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터게이트 사건 후 수감, 극적 회심한 역사적 복음주의자
감옥선교회(Prison Fellowship Ministry) 척 콜슨 대표가 21일(이하 현지시각) 오후 소천했다. 향년 80세.
콜슨 대표는 지난달 30일 버지니아주 렌즈돈에서 열린 ‘침묵의 나선을 깨뜨리자’ 컨퍼런스에서 강연 도중 뇌내출혈로 쓰러졌으며 바로 다음날 수술을 했지만 조금 호전되는 듯하다가 지난주 화요일부터 급속히 악화돼 결국 사망했다.
감옥선교회측은 공문을 통해 “오늘 우리는 복음주의 교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지도자 중 한 명인 찰스 W. 척 콜슨을 잃었다. 감옥선교회와 기독세계관을위한콜슨센터의 창립자인 그는 토요일 오후 뇌내출혈 합병증으로 사망했다”고 전했다.
이번주 초 콜슨 대표의 위중한 상태가 알려지자 트위터를 중심으로 한 기독교인들의 기도 물결이 번져나갔으며, ‘본회퍼: 목사, 순교자, 선지자, 스파이’라는 책의 에릭 메탁사스 작가도 “그의 건강을 위해 함께 기도하자. 하나님은 무엇이든지 하실 수 있으시지 않은가?”라고 트윗하며 기도의 힘을 북돋기도 했다.
지금은 복음주의계 리더, 문화 평론가, 다수의 작품을 남긴 작가이자 감옥선교회의 창립자로 기억되는 그이지만, 한때는 리차드 닉슨 대통령의 특별보좌관으로 ‘손도끼 남’ ‘악랄한 천재’란 별명이 붙을 정도로 악명높은 시절도 있었다.
그는 1973년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감옥에 수감된 후 한 친구에게 전해받은 C.S.루이스의 ‘단순 기독교’ 책을 통해 극적인 삶의 전환을 경험한다. 이후 기독교인이 된지 2년 만인 1975년 ‘거듭남(Born Again)’이란 책을 써 큰 반향을 일으켰으며, 1978년 이 책을 바탕으로 그의 드라마틱한 삶이 동일한 제목의 영화로 제작되기도 했다.
이후 콜슨 대표는 비영리단체인 감옥선교회를 세우고 재활의 힘을 얻을 수 있도록 감옥수들을 돕고 그들을 신앙으로 변화시키는 일을 감당해왔다. 지난 30년 이상 부활절 주일에 한 번도 빼놓지 않고 감옥수들과 함께 보내왔던 그이지만, 안타깝게도 올해는 병원에서 보내야 했다.
지난 2008년 시민이 받을 수 있는 상 중 두번째 영예로운 ‘대통령 시민상’을 수상하면서, 그는 “내가 어떤 좋은 일을 했던지 그 모든 것은 워터게이트라는 깊은 우물 속에서 상처받은 죄인을 변화시켜 끌어내신 하나님으로 인함이다. 지난 35년 간 이룬 모든 일은 하나님의 은혜이며 그의 놀라운 통치로 인함임을 고백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대통령 시민상은 리차드 닉슨 대통령 당시 제정됐으며 ‘나라와 국민을 위해 모범적인 행동을 한 이들에게 수여하는 상’이다.
당시 백악관은 “척 콜슨 대표의 굳건한 믿음과 리더십을 통해, 전세계 많은 남성과 여성들이 사회로 돌아가 성공적 삶을 가꾸게 됐다. 미국은 수많은 사람들에게 삶의 목적을 새롭게 심어준 척 콜슨 대표의 선한 마음과 자비로운 노력을 높이 산다”고 했다.
감옥선교회는 현재 미국 50개주에 1,300여 시설 프로그램을 갖고 있으며 7,700개 교회와 협력 14,000명의 자원봉사자들이 함께하고 있다. 또 전세계 110개국에서 사역하며 각국 감옥수들에게 복음 전파를 통한 재활의 힘을 길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