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들의 쓸쓸한 명절, 한국교회가 위로했다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탈북교연, 한가위 위로예배… 수기 공모 입상자 시상도

▲명성교회에서 탈북난민 한가위 위로예배가 진행되고 있다. ⓒ이대웅 기자

▲명성교회에서 탈북난민 한가위 위로예배가 진행되고 있다. ⓒ이대웅 기자

사선을 넘어 자유의 이 땅에 힘겹게 정착한 탈북자들은 두고 온 고향과 가족 친지들이 누구보다 간절하고 그립다. 돌아갈 수도, 만날 수도 없기 때문이다. 민족 최대의 명절 추석이 더 외롭고 쓸쓸한 이들을 한국교회가 위로했다.

탈북난민북한구원 한국교회연합(대표회장 김삼환 목사, 이하 탈북교연) 주최 탈북난민 한가위 위로예배가 23일 오후 주일찬양예배를 겸해 명성교회에서 개최됐다.

최병두 상임회장 사회로 열린 위로예배에는 탈북자 500여명이 초청됐다. 한 관계자는 “그간 대형교회들이 탈북자들을 초청하고 섬기는 일이 많지 않았다”며 “이렇게 탈북자들을 향해 손을 내밀어준 것만 해도 이들이 큰 위로를 받을 것”이라고 전했다. 명성교회는 이날 탈북자들에게 저녁식사와 명절 선물을 제공했다.

김기원 목사(장위제일교회)의 기도와 최관섭 목사(진광교회)의 성경봉독 후에는 이정익 목사(신촌성결교회)가 설교했다.

이정익 목사는 ‘먼저 할 일(마 6:33)’이라는 제목의 설교에서 “그리스도인이라면 나라를 사랑하게 돼 있고, 정상적인 신앙을 가지고 있다면 애국자가 되고 이웃을 사랑한다”며 “일제 시대만 생각해 봐도 나라가 힘이 있어야 한다는 게 절실한데, 북한을 바라보면 안타깝다”고 입을 열었다.

이 목사는 “그곳에는 우리의 형제들이 굶주리고 꿈을 잃은 채 살아가고 있는데, 이는 사람에게 가장 힘든 것 2가지”라며 “남북 문제는 군사력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개입하셔야 해결되는데, 하나님의 때가 되면 제2차 세계대전 때 히틀러와 일본의 패망이 그러했듯 남북 문제도 부작용 없이 회복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김삼환 목사(오른쪽)가 한 탈북수기 공모 입상자에게 시상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김삼환 목사(오른쪽)가 한 탈북수기 공모 입상자에게 시상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이후에는 ‘북송반대와 북한구원을 위하여(정도출 목사)’, ‘나라와 민족을 위하여(고충진 목사)’ 각각 기도했으며, 지덕 목사(한기총 증경회장)가 격려사했다. 또 이재창 목사(수원순복음교회)는 “생명을 걸고 남한에 찾아오신 2만 5천명 탈북자 여러분들을 환영한다”며 “하나님께서 여러분과 함께하시니 자유 대한민국에서 큰 꿈을 펼치시길 바란다”고 축사했다.

탈북자 대표로 인사를 전한 홍순경 위원장(북한민주화위원회)은 “이러한 자리를 마련해 주신 명성교회 성도들과 김삼환 목사님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북한에 있었을 때, 남한에서 이러한 뜨거운 환대를 받을 줄 상상해 보지 못했다”고 전했다. 홍 위원장은 “자유를 찾아 차디찬 국경을 넘은 수십만 탈북자들 중 한국에 온 이들은 2만 5천명에 불과하다”며 “우리의 성공적인 정착만이 통일을 앞당기는 길이라는 것을 기억하고 열심히 일하고 잘 정착해 기대에 보답하겠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이날 신학교 입학 10년만에 개척하여 첫 예배를 드렸다는 정순희 목사(길동무교회)가 간증을 전했고, 탈북수기 공모 입상자들에게는 시상이 진행됐다. 시상식을 주재한 김삼환 목사는 “말로 형언할 수 없는 고통을 당하신 여러분들께 무슨 말씀으로 위로를 드릴 수 있겠나”며 “밤이 깊을수록 새벽이 더 가까워옴을 믿고, 저희는 더욱 여러분들을 위해 기도하겠다”고 밝혔다.

김충립 목사(탈북교연 공동회장)는 “22곳의 탈북단체와 연대하고 있는 탈북교연은 지난 6일 8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중국대사관 앞에서 집회를 개최했다”며 “11월 1일로 예정된 다음 집회에도 많은 참석을 바란다”고 말했다. 예배는 신신묵 대표회장(한국기독교지도자협의회)의 축도로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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