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하 앵커의 어머니가 ‘전도왕’이 된 사연은?

신태진 기자  tjshin@chtoday.co.kr   |  

고통에 몸부림치던 그녀를 깨운 ‘교회 종소리’

▲‘전도왕’ 권영희 권사가 사연을 전하고 있다. ⓒ신태진 기자

▲‘전도왕’ 권영희 권사가 사연을 전하고 있다. ⓒ신태진 기자

MBC 김주하 아나운서의 어머니인 권영희 권사(여의도순복음교회)가 최근 한 전도세미나에서 ‘전도왕’이 된 사연을 밝혔다.

딸이 성공한 아나운서인만큼, 다른 사람들은 권영희 권사도 예전부터 부유한 가정에서 살아왔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상 그녀의 삶은 가시밭길의 연속이었다.

막내로서 온갖 사랑을 받고 자란 그녀는, 성공한 사업가를 만나 결혼했지만 7년 만에 남편의 사업 실패로 길바닥에 주저앉게 됐다. 결국 권 권사의 가정은 망원동의 가난한 동네 지하로 이사를 가게 됐다. 비가 오면 물난리가 많이 났기에 자다가도 일어나 물을 퍼내고, 해뜨면 남의 장독대 위에 이불을 말려야 하는 나날이 이어졌다. 그래도 사랑하는 남편과 딸들이 있어 행복할 수 있었다.

하지만 사업 실패로 충격을 받아 쓰러졌던 남편은 세월이 흘러도 도무지 재기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남편이 돈을 벌어오지 않으니까 집에는 쌀도 연탄도 떨어졌다. 세상과 인연을 끊고 누워 있는 남편에게 애원도 해봤지만 소용이 없었다. “주하 아빠는 폐인이 됐대”라는 소문이 온 동네에 퍼졌다.

그녀의 언니들은 “열녀 났다, 열녀 났어. 주하는 내가 길러줄 테니, 이혼해라”고 했고, 친정 식구들은 “남자가 돈을 못 벌면 너라도 벌어서 먹고 살 생각을 해야지”라는 말로 가슴 아프게 했다. 권 권사의 가슴 속은 원망, 증오, 불평으로 끓어 올랐다.

권영희 권사는 나이 서른이 될 때까지 직장생활 한번 해본 일이 없었지만, 결국 용기를 내어 야쿠르트 배달을 하며 생활전선에 뛰어 들었다. 부끄러운 마음에 다른 사람 얼굴도 쳐다보지 못하고 땅바닥만 보며 일했다. 혹시 누가 무시할까봐 “남편이 돈 잘 버는데, 제가 용돈 벌려고 나왔어요”라며 거짓말을 할 때는 마음 속에 눈물이 흘렀다.

배달하는 길이 험해서 넘어지고 구르기를 여러 차례, 허리에 디스크까지 생겼다. 낮에는 중노동을 하니 밤에는 편히 자야 했는데, 허리 통증 때문에 밤을 샐 때가 많았다. 그때부터 권 권사는 “이렇게 고통스럽게 살아가면 뭐할까, 차라리 죽으면 편할 것 같다”고 죽음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 하지만 죽으려고 마음 먹어도, 그러면 남편과 딸이 따라 죽을 것 같다는 생각에 차마 그럴 수 없었다.

하루는 고통 속에 몸부림치다 새벽녘에 겨우 잠에 들었는데, 어린 시절 동네에서 듣던 교회의 종소리가 귀가 터질 듯이 들려왔다. 그러나 그녀에게 교회의 종소리는 아무런 상관이 없었다. 권 권사의 아버지도 장로를 만나면 구타할 정도로 교회를 경멸했었고, 어머니도 하루도 빠짐 없이 새벽에 일어나 불경을 읽던 불교 신자였다. 그런 부모 밑에서 자란 권 권사는 “예수 믿는 사람들은 나쁜 사람이며, 교회를 가면 안 되겠다”고 생각하게 됐다.

하지만 그날의 새벽의 종소리는 권 권사를 아무도 없는 개척교회의 십자가 불빛 앞으로 인도했다. 십자가의 붉은 빛을 보며 눈에서 하염 없이 눈물이 흘러내렸다. “내가 왜 이렇게 됐나. 무슨 죽을 죄를 지었나. 주하 아빠는 언제까지 저렇게 폐인으로 있어야 하나”라는 신세한탄을 하며 엉엉 울었다.

한 시간 정도 울고 있는데, 성도들이 새벽기도를 하러 들어오기 시작했다. 권 권사는 너무 창피해서 도망가면서 “다시는 교회에 오지 않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다음 날에는 폭포수 소리에 잠이 깨어, 또다시 교회로 발걸음을 옮기게 됐다.

그렇게 새벽마다 그녀는 교회에 나가 기도를 하기 시작했고, 얼마 뒤 순복음교회에 출석하면서부터는 자신도 복음을 전할 수 있는 사람이 되게 해달라고 기도하며 전도하기 시작했다. ‘전도왕’이 된지는 4년이지만, 본격적으로 전도를 시작한지는 10년이 넘는다.

권 권사는 전도의 비결에 대해 “하나님께서 역사하실 수 있도록, 목표를 높게 설정해야 한다”며 “전도는 내가 하는 것이 아니고, 단지 하나님의 도구로 사용될 뿐”이라고 전했다. 이어 “저는 하나님 앞에서 자녀의 복도 받아 주하가 잘 되었고, 물질의 복도 받았다”며 “하지만 죽어가는 영혼들 때문에 항상 목이 마르다”고 말했다.

가난한 사람들만 보면 가슴이 찢어진다는 권 권사는 마지막으로 “전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영혼을 사랑하는 마음”이라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종교 신문 1위' 크리스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신청

많이 본 뉴스

123 신앙과 삶

인공지능 시대 AI

AI 시대, 책을 읽어야 하는가? 뇌과학이 말한다

현대지성에서 출간된 은 독서가 우리 뇌에 미치는 영향과 그 과학적 메커니즘을 상세히 설명하는 책이다. 이 책은 단순히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을 넘어, 뇌과학적 관점에서 독서가 …

CT YouTube

더보기

에디터 추천기사

트럼프 대통령, 복음주의 지도자

美 복음주의 지도자들, 백악관서 트럼프 위해 기도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복음주의 지도자들을 백악관으로 초청해 만남을 갖고 기도를 받았다.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트럼프의 오랜 영적 고문인 백악관 신앙사무소 수석고문 폴라 화이트 케인(Paula White Cain) 목사를 비롯한 교계 지도자들이 19일(이하 …

예수전도단

“캠퍼스워십, ‘서울목요모임’으로 바꾸는 이유는…”

서울지부 대학→ 서울대학지부 학생 아니면 참석 부담 피드백 줄곧 있어, 진입 장벽 낮춘 것 키워드 ‘임재, 경배, 중보, 축복’ 캠퍼스워십 컨퍼런스 준비 중 캠퍼스 내 예배 ‘캠퍼스투어’도 예수전도단 캠퍼스워십이 ‘예수전도단 서울목요모임’으로 명…

초기 내한 선교사 세미나 유나이티드문화재단

서양음악과 보수신학 한국교회에 알려준 마두원 선교사

근대 음악 교육 한국에서 펼쳐 평양 숭실에서 음악 등 가르쳐 수준 높은 음악 교육 수요 충족 신사참배 반대하다 강제 추방 방지일·박윤선·김홍전 등 제자 박태준·한동일·백건우 음악계 한국개혁주의연구소 초기 내한 선교사 7차 세미나가 3월 21일 오후 서…

이 기사는 논쟁중

인물 이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