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북한 체제와 기독교 너무 비슷해 깜짝깜짝 놀라”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다른 점 있다면, 신(神)이 죽고 안 믿으면 총살”

▲죽은 김일성 동상 앞에 절하는 북한 동포들 모습.

▲죽은 김일성 동상 앞에 절하는 북한 동포들 모습.

김일성대를 졸업한 탈북자 출신 동아일보 주성하 기자가 RFA(자유아시아방송)에서 “북한 통치체제는 기독교와 어떻게 그리도 흡사한지 정말 깜짝깜짝 놀랄 때가 많다”고 털어놓았다.

주씨는 “제일 다른 점이라면, 기독교는 벌써 2천년 넘게 유일신 하나님만을 섬기고 있지만 북한에서는 수령님, 장군님을 무조건 믿어야 하고 이제는 김정은이란 새로운 신을 믿어야 한다는 점”이라며 “안 믿는다면 총살해버리니 겉으로만 보면 기독교 이상으로 믿음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비슷한 점을 열거하기 시작했다. 먼저 기독교에서 가장 구속력이 강한 십계명을 북한의 유일사상체제 확립 10대 원칙과 비교하면서 “사실상 북한에서 헌법 위에 있는 실질적인 법”이라고 했다. 기독교의 주기도문은 북한에서 명절이 끝나면 외우는 ‘선서’와 대칭됐다. 성탄절을 본딴 ‘태양절’도 있다.

교회에서 매주 드리는 예배는 매주 선전실 등에 모여 하는 ‘생활총화’다. 예배에 가서 드리는 ‘회개 기도’는 생활총화 시간에 비서 앞에서 잘못을 털어놓고 용서받는 것과 같다. 설교는 목사 역할의 당 비서가 주관하는 당 정책 등의 학습으로, 설교에 앞서 읽는 성경구절은 당 비서가 회의에 앞서 인용하는 교시 말씀으로 탈바꿈했다. 회의 전 ‘김일성 장군의 노래’, ‘친애하는 지도자 동지의 노래’, 회의 후 ‘수령님 만수무강 축원합니다’ 같은 ‘찬송가’도 존재한다.

북한 체제가 기독교 방식을 따라간 이유에 대해서는 “김일성의 아버지 김형직과 어머니 강반석이 독실한 기독교 신자였음을 알아야 한다”며 “반석은 베드로에서 따온 기독교 이름이고, 강반석의 아버지 강돈욱은 칠골교회 장로, 할아버지 강량욱은 목사였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집안이 기독교이니 그 체계를 교묘하게 본떠 북한 체제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주체사상교’는 세계 10대 종교가 됐다.

아버지 김형직은 평양 장대재교회에서 설립한 신학교이자 우리나라 최초의 대학인 숭실학교를 나왔다고 한다. 1백년 전 동양에서 가장 큰 교회였던 장대재(장대현)교회는 지금 동상과 소년궁전이 있는 만수대에 있었다.

주씨는 “만수대 동상 앞에서 김정일이 죽었다고 장군님 하면서 눈물 흘리는데, 그 자리가 선조들이 하나님을 찬양하던 자리였으니 참 역설적이지 않을 수 없다”며 “통일이 되면 지금 서울에 있는 숭실대가 평양으로 돌아가든지 분교라도 내든지 할 것이고 평양에도 교회가 엄청나게 생겨날텐데, 수령님 장군님 하던 평양 시민들이 교회에서 주여 주여 하며 기도할 모습을 상상하니 정말 뭐라 할 말이 없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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