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대측, 유리창 깨고 소화기 분사… 용역들도 동원한 듯
헌금 유용 등의 의혹으로 소송전을 벌이고 있는 서울 목동 제자교회(담임 정삼지 목사)가 주일인 7일 오후 5시 공동의회를 열기로 한 가운데, 담임목사 반대측이 교회 진입을 시도하다 양측 간의 충돌이 발생했다.
평소처럼 교회 앞마당에서 예배를 드리던 반대측은 이날 공동의회를 의식한 듯 오후 12시 예배들 앞두고 갑자기 예배당 진입을 시도했다. 교회측에서 “면직·출교된 사람들은 들어올 수 없다”며 막아서자, 반대측은 정삼지 목사의 퇴진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쳤다.
대치 상황이 계속되다 반대측이 갑자기 진입을 시도하면서 양측의 몸싸움이 격렬해졌고, 이로 인해 부상자가 속출했다. 진입을 시도하는 이들 중에는 용역으로 추정되는 건장한 청년들 열댓명도 있었다.
소란이 심해지자 경찰이 출동해 제지에 나섰으나, 반대측이 경찰의 방어를 뚫고 1층 출입문의 유리를 깼고, 이어 몇몇이 교회로 진입해 소화기를 교인들을 향해 분사했다.
이같은 대치와 충돌은 두 시간 가량 이어졌고, 오후 2시쯤 경찰이 사태를 진화한 후 진상 조사를 벌였다.
담임목사 반대측은 “헌금 수십여억원을 불법 유용한 목사를 어떻게 두고만 볼 수 있겠느냐”며 “단지 예배를 드리려 했을 뿐인데 들어가지도 못하게 하니, 세상에 이런 교회가 어디 있느냐”고 주장했다.
그러나 교회측은 “면직·출교된 이들이 자꾸 교회에서 소란을 피우기에 막았던 것 뿐”이라며 “헌금 유용은 의혹에 불과하고, 아직 재판이 진행 중이니 그 결과를 지켜본 뒤에 문제를 제기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제자교회 함재현 장로 외 4인은 정삼지 담임목사가 불법으로 공동의회를 소집했다며 집행정지 및 직무대행자 선임 가처분 신청(2011카합476)을 했으나, 서울남부지방법원 제51민사부는 4일 이를 기각한 바 있다.
한편 양측의 충돌 과정에서 경찰의 대응은 아쉬움을 남겼다. 양측에서 수십명이 험악하게 대치하면서 처음부터 심각한 사태가 예견됐으나, 경찰은 부상자를 앰뷸런스로 옮기기만 할 뿐 적극적인 진화 작업에 나서지 않다가 격렬한 몸싸움이 시작된 뒤에야 양측을 갈라놓았다. 교회측에서 “왜 진작 나서서 피해를 줄여주지 않았느냐”고 따지자 경찰 관계자는 “교회 내부 문제이기에 관여하기 어려웠다”는 입장을 밝혔다. 교회측이 “그러면 왜 용역들은 그냥 방치했느냐”고 재차 묻자, 경찰 관계자는 “나중에 정확한 신원 확인을 하신 뒤 법적인 조치를 하시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