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가수’서 임재범의 ‘여러분’ 피처링
지난 22일 방송된 ‘나는 가수다(이하 나가수)’에서 임재범은 뮤지컬가수 윤복희의 ‘여러분’을 불렀다. 혼신을 다한 그의 공연에 대한 관객의 반응은 상상 이상이었다. 어떤 이는 눈물을 흘리기도 했고, 누군가는 기립박수로 응답했다.
이날 방송에서 피처링을 담당한 그룹은 블랙가스펠 그룹 헤리티지였다. 헤리티지는 CCM에 관심을 갖고 있는 기독교인이라면 누구나 알 만한 아티스트로 블랙가스펠 특유의 세련되고 깊이있는 사운드로 임재범의 무대를 더욱 돋보이게 했다.
헤리티지는 어떻게 이날 무대에 서게 됐을까. 방송 이후 달라진 점은 무엇일까. 26일 개포동에 위치한 연습실에서 헤리티지를 만나 방송과 관련된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었다.
-‘나가수’에 출연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임재범의 ‘여러분’을 편곡한 하광훈 작곡가에 의해 섭외됐다. 하광훈 작곡가는 ‘여러분’이 가스펠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던 것 같다. (편집자 주: ‘여러분’ 원작자 윤항기 목사는 이 곡을 기도하면서 작곡한 가스펠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광훈 작곡가는 ‘여러분’의 편곡을 ‘가스펠’ 스타일로 하길 원했기 때문에 우리에게 섭외를 요청한 것으로 알고 있다.”
-무대에 서기까지 연습은 얼마나 했나.
“워낙 급하게 섭외와 녹화가 진행됐기 때문에 연습을 많이 하진 못했다. 임재범씨와는 리허설을 하면서 한 번 만났다.”
-방송출연 이후 달라진 점이 있다면.
“페이스북 팬페이지 유입량이 2배 늘었다. 10년간 연락이 안 되던 친구에게도 연락이 왔다. 하지만 방송에 노출된 시간이 기대하는 것보다 적어서 실망하는 분들도 계셨다. 오히려 더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방송노출이 적어 다행이라니 의외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우리가 인지도가 높은 팀도 아닌데 하나님께서 왜 그 무대로 보내셨을까. 생각해본 결과 ‘하나님 찬양하라고 보내셨다’라는 결론을 내렸다. 언제 어디서든 하나님을 찬양하라는 메시지로 받아들여졌다. 그 무대가 가요를 부르는 무대이든, 관객들이 하나님의 존재를 알든, 알지 못하든 말이다. ‘여러분’이라는 가스펠의 감동이 부각되길 바랐다.”
-‘나가수’ 출연 가수들과 개인적인 교류가 있었나.
“녹화가 정신없이 진행됐고 가수들과 접촉시간도 길지 않았다. 당시 임재범씨가 몸이 아픈 관계로 그를 위해 기도하는 시간을 가졌고 ‘나가수’에 출연하는 크리스천 가수들을 위해서도 기도했다.”
-‘나가수’ 열풍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점점 음악이 본질을 잃어버린 채 시각적이고 자극적인 방향으로 치우쳤는데 ‘나가수’를 통해 대중들이 얼마나 음악의 본질적인 감동에 목말라 있었는지 돌아보게 됐다. 이런 방송을 통해 실력있는 가수들이 재조명받고 음악이 풍성해지고 다양해지는 계기가 마련됐으면 한다.”
-이번 방송을 통해 ‘여러분’이라는 곡이 화제가 됐다. 이 곡을 통해 대중들에게 어떤 메시지가 전달되길 원하나.
“하나님께서 다양한 방법으로 메시지를 전하신다는 생각이 들었다. 굴곡진 삶을 살았던 임재범씨를 통해 ‘여러분’을 들으니 그의 삶과 맞물려 더욱 감동적으로 다가왔다. 임재범씨도 ‘보이지 않는 무언가가 나를 노래하게 했다’고 하더라. 하나님께서 이 곡을 통해 이 시대 한국인들에게 ‘외로워하지 말라. 내가 너의 친구다’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계시는 것 같아 눈물이 났다.”
-방송출연을 계기로 음악적으로 새롭게 시도하고 싶은 방향이 있다면.
“그동안 블랙가스펠 그룹이라는 정체성을 살리고자 했다. 하지만 아직 한국에서 ‘가스펠’이라는 장르가 대중에게 친숙하지 않다. 이번 방송에서도 가스펠을 관객들이 어색하게 받아들이지 않도록 코러스를 부드럽게 처리했다. 어떻게 하면 가스펠이 대중들에게 좀 더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을지 고민하게 됐다. ‘여러분’ 같은 곡을 만들고 싶다.”
-앞으로의 계획은.
“싱글음반을 계획 중이고 올해 하반기에는 정규 2집 앨범을 선보이려 준비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덧붙이고 싶은 말이 있다면.
“방송 이후 회개했다. 하나님을 찬양하지만 노래를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사역자라면 누구나 고민할 것이다. 무대에서 보컬이 부각되는 경우가 많은데, 하나님의 영광만이 드러나길 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