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CC 초혼제’ 주인공 정현경 씨, 한국 돌아오다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무슬림 17개국 순례기 펴내 출판기념회

▲지난 2004년 동성애 옹호 강연에 나선 정현경 씨(맨 오른쪽)의 모습. ⓒ크리스천투데이 DB

▲지난 2004년 동성애 옹호 강연에 나선 정현경 씨(맨 오른쪽)의 모습. ⓒ크리스천투데이 DB

21년 전인 1991년 2월 호주 캔버라 WCC 제7차 총회에서 36세의 나이로 ‘초혼제’를 진행했던 당시 이화여대 기독교학과 조직신학 교수 정현경 씨(뉴욕 유니언신학대)가, 내년 WCC 제10차 총회를 앞둔 한국에 이슬람 순례여행기 <신의 정원에 핀 꽃들처럼-신학자 현경이 이슬람 순례를 통해 얻은 99가지 지혜(웅진지식하우스)>을 가지고 돌아왔다.

정현경 씨는 한국에서 17개 이슬람 국가를 순례하고 돌아와 책을 펴냈고, 지난달 27일 출판기념회 대신 불교 승려 법륜이 했던 ‘즉문즉설’에 나서기도 했다. 정 씨는 신부와 수녀, 승려와 무슬림, 목회자 등 2백여명이 참여한 행사에서 “이슬람 순례를 통해 애정결핍증이 많이 치유됐다”며 “이제 여성만이 아니라 남녀노소, 동물들과 식물들까지 모두가 자기답게 살며 자기의 꽃을 피우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정 씨는 “터키나 튀니지 등 상당수 이슬람 국가들이 법적으로 일부다처제를 금하고 있고, 일부다처제도 남편이 전쟁에서 죽어도 다른 남자의 첩이나 정부가 아닌 정식 부인으로 권리를 주장할 수 있도록 한 배려에서 출발했다”며 “꾸란에는 여성들의 재산권이 보장돼 있고, 남편이 성생활을 만족시켜주지 못할 때 갈아치울 권리도 보장돼 있다”는 말로 이슬람을 옹호했다.

정 씨는 “이슬람과 타 세계를 잇는 종교의 동시통역사가 되고 싶다”며 “책을 계기로 세계 여성이 무슬림 여성들과 직접 교류할 수 있는 길이 열렸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WCC를 연구해 온 조영엽 박사의 책 에 따르면 정 씨는 이화여대를 떠난 뒤 1999년 히말라야에서 1년간 수행했고, 2000년 겨울 머리를 깎고 계룡산 신원사에서 승려들과 함께 살았다. 2003년부터는 차도르를 쓰고 이슬람 국가에서 살았으며, 현재 대표적인 자유주의 신학교인 뉴욕 유니언신학대 아시아계 최초 종신교수로 있다.

정 씨는 지난해 12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종교적 배경이 달라도 친구가 되는 것이 왜 중요한가”는 질문에 21년 전 ‘초혼제’를 언급하면서 “종교도 어찌 보면 치유를 위한 약”이라며 “나와 가장 다른 사람을 친구로 만드는 능력, 그게 평화를 만드는 능력”이라고 답했다. 이 언론은 그의 초혼제 메시지를 “동양의 토착문화와 기독교의 조화”라고 소개했다.

정 씨는 당시 소복 차림으로 초혼제에서 종이를 불태우며 호주의 벌거벗은 원주민들과 함께 퍼포먼스를 연출했고, 타고 남은 재를 강연장 천장으로 날려보냈다. ‘애굽인 하갈’부터 시작해 고난받은 여성들의 ‘혼’을 불러낸 초혼문에 대해 조 박사는 “무속신앙적인 제사를 지냈고, 예수를 ‘해방자’라 했으며, 한 맺힌 죽은 사람들의 영과 성령을 동일시했다”며 “흙과 공기, 물까지 불러내면서 물질에도 영혼이 있다는 일종의 범신론(물활론)까지 등장한 셈”이라고 비판했다.

정 씨는 이같은 행위를 했음에도 지난 1998년 짐바브웨 하라레 WCC 제8차 총회에 다시 참석할 수 있었다. 그는 “그리스도가 천국에 이르는 유일한 길인가?(요 14:6)”는 질문에 “예수님이 실수한 것(Jesus has mistaken)”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조영엽 박사는 정 씨에 대해 ‘불교적 페미니스트 기독교 신학자로, 불교·도교·이슬람교를 공부했다’고 설명했다.

주요 언론들은 정 씨를 ‘신학자’로 소개하고 있으며, 종교간 벽을 넘나드는 ‘특이한’ 인물이기 때문에 비중있게 다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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