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봉호 교수, 한국복음주의신학회서 지적
손봉호 교수(고신대 석좌교수)가 한국인이 가진 비도덕성의 원인을 유교와 샤머니즘 문화에서 찾았다. 손 교수는 한국복음주의신학회(회장 최갑종 교수)가 23일 경기도 부천 서울신학대학교에서 개최한 정기논문발표회 주발제자로 나섰다.
손 교수는 한국 특유의 유교와 샤머니즘 문화에는 인격적인 신, 그리고 내세(來世)에 대한 소망이 없다고 분석했다. 그는 “유교와 샤머니즘은 신을 인정하지 않는다. 물론 귀신 등을 말하지만 기독교의 인격적인 신, 온 우주를 지배하는 신은 존재하지 않는다”며 “또한 모든 중심을 이 세상에 둔다. 신도 없고 내세도 없다. 이것이 유교와 샤머니즘의 핵심적인 세계관”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런 문화에 깊이 영향을 받은 한국인들에겐 결과적으로 도덕성이 결여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손 교수는 “인격적 신이 없기에 내면을 살피는 감시자가 없다. 그래서 내 속 마음과 겉이 반드시 같아야 할 이유가 없다”며 “또 내세가 없어 신상필벌에 대한 두려움이 없다. 오직 이 세상에서의 입신양명만이 중요할 뿐”이라고 설명했다.
손 교수는 이런 문화를 ‘부끄러움의 문화’(Shame Culture)로 지칭하고 이를 기독교 세계관의 ‘죄의식 문화’(Guilt Culture)와 대비시켰다. 그는 “유교와 샤머니즘 문화에 사는 사람들에겐 신이 아닌 다른 사람에게 어떻게 보이는가가 더 중요하다. 근본적 자기 성찰보다 그저 남들에게 어떻게 하면 더 잘 보일까를 고민한다. 곧 외식문화”라며 “그러나 죄의식의 문화에선 영원불변한 법칙에 어긋나면 그것은 죄를 지은 것이므로 화를 당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유교가 도덕성을 굉장히 강조함에도 불구하고 유교가 형성해 놓은 문화는 굉장히 도덕에 취약하다. 참 재미있는 현상”이라며 “세계 투명성 기구에 의하면 한국은 투명성 정도가 세계에서 39위다. 후진국인 아프리카 국가보다 못하다. 유교와 샤머니즘 세계관이 도덕문화에 얼마나 치명적인가를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손 교수는 유교와 샤머니즘 문화가 도덕적 의식을 결여시킬 뿐 아니라 지나친 경쟁심을 부추긴다고 비판했다. 그는 “내세가 없고 오직 이 세상에서 모든 것을 다 이뤄야 하기에 엄청난 경쟁심을 가지고 있다”며 “한국인만큼 경쟁심이 강한 민족도 없다. 한국인들은 출세해서 이름을 날리려면 꼭 1등을 해야 한다고 믿는다. 그래서 80점을 맞고 1등을 하는 것이 95점을 받고 2등을 하는 것보다 낫다고 생각한다. 이것이 경제성장엔 도움이 됐지만 동시에 사람들을 매우 불행하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유교와 샤머니즘 문화의 부정적 측면을 강조한 손 교수는, 그러나 한국의 기독교가 이러한 문화를 바꾸지 못하고 오히려 그것에 영향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손 교수는 “세계 부패지수에서 한국이 세계 39위인 반면, 일본은 17위다. 그런데 한국은 기독교 인구가 전체 25%정도이지만 일본은 채 1%가 되지 않는다”며 “한국의 기독교가 한국사회에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다. 기독교가 영적 전쟁에서 별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오히려 한국사회가 교회에 영향을 끼쳤다. 세상이 교회를 감염시킨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손 교수는 “한국 기독교는 한국 문화의 복음화가 아니라 한국 기독교의 무속화가 심각하게 이뤄지고 있다”며 “도덕적 타락이 그 전형적인 예이며, 이것은 신앙의 본질을 훼손할 수 있다. 성경적인 세계관을 확고하게 정립해야 건전한 신앙을 유지하고 문화를 개혁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손 교수는 최근 자신의 ‘한기총 해체’ 발언과 관련, 사람들이 얼마나 기독교를 부정적으로 인식하는지를 언급했다. 그는 “내가 한기총 문제로 좀 알려지니까 그 전엔 기독교에 대해 말하며 그래도 예의를 갖추던 사람들이 지금은 아주 솔직하게 속 마음을 드러낸다. 개신교에 대한 불신자들의 미움과 거부감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알게 됐다”며 “내가 한기총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도 그것이 한국교회 전체의 상황이 표출된 것이라고 보았기 때문이다. 한기총과 관계된 몇 사람이 독특하게 나쁘다고 말할 수 없다. 한국사회와 교회에 비리를 결코 용납하지 않는 분위기가 있었다면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정기논문발표회는 ‘복음과 상황-예루살렘과 아덴’을 주제로 열렸고 최승락(고신대 신약학) 교수, 조병하(백석대 역사신학) 교수가 참여한 전체주제발표 시간과 각 분과발표 시간 등으로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