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격 없는 교회, 저급한 예배와 불경한 지도자 때문”

김진영 기자  jykim@chtoday.co.kr   |  

오정호 목사, 개혁신학회서 예배의 본질 강조

▲개혁신학회 봄 학술대회에서 강연하고 있는 오정호 목사. ⓒ김진영 기자

▲개혁신학회 봄 학술대회에서 강연하고 있는 오정호 목사. ⓒ김진영 기자

대전 새로남교회 오정호 목사가 최근 한국교회가 직면한 어려움 이면에는 ‘변질된 예배’가 있다고 지적했다.

오 목사는 9일 경기도 분당 한울교회(담임 김근수 목사)에서 열린 개혁신학회 2011년 봄 학술대회를 통해 ‘삶의 고백으로서의 예배’를 주제로 한국교회가 드리는 예배의 문제와 그 원인을 분석했다.

오 목사는 “품격 없는 교회에는 반드시 저급한 예배가 자리잡고 있으며 예배의 변질에는 불경한 영적 지도자가 있다”며 “신약시대에 살지만 구약적 예배 패러다임에 묶여 있는 한국교회 목회자와 성도들이 생활예배자의 모습을 회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교회의 구약적 패러다임 중 하나로 장소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목회자들의 태도를 들었다. 오 목사는 “신부가 입은 드레스가 신부를 아름답게 하는 것이 아니라 신부가 드레스를 아름답게 하는 것”이라며 “교단 총회를 교회가 아닌 호텔에서 한다는 이유로 매우 불쾌해 하는 목회자나 장로들을 봤다. 그러나 거룩한 성도들이 모인 장소가 거룩해지는 것 아니냐”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목회자들과 평신도 지도자들의 모임인 노회와 총회를 주목해 보면 왜 한국교회가 끝없이 추락하는지를 알 수 있다”며 “예배를 사업구상을 위한 에피타이저(전채 요리)로 여긴다. 예배 자체, 즉 주님께 집중한 예배가 아닌 떡고물에 마음이 빼앗긴 모습”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예배신학이 가장 분명하게 적용돼야 할 신학교의 운영이사회나 재단이사회 회집시 예배는 찬송 1, 2절과 성경구절 읽고 끝나는 경우가 다반사다. 예배 인도자이면서 동시에 예배자인 목회자가, 자신은 예배 드리는 것을 싫어하는 기이한 현상을 경험하기도 한다”며 “또 각종 명목으로 열리는 집회의 목적은 사람을 모으는 것과 인기성에 치우쳐 있다. 예배의 중심이 성삼위 하나님이 아니라 정치인이나 유명인의 축사에 더 쏠려 있는 듯한 느낌”이라고 비판했다.

오 목사는 또 “한국교회는 회중 눈치보기식 예배가 유행하고 있다. 심지어 경품까지 걸려 있는 현상”이라며 “어떤 행사는 1부 예배, 2부 행사로 진행돼 예배는 오직 요식절차로 끝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주님을 즐거워함이 예배의 본질이라면 한국교회의 예배가 본질을 벗어나도 한참 벗어났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형식에 치우친 의례적 예배 태도에 대해서도 비판한 오 목사는 “찬송가의 곡조와 가사가 낯설어 찬송시간이 의례적인 때우기, 해치우기 시간으로 자리매김했다”며 “모든 찬송가와 복음성가 가사를 스크린에 올린 결과 온몸으로 고백하는 찬송이 힘들게 됐다. 예배를 돕는다는 명목 하에 예배자로서의 의식을 잃게 만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오 목사는 “우리 시대의 특징인 감성적이며, 비쥬얼한 유행을 따라가려다 급기야 연예, 오락에 자리를 내어 준 한국교회의 신학적 허약성 및 언제부턴가 영광스러운 말씀 선포의 강단을 기독연예인들과 간증자들에게 내어준 목회자들의 목회철학의 부재와 허약성이 성도들을 되레 약화시키고 오염시켰다”고 꼬집었다.

끝으로 오 목사는 “신앙생활은 반드시 생활신앙으로 열매 맺어야 한다. 곧 삶의 고백으로 드리는 예배, 삶으로 뒷받침 되는 예배자로 서는 것 자체가 은혜와 특권”이라며 “그리스인의 삶은 예외 없이 출생부터 장례까지 예배에서 예배로 이어진다. 지상의 모든 성도와 교회는 천상에서도 예배자로 자신을 드린다. 성도가 진정한 예배자로 설 때 하나님의 영광은 예배자의 심령과 온 우주에 충만하게 될 것”이라고 말하며 발제를 마무리했다.

한편 이날 학술대회는 ‘한국교회 예배, 이대로 좋은가’를 주제로 열렸으며 오 목사 외에도 송태근 목사(강남교회), 주승중 교수(장신대), 하재송 교수(총신대), 이원옥 교수(한국성서대) 등이 발제자로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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