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독교, 유교와 샤머니즘 영향 극복해야”

김진영 기자  jykim@chtoday.co.kr   |  

손봉호 교수, 한국복음주의신학회서 지적

▲손봉호 교수. ⓒ크리스천투데이 DB

▲손봉호 교수. ⓒ크리스천투데이 DB

손봉호 교수(고신대 석좌교수)가 한국인이 가진 비도덕성의 원인을 유교와 샤머니즘 문화에서 찾았다. 손 교수는 한국복음주의신학회(회장 최갑종 교수)가 23일 경기도 부천 서울신학대학교에서 개최한 정기논문발표회 주발제자로 나섰다.

손 교수는 한국 특유의 유교와 샤머니즘 문화에는 인격적인 신, 그리고 내세(來世)에 대한 소망이 없다고 분석했다. 그는 “유교와 샤머니즘은 신을 인정하지 않는다. 물론 귀신 등을 말하지만 기독교의 인격적인 신, 온 우주를 지배하는 신은 존재하지 않는다”며 “또한 모든 중심을 이 세상에 둔다. 신도 없고 내세도 없다. 이것이 유교와 샤머니즘의 핵심적인 세계관”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런 문화에 깊이 영향을 받은 한국인들에겐 결과적으로 도덕성이 결여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손 교수는 “인격적 신이 없기에 내면을 살피는 감시자가 없다. 그래서 내 속 마음과 겉이 반드시 같아야 할 이유가 없다”며 “또 내세가 없어 신상필벌에 대한 두려움이 없다. 오직 이 세상에서의 입신양명만이 중요할 뿐”이라고 설명했다.

손 교수는 이런 문화를 ‘부끄러움의 문화’(Shame Culture)로 지칭하고 이를 기독교 세계관의 ‘죄의식 문화’(Guilt Culture)와 대비시켰다. 그는 “유교와 샤머니즘 문화에 사는 사람들에겐 신이 아닌 다른 사람에게 어떻게 보이는가가 더 중요하다. 근본적 자기 성찰보다 그저 남들에게 어떻게 하면 더 잘 보일까를 고민한다. 곧 외식문화”라며 “그러나 죄의식의 문화에선 영원불변한 법칙에 어긋나면 그것은 죄를 지은 것이므로 화를 당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유교가 도덕성을 굉장히 강조함에도 불구하고 유교가 형성해 놓은 문화는 굉장히 도덕에 취약하다. 참 재미있는 현상”이라며 “세계 투명성 기구에 의하면 한국은 투명성 정도가 세계에서 39위다. 후진국인 아프리카 국가보다 못하다. 유교와 샤머니즘 세계관이 도덕문화에 얼마나 치명적인가를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손 교수는 유교와 샤머니즘 문화가 도덕적 의식을 결여시킬 뿐 아니라 지나친 경쟁심을 부추긴다고 비판했다. 그는 “내세가 없고 오직 이 세상에서 모든 것을 다 이뤄야 하기에 엄청난 경쟁심을 가지고 있다”며 “한국인만큼 경쟁심이 강한 민족도 없다. 한국인들은 출세해서 이름을 날리려면 꼭 1등을 해야 한다고 믿는다. 그래서 80점을 맞고 1등을 하는 것이 95점을 받고 2등을 하는 것보다 낫다고 생각한다. 이것이 경제성장엔 도움이 됐지만 동시에 사람들을 매우 불행하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한국복음주의신학회 제57차 정기논문발표회가 서울신학대학교 성결인의 집에서 열리고 있다. ⓒ김진영 기자

▲한국복음주의신학회 제57차 정기논문발표회가 서울신학대학교 성결인의 집에서 열리고 있다. ⓒ김진영 기자


유교와 샤머니즘 문화의 부정적 측면을 강조한 손 교수는, 그러나 한국의 기독교가 이러한 문화를 바꾸지 못하고 오히려 그것에 영향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손 교수는 “세계 부패지수에서 한국이 세계 39위인 반면, 일본은 17위다. 그런데 한국은 기독교 인구가 전체 25%정도이지만 일본은 채 1%가 되지 않는다”며 “한국의 기독교가 한국사회에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다. 기독교가 영적 전쟁에서 별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오히려 한국사회가 교회에 영향을 끼쳤다. 세상이 교회를 감염시킨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손 교수는 “한국 기독교는 한국 문화의 복음화가 아니라 한국 기독교의 무속화가 심각하게 이뤄지고 있다”며 “도덕적 타락이 그 전형적인 예이며, 이것은 신앙의 본질을 훼손할 수 있다. 성경적인 세계관을 확고하게 정립해야 건전한 신앙을 유지하고 문화를 개혁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손 교수는 최근 자신의 ‘한기총 해체’ 발언과 관련, 사람들이 얼마나 기독교를 부정적으로 인식하는지를 언급했다. 그는 “내가 한기총 문제로 좀 알려지니까 그 전엔 기독교에 대해 말하며 그래도 예의를 갖추던 사람들이 지금은 아주 솔직하게 속 마음을 드러낸다. 개신교에 대한 불신자들의 미움과 거부감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알게 됐다”며 “내가 한기총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도 그것이 한국교회 전체의 상황이 표출된 것이라고 보았기 때문이다. 한기총과 관계된 몇 사람이 독특하게 나쁘다고 말할 수 없다. 한국사회와 교회에 비리를 결코 용납하지 않는 분위기가 있었다면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정기논문발표회는 ‘복음과 상황-예루살렘과 아덴’을 주제로 열렸고 최승락(고신대 신약학) 교수, 조병하(백석대 역사신학) 교수가 참여한 전체주제발표 시간과 각 분과발표 시간 등으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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