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맞아 더 많은 사람 모인 ‘통일광장 기도회’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김문수 지사·오길남 박사·박선영 전 의원·이애란 박사 등 참석

▲성도들이 6·25를 맞아 서울역을 가득 메운 가운데 기도회가 진행되고 있다. ⓒ이대웅 기자

▲성도들이 6·25를 맞아 서울역을 가득 메운 가운데 기도회가 진행되고 있다. ⓒ이대웅 기자

매주 월요일 서울역 광장에서 열리고 있는 ‘통일광장기도회’가 6·25 62주년을 맞아 ‘통일광장국민대회’로 오후 8시부터 개최됐다.

2012년 상반기 마지막 기도회로 모인 이날 대회는 6·25를 맞아 북한인권법을 처음으로 발의했던 김문수 경기도지사를 비롯해 탈북자들의 대모 박선영 의원, 탈북자 출신 첫 국회의원인 조명철 의원, 북한인권운동가로 국회의원에 입성한 하태경 의원, 여성 1호 박사 탈북자 이애란 박사 등이 참석했다.

찬양과 6·25전쟁의 동영상 상영이 50여분간 이어진 후 연사들의 발언이 이어졌다. 가족들과 생이별의 아픔을 겪고 있는 ‘통영의 딸’ 오길남 박사는 “25년간 고초를 겪은 두 딸을 위해, 아니 더 오랜 세월 동안 죽을 고생을 하고 있는 북한 주민들의 해방을 위해 여러분들의 기도를 부탁드린다”며 “아내가 간염으로 죽었다는 북한의 발표는 조작일 것이다, 아니 그들이 내 아내를 죽였을 것이다”고 절규했다. 오 박사는 26일 스위스 제네바로 출국해 유엔인권이사회에서 ‘통영의 딸’ 문제를 증언한다.

▲김문수 지사가 발언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김문수 지사가 발언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김문수 지사는 “여러분들이 죄 없이 고통당하는 북한 주민들을 위해 계속해서 간절히 기도한다면 하나님께서 우리의 기도를 들어주실 것”이라며 “통일 후 유럽 최강국이 된 독일처럼, 우리나라도 통일이 되면 아시아를 선도하는 국가가 될 것을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김 지사는 “이곳 남한에는 십자가가 너무 많다는데, 북녘 땅은 십자가가 하나도 없이 깜깜하다”며 “신앙의 자유, 이동의 자유도 없는 그곳에도 ‘탈북자’ 라는 단어가 없어지는 날이 언젠가 찾아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선영 전 의원은 “우리가 1년 중 6·25 하루만 통일을 생각하고 국군포로와 소년병을 기억한다면 통일은 쉽게 찾아오지 않을 것”이라며 “60년간 조국이 구해주기를 기다리던 국군포로들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전 의원은 “하버드와 옥스포드가 훌륭한 것은 자기 나라 뿐 아니라 전세계의 자유와 해방을 위해 목숨을 바친 동문들을 기억하는 ‘혼’이 살아있기 때문”이라며 “서울에도 기독교 대학이 10곳 넘게 있지만, 6·25 전쟁이나 베트남전에서 스러져간 동문들을 기억하고 그들의 이름을 기리는 ‘메모리얼 처치’가 있는가” 라고 반문했다.

조명철 의원은 “저는 한국에 와서 하나님을 믿으라고 했을 때, 처음에는 ‘하나님이 계시면 남북의 차이가 이렇게 클 수 있나’ 하고 생각했다”며 “하지만 지금은 ‘반쪽이라도 이렇게 성장시켜 주셔서 감사’하고, 6·25 때 폐허가 된 것을 생각하면 오늘의 대한민국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이렇게 피와 땀으로 세워진 역사를 부정하고 북한을 미화하는 세력이 있을 줄은 몰랐다”며 “그들이 부정하는 애국가 가사처럼 우리나라는 ‘하나님이 보우하시는 국가’가 됐고, 북한은 하나님 믿는 사람들을 핍박하고 죽였기 때문에 저리 되고 말았다”고 전했다.

탈북자들을 위해 18일간 단식했던 이애란 박사는 “저희들은 주체사상과 공산주의를 선택한 게 아니라 그곳에 태어난 죄밖에 없기 때문에, 그들이 말했듯 ‘변절자’가 아니다”며 “우리가 변절자라면 그는 북한 최고인민회의로 가야지 왜 우리나라 국회로 들어갔는가” 라고 비판했다. 이 박사는 “그들이 말하는 ‘국가’ 아리랑은 북한에서 10만명이 집단으로 체조를 하는 노래로 ‘김정일의 정신’을 뜻한다”며 “더 많은 사람들이 기도하러 모여야 하고, 이 모습을 북한에 보여줘야 한다”고 부르짖었다.

▲이애란 박사가 기도회를 인도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이애란 박사가 기도회를 인도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이날 모인 5백여명의 성도들은 6·25 전쟁을 잊고 종북세력에 의해 나라가 위태로워진 것을 회개하면서, 북한인권법 제정과 중국의 탈북자 강제북송중단 촉구를 위해 한 마음으로 기도했다.

지난해 10월 31일 첫 기도회가 열린 후 ‘통일의 그날까지’ 계속 진행될 예정인 통일광장 기도회는 이날로 35번째를 맞았다. 서울에서 시작된 기도의 불길은 현재 부산과 대전, 원주와 구미, 당진과 청주, 안양으로 번져갔고, 지구 반대편 뉴질랜드에서도 같은 시각에 타오르고 있다. 이러한 기도의 위력은, 기도회가 시작된지 두 달도 되지 않은 지난해 12월 김정일의 급사로 입증되기도 했다.

기도회는 에스더기도운동(대표 이용희 교수)을 주축으로 한 통일광장기도연합에서 주관하고 있다. 기도운동에 앞장서고 있는 이용희 교수는 모태신앙으로 자라나 어려서부터 기도하는 어머니의 신앙을 물려받았고, 서강대를 졸업하고 미국으로 유학한 후 워싱턴대 대학원에서 경제학 석사, 예일대 대학원에서 국제개발경제학 석사를 받았다. 이후 외국계 은행에서 근무하다 유엔 개발계획 컨설턴트로 일했고, 지금은 경원대 교수로 일하고 있다.

이 교수는 1990년대 북한을 위한 기도모임에 참여하면서 ‘기도의 능력’을 체험했고, 에스더기도운동을 통해 동성애 허용과 종북세력 창궐, 나꼼수 열풍과 기독교 탄압 등 국가·사회적인 위기가 찾아올 때마다 강력한 기도운동으로 이를 타개하면서 한국 기독교 발전에 이바지했다. 특히 기도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인 ‘행동’에도 나서면서 기독교 시민운동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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