반수 “동성애, 도덕적으로 OK”

류재광 기자  jgryoo@chtoday.co.kr   |  

‘Don’t Ask, Don’t Tell’ 정책 찬성 70%

▲동성애를 찬성하는 미국인들이 늘고 있다.

▲동성애를 찬성하는 미국인들이 늘고 있다.

동성애를 수용하는 미국인들이 늘고 있다. 미 국방부는 지난 11월 30일 ‘Don’t Ask, Don’t Tell’ 정책(군대에서 동료 군인에게 동성애자인지 물어보지도 말고, 자신이 동성애자라고 말하지도 말라는 것) 폐지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국방부는 지난 9개월 동안 미군과 군속 115,000명을 대상으로 이 정책 폐지에 대한 의견을 구했다.

조사 결과 응답자 중 70%가 이 정책이 폐지되어도 군 기강이나 전투력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69%는 게이나 레즈비언이라고 생각되는 동료와 근무한 적이 있고, 이들 중 92%는 그들과 같이 근무해도 전투태세 준비 등에 문제가 없었다고 밝혔다.

17년 전에 마련된 ‘Don’t Ask, Don’t Tell’ 정책을 두고 미국 내 진보주의자들은 동성애자들에 대한 차별이라며 동성애자들이 자신의 성적 성향을 공개하며 군대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취임 후 이 정책 폐지를 거듭 약속했고, 연방 하원에서는 지난 5월 정책폐지안이 통과되었으며, 지난 9월 버지니아주 연방법원은 이 정책은 위헌이라고 판결했다. 국방부는 그 사이 미군들을 대상으로 이 정책이 군대 전투력과 기강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자체 설문조사를 했고 이날 그 결과를 발표한 것이다.

조지 케이시 육군참모총장은 지난 12월 3일 미 상원 군사위 청문회에서 “군대에 게이 혹은 레즈비언이 있으면 군기강과 단결에 용납할 수 없는 위험을 초래할 것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이 보고서를 본 후 그것이 더 이상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대다수 군인들은 그렇게 믿고 있지 않다는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군대에서 동성애가 용납될 수 있을 정도로 미군들의 인식이 바뀌었다는 것이다. 이 보고서 발표로 연방 상원에서 ‘Don’t Ask, Don’t Tell’ 정책 폐지안 통과가 가속화될 전망이다.

지난 12월 1일 일리노이주 상하원은 동성커플에게 결혼한 부부와 비슷한 법적권리와 책임을 부여하는 ‘시민결합’(civil union)을 합법화했다. 시민결합은 사실상 동성결혼 전 단계로, 시민결합을 합법화한 주들이 나중에 동성결혼을 합법화하며 시민결합을 동성결혼으로 승격(?)시켜왔다.

현재 시민결합을 합법화하고 있는 주는 뉴저지이고 동성결혼을 합법화하고 있는 곳은 커네티컷, 아이오와, 매세추세츠, 뉴헴프셔, 버몬트 등 5개 주와 워싱턴 DC다. 캘리포니아에서는 동성결혼 합법화를 2008년 국민투표로 금지했지만 지난 8월 샌프란시스코 연방법원이 이 국민투표를 위헌이라고 판결해 연방대법원에서 최종결정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재 미국인들 가운데는 동성애가 도덕적으로 괜찮다고 보는 사람이 그렇지 않다고 보는 사람보다 많다. 갤럽이 지난 5월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동성애가 도덕적으로 문제 없다고 답한 사람은 52%였고 도덕적으로 잘못됐다고 답한 사람은 43%였다. 2009년 5월에는 각각 49%, 47%였던 것을 보면 동성애가 도덕적으로 문제 없다고 답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특히 오바마 행정부 취임 후 동성애자 및 양성애자, 성전환자들을 위한 정책들이 계속 마련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역대 미 대통령 중 처음으로 이들을 백악관에 초대했고 결혼을 한 남자와 한 여자간 합법적 결합으로 정의한 결혼보호법과 ‘Don’t Ask, Don’t Tell’ 정책 폐지, 동성애자를 혐오방지법 대상에 추가하는 법 개정을 추진해왔다.

이 가운데 혐오방지법 개정은 지난해 10월 이뤄졌고 이제 ‘Don’t Ask, Don’t Tell’ 정책 폐지도 임박한 것으로 보인다. 개정된 혐오방지법은 인종, 피부색, 출신국을 이유로 사람을 혐오해 피해주는 것을 금지한 기존의 혐오방지법에 성적 성향, 성 정체성을 추가한 것으로 이제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피해를 입히는 사람은 처벌을 받는다.

미국에서 동성애자들은 음지에서 양지로 나오는 커밍아웃(coming out) 정도가 아니라 널리 수용되고 보호받는 수준이 되고 있다. 미국 내 복음주의적 기독교계에서는 목사들이 성경에 따라 동성애를 죄 혹은 가증한 것이라고 설교하면 개정된 혐오방지법에 따라 처벌받을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케이아메리칸 포스트(www.kamericanpost.com)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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