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가 나의 교구”라 외친 ‘규칙주의자’

김은애 기자  eakim@chtoday.co.kr   |  

존 웨슬리

김학중 | 넥서스CROSS | 152쪽 | 7,000원

존 웨슬리는 1703년 영국의 엡워스에서 19남매 중 15번째로 태어났습니다. 19남매를 규칙적인 생활과 기도로 키운 어머니의 영향으로 그는 어린 시절부터 정직한 신앙생활을 할 수 있었고, 명문 옥스퍼드 대학에서 신성클럽(Holy Club)을 이끌며 공부합니다. 그들은 철저한 성경 연구와 헌신, 엄격한 규칙 속에서 클럽 활동을 했기 때문에 사람들이 ‘규칙주의자’(Methodist)라고 불렸는데, 이 명칭(Methodist)은 후에 감리교 이름이 됩니다.

15년 동안의 옥스퍼드 생활을 마친 후, 미국 조지아 주로 가서 아메리카 원주민에게 선교하려 할 때 배(시몬즈호)에서 의미 있는 일을 겪습니다. 약 80여 명의 영국인 승객과 27명의 독일 모라비안들이 탄 배가 폭풍을 만난 겁니다. 웨슬리를 비롯한 영국인들은 공포에 떨었지만 독일의 모라비안들은 폭풍 속에서도 전혀 두려워하지 않고 태연하게 찬송을 불렀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조지아에 도착한 웨슬리는 모라비안 지도자인 스팽겐버그 목사에게 선교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조언을 구했는데, 그 목사는 엉뚱한 질문으로 웨슬리에게 되묻습니다. “당신이 하나님의 아들임을 성령이 증거한다는 확신이 있습니까? 예수께서 당신을 구원하셨다는 것을 아십니까?” 웨슬리는 당황하면서 “예, 나는 그분이 나를 구원하시려고 죽으셨기를 바랍니다” 라고 대답합니다. 아직 구원의 확신도 없이 선교사 사역을 나간 자신의 실존을 보게 된 겁니다.

그리고 영국에 돌아온 웨슬리는 런던 올더스게이트 집회에서 말씀을 들으면서 회심을 경험합니다. 이 회심은 사도 바울의 회심과 어거스틴의 회심과 더불어 교회사에서 가장 위대한 회심으로 꼽히는 사건입니다. 1738년 5월 24일에 경험한 이 회심이 있기 전에 웨슬리는 그리스도인이 아니었다고 고백합니다. 저는 이 고백이 참 용감하고 진실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연약함과 내려놓음의 고백이 있었기 때문에 하나님께서 놀랍게 쓰셨다고 믿습니다.

이 회심 이후 웨슬리는 ‘개인적 성결’과 ‘사회적 성결’을 강조하며 놀라운 부흥 운동을 이끌면서 이렇게 말합니다. “회개가 종교의 현관과 같다면 믿음은 문과 같고 성결은 종교 그 자체다.” 결국 그의 설교 목적은 진정한 회심과 그에 따르는 성결한 삶의 열매였던 겁니다. 콘월 지방의 치안 판사는 이런 고백까지 했습니다. “감리교 설교자들이 문제아를 모조리 새사람으로 바꾸어 놓았기 때문에 나는 할 일이 없습니다. 아직도 술주정뱅이, 깡패, 아내를 괴롭히는 남자, 남편에게 바가지를 긁는 아내가 있거든 어서 웨슬리에게 데려다 주십시오. 그가 즉시 그들을 새로운 사람으로 변화시켜 줄 것입니다.” 18세기 영국 사회는 술독에 빠진 사회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만큼 술집, 양조장, 알코올 중독자가 많았는데, 웨슬리는 금주 운동을 추진해서 사회 개혁을 많이 이루었습니다. 한번은 웨슬리 설교를 방해하러 온 양조장 주인이 설교를 듣고 회개하며 양조장을 없애버리는 일도 있었습니다.

사실 웨슬리는 감리교를 만들려는 의도가 없었지만, 성공회는 교회 밖에서 설교하는 것을 금하고 있었습니다. 웨슬리는 약한 자들이 교회에 들어오지 못하는 상황에서 어디서든 설교를 했습니다. “세계가 나의 교구(The world is my parish)”라는 유명한 말이 여기서 나옵니다. 생전 복음을 전한 거리가 37만 400km나 되었고, 88세의 나이로 하나님의 부름을 받을 때 “세상에서 제일 좋은 것은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계시는 것(임마누엘)이다.”라고 고백합니다. 영국의 웨스트민스터 사원에 세워진 기념비에 동생 찰스 웨슬리는 이런 글을 남겼습니다. “하나님은 그 일꾼을 장사하시나 그의 사역은 계속 하신다.”

이훈 목사(하늘뜻섬김교회 담임) www.servingod.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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