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처없이 눈물로 성탄 맞는 개미마을 주민들

신태진 기자  tjshin@chtoday.co.kr   |  

“영하 10도 날씨, 전기장판 하나에 의지해…”

▲개미마을 철거민들을 위한 성탄예배에서 강사근 장로가 성명서를 낭독하고 있다.  ⓒ신태진 기자

▲개미마을 철거민들을 위한 성탄예배에서 강사근 장로가 성명서를 낭독하고 있다.  ⓒ신태진 기자


크리스마스, 거리에는 즐거운 캐롤이 울려퍼지고 저마다 행복한 추억을 만들기에 분주한 날이다. 하지만 차가운 건물의 돌바닥 위에서 눈물로 크리스마스를 맞이하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SH공사에 의해 보금자리가 강제 철거된 후 갈 곳이 없어진 문정동 개미마을 주민들이다.

개미마을 주민들은 5개월이 넘도록 SH공사 로비에서 노숙하며 농성하고 있는 가운데, SH공사는 이들을 내쫓기 위해 법원으로부터 간접강제가처분을 얻어냈다. 주민들은 추운 겨울 거리로 내쫓긴다 하더라도 SH공사 앞 도로에 천막을 치고 농성할 것을 결의했다.

힘든 환경 가운데 놓인 개미마을 주민들에게도 크리스마스는 어김없이 찾아왔고, 기독교사회책임은 철거민들을 격려하고자 23일 저녁 서울 강남구 개포동 SH공사 로비에서 철거민을 위한 성탄예배를 개최했다.

▲이성숙 위원장이 호소문을 낭독하던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  ⓒ신태진 기자

▲이성숙 위원장이 호소문을 낭독하던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  ⓒ신태진 기자

실내에는 개미마을 주민들의 염원이 깃든 ‘고요한 밤 거룩한 밤’ 찬송이 잔잔하게 울려 퍼졌고 주민들은 눈물을 흘리며 간절히 기도했다. 개미마을대책위원회 이성숙 위원장은 “기온이 영하 10도 이하로 내려갔는데 전기장판 하나에 의지해서 살고 있기 때문에 밤에는 얼굴이 시리다 못해 아프기까지 하다”며 “서민을 위해 일하겠다는 박원순 시장은 두 달이 넘도록 아무런 관심도 없다”고 유감을 전했다.

이어 “주민들이 모아 놓은 마을 회비도 바닥이 나고 있다”며 “서울시의 엉터리 행정으로 시민들이 고통당하고 있지만, 새로운 시장은 문제 해결은 하지 않고 시간만 보내고 있다. 연약한 시민을 묵살하는 서울시장을 심판해 달라”고 피력했다.

SH공사는 그동안 서울시 조례 때문에 개미마을에는 특별분양을 할 수 없다고 주장해 오다가 최근에는 개미마을이 농막(농업생산 목적의 임시시설)이기 때문에 특별분양이 안 된다고 말을 바꿨다. 만약 개미마을이 농막이라면 지자체의 허가가 있어야 하는데 개미마을은 전혀 허가받은 사실이 없다.

또 송파구는 개미마을 건축물을 주거용 주택으로 규정하여 관리번호를 부여했고 해당 주소지에 주민등록까지 해준 바 있다. 뿐만 아니라, 1996년에는 마을 주택 9가구가 도로계획에 걸리자 도로공사가 9개 주택에 특별분양을 해줬다. 만약 농막이었다면 특별분양은 불가했을 것이다.

기독교사회책임 사무처장인 김규호 목사는 “박원순 시장이 철거민 문제는 우선적으로 해결하리라 생각했는데 두 달이 넘도록 한 번도 오지 않았다”며 “비서관을 통해 계속 문제 해결을 요구했지만 차일피일 시간만 흘렀다. 철거민들이 추운 날에 성탄예배 드린다고 하면 관계자라도 보내서 위로해야 하는 것 아닌가. 정말 서민을 위한 시장이라면 당장 이 문제를 해결하라”고 촉구했다.

▲서경석 목사가 산타로 변장하여 개미마을 철거민 가정의 아이들에게 선물을 전달하고 있다. ⓒ신태진 기자  

▲서경석 목사가 산타로 변장하여 개미마을 철거민 가정의 아이들에게 선물을 전달하고 있다. ⓒ신태진 기자  


한편 이날 성탄예배는 강감창 의원(서울시의회 한나라당)의 인사, 이성숙 위원장의 호소문 낭독, 강사근 장로(개발제도개혁시민행동 대표)의 성명서 발표, 서경석 목사(재개발문제해결국민운동본부 상임대표)의 설교, 장갑종 목사(나눔과기쁨 송파지부장)의 축도 순으로 진행됐으며, 이후 서경석 목사 외 주요인사들이 산타 복장을 입고 철거민들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을 전했다.

서경석 목사는 설교에서 “크리스마스라고 하면 마냥 기쁘고 즐겁게 생각하지만 예수님은 소외된 자들을 위해서 이 땅에 오셨다. 하나님께서 함께하신다는 것을 확신하고 조금도 염려하지 말라”고 독려한 후 “SH공사는 철거민들에게 아무런 납득도 못 시키고 있고 결국 전국적 망신을 당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서경석 목사는 지난 17일부터 주민들과 함께 SH공사 로비에서 잠을 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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