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때를 얻든지 못 얻든지

류재광 기자  jgryoo@chtoday.co.kr   |  

7월 27~29일 미국의 수도인 워싱턴 DC에서 북한자유를위한교회연합(이하 KCC) 주최 횃불대회가 성대히 열렸다. 이번 대회는 기자회견, 국회의사당 웨스트론 집회, 국회의원 방문, 저녁집회 등으로 이어졌다.

아직 한민족이 미국에서 소수에 불과하다고 하나, 이 횃불대회가 지닌 의의와 영향력은 말할 수 없이 컸다. 왜냐하면 세계에서 가장 극심한 수준의 인권 탄압과 종교 박해, 기아 등에 시달리는 북한 주민들에 대한 관심과 지원을 촉구하는 행사였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이 시대 가장 필요한 정의의 외침이었기에, 미국 현지사회에서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이목을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북한 인권 전문가인 마이클 호로비츠 고문(허드슨 인스티튜트)은 “2004년 KCC가 조직되면서 3천명의 한인 목회자들이 LA에 모여 북한을 위해 기도하는 운동이 일어났다. 워싱턴에서는 북한을 위한 움직임이 미국 내 심상치 않음을 감지했고, 그것이 북한인권법안을 통과시킨 결정적 힘이 됐다”고 설명했다.

현재 미 하원에 발의된 탈북고아입양법안(H.R. 1464 North Korean Refugee Adoption Act of 2011)에 대한 지지 의원 수도 크게 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최근 북한자유를위한한인교회연합(KCC) 행사를 통해 한인 지역사회에서 수백명이 행진을 벌이고 개별 의원실을 방문, 법안 지지를 호소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보다 더욱 값진 무형의 효과는, 바로 미래의 지도자가 될 현지 한인 젊은이들이 북한 인권 문제에 눈을 떴다는 것이다. 이번 대회에는 미국 각지와 한국 등에서 한인 청소년 200여명이 인턴으로 봉사했고, 이들 중 한 참석자들 “앞으로 무슨 일을 하든 북한 인권을 위해 쓰임받을 것”이라고 다짐하는 등 이 문제에 비상한 관심을 갖게 됐다.

안타까운 것은 이같은 미국 내 한인교회들의 높은 관심과 기도 열정과는 달리, 한국 내 교회들은 특별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워싱턴 횃불대회의 경우 한국에서도 몇몇 교계 지도자들이 참석해 힘을 실어줬던 것에 비해, 올해에는 별다른 참여가 없었다. 또 최근에는 교계 단체들이 북한 인권에 대해 목소리를 내는 일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그러한 현상의 원인에는 그간 한국교회에서 북한 인권 문제에 지속적이고 열정적인 관심을 보여왔던 한기총이 최근 여러 혼란을 겪었던 이유도 클 것이다. 그러나 북한 인권 문제는 우리의 사정과 상황에 따라 경중을 가릴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이것은 2천만에 달하는 북한 주민들에게 있어 영적으로든 육적으로든 죽고 사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한국교회 지도자들은 북한 인권 문제에 보다 더 비상한 관심을 가지고 때를 얻든지 못 얻든지 도움을 주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과연 얼마나 진실하게 노력을 기울였는가에 따라, 먼 훗날 민족의 염원인 통일이 이뤄졌을 때 복음화 여부가 판가름날 것이다. 하나님의 나라와 이 민족의 역사 앞에 부끄러움을 남겨서는 아니 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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