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브더칠드런, 근절 촉구하는 캠페인 펼쳐
18개월 간 계속된 시리아 유혈사태로 인해 250만 여명의 주민이 인도적 지원이 절실한 상태에 처했으며 이 가운데 절반은 아동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고문을 당했다는 아동들의 증언이 잇따르는 등 시리아에서 아동의 인권 유린이 심각한 상태로 치닫고 있다.
요르단과 레바논의 시리아 국경지대에서 구호활동을 펼치고 있는 국제구호개발NGO ‘세이브더칠드런’은 25일 지난 두 달간 국경을 넘어온 시리아 난민이 10만 명에서 25만 명으로 급증했다면서 이는 기록적인 숫자라고 밝혔다. 현재까지 시리아 유혈사태로 인한 사망자는 1만7천~ 2만2천명이며 이 가운데 상당수가 아동인 것으로 추정된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유엔이 추산한 인도적 지원이 필요한 사람 250만 명 중 절반 가량이 아동이라고 지적했다.
최근에는 직접 고문을 당했다는 아동의 증언이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25일 난민캠프에서 만난 아동의 증언을 모은 “형언할 수 없는 잔혹함-시리아 아동의 이야기(Untold Atrocities: The Stories of Syria’s Children)”를 펴냈다. 다음은 자료집에 실린 증언의 일부.
와엘(16)/ “방에 있던 6살 남자 아이가 제일 심한 고문을 당했어요.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영문을 모르던 아이였는데 심하게 고문당하고 사흘간 아무런 음식과 물도 받지 못했습니다. 그 아이가 간신히 버티다 죽는 걸 내가 직접 봤습니다”
칼리드(15)/ “(팔목의 상처를 보여주며) 그들은 제 팔목을 묶고 다리가 땅에 닿지 않게 매달았어요. 그리고 심하게 때렸습니다”
하산(14)/ “군인들이 아이들을 끌어다 인간 방패를 만드는 걸 목격했습니다. 대학살 이후 시체들이 부상당한 사람들과 함께 바닥에 흩어져 있었고, 그 뒤 이틀간 개들이 죽은 시체를 먹기도 했어요”
모하마드(17)/ “우리 마을에서 두 살 먹은 아이가 총에 맞아 숨지는 걸 봤습니다. 군인들 물러가라는 시위에 일부 아이들이 참여했는데 그에 대한 보복으로 6살 아이를 잡아다 손톱을 뽑는 고문을 했어요”
모우사(15)/ “영문도 모른 채 감옥에 끌려가서 시체들을 치우지 않은 방에 22일간 갇혀 있었습니다. 매일 맞고 전기고문을 당했습니다”
아동들은 “군인들이 학교를 점령해 고문센터로 만들고 있다”고 증언했다. 이처럼 고의적으로 학교와 병원을 공격하는 악랄한 방식으로 폭력이 자행되고 있다. 현재 시리아에서 민간인 살해와 폭력이 가장 심한 도시는 데라아(Dera’a)와 홈스(Homs) 지역이며 폭력은 정부군과 반군 모두에 의해 자행되고 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난민 캠프에서 수집한 아동의 증언 대부분은 그 동안 유엔과 인권 단체들에 의해 보고된 권리침해 상황과 일치한다고 밝혔다. 대부분 가족과 함께 심야를 틈타 걸어서 국경을 넘은 아동들은 대학살 목격으로 인한 악몽, 야뇨증, 자기학대, 실어증세 등 심각한 정신적 충격을 겪고 있다. 난민캠프의 한 15세 소녀는 충격으로 인해 6,7세처럼 행동하는 정신적 퇴행 증세도 보였다.
세이브더칠드런은 현재 요르단에 100명, 레바논에 75명의 스태프가 상주하며 난민캠프의 아동과 가족에 대한 생필품, 보건의료서비스 지원과 함께 심리적 치료를 제공하는 아동친화공간을 만들고 학교 운영 등을 돕고 있다. 요르단에서만 25개의 아동친화공간을 세웠고 시리아의 난민 아동이 다닐 수 있도록 41개의 학교를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난민 아동 지원을 위한 재원이 심각하게 모자라는 실정이다.
세이브더칠드런은 25일 전세계에서 시리아 아동을 돕기 위한 모금과 함께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에게 아동에 대해 자행되는 모든 범죄를 기록하고 조사하도록 촉구하는 서명 캠페인을 시작했다. 이 단체는 2주간 전 세계에서 서명을 전개한 뒤 이를 모아 유엔 사무총장에게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국 서명은 세이브더칠드런 코리아 홈페이지(www.sc.or.kr)를 통해 참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