롬니 공개 지지한 빌리 그래함 목사, 교계 비판 직면

애틀랜타=박현희 기자  newspaper@chtoday.co.kr   |  

“이단인 몰몬의 성장 돕는 격” “성경 아닌 정치적 입장에 치우쳐”

▲빌리 그래함 목사. ⓒ빌리그래함전도협회(BGEA)
▲빌리 그래함 목사. ⓒ빌리그래함전도협회(BGEA)

미트 롬니 미 대선 후보를 공개 지지한 빌리 그래함 복음주의 연합(The Billy Graham Evangelical Association, 이하 BGEA)이 보수와 진보 양측 모두에게 비판을 받고 있다.

빌리 그래함 목사와 그의 아들이자 실제 BGEA를 이끌고 있는 프랭클린 그래함 목사는, 이번달 초 노스캐롤라이나 자택에서 롬니 후보와 만났다. 빌리 그래함 목사는 이 자리에서 롬니의 ‘(기독교적) 가치관들과 강한 도덕적 신념’을 높이 평가했다.

이후 BGEA는 웹사이트와 언론 광고 등을 통해 “남성과 여성 간에 이뤄지는 성경적인 결혼을 지지하고 생명의 존엄성을 지키며 종교자유를 수호할 후보에게 투표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또 “성경은 이런 이슈들에 대해 명확히 이야기하고 있다. 나와 함께 미국을 위해 기도하고 우리가 우리의 중심을 하나님께 돌리기 위해 기도하자”고 강조했다. 이는 동성결혼과 낙태를 찬성하는 오바마 대통령이 아닌, 롬니 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지하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더군다나 이 광고는 BGEA 웹사이트에서 “몰몬은 이단”이라는 내용의 글이 삭제된 이후 나온 것으로, 더욱 비난을 야기하고 있다. 보수와 진보 진영은 모두 빌리 그래함 목사의 롬니에 대한 공개 지지에 실망을 표명했다.

복음주의자 빌 켈러 목사는 “크리스천들이 롬니에게 표를 주는 것은 이단인 몰몬이 성장하는 것을 도와주는 격이 된다”고 경고했다. 그는 그래함 목사가 공화당 후보를 지지하기로 결심한 때를 ‘슬픈 순간’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케이스 웨스턴 리저브 대학 종교학 교수이자 학자이며 작가인 티미씨 빌 교수는, 그래함 목사에게 공개편지를 띄워 “정치적 이슈에 대해 치우친 목소리를 냄으로써 복음주의자들에게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빌리 그래함 목사가 특정한 정당을 지지하기로 한 자신의 결심을 공개적으로 표명한 것은 나에게 큰 고통으로 다가왔다. 집안 전체에서 빌리 그래함 목사를 ‘하나님의 사람’으로 알고 자랐고 그의 사역에 감동을 받아온, 나는 결혼에 관한 성경의 정의를 성경에서 말하는 그대로 믿으라고 하지 않고 정치적 입장에 따라 롬니를 지지하게 되는 것에 실망했다”고 적었다. 빌 교수는 ‘성경이 말하게 하라’고 강조했다.

빌리 그래함 목사의 대변인인 래리 로스 씨는 크리스천포스트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그래함 목사는 60년 이상 공적인 사역 가운데 어떤 정파에도 치우치지 않고자 노력해 왔다. 2010년 4월 오바마 대통령과 2008년 캠페인에서 공화당 대선 후보로 지명될 것으로 예상됐던 존 맥케인 상원의원의 방문을 포함해, 몇몇 정치인들과 대선 후보들이 그래함 목사님을 방문하는 동안 항상 그런 견해를 유지해 왔다. 그래함 목사는 정치적인 이슈들을 존중하는 동시에, 성경적인 세계관을 옹호하고 성경적 가치관들을 지켜내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입장을 표명했다.

한편 로스 씨는 “그래함 목사는 11월 7일 94세가 되며 노환으로 인한 시력 감퇴나 여러 가지 신체적인 한계들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활동적인 마인드를 갖고 생산적인 활동을 하고 있으며, 내년 봄 출간을 앞둔 ‘나의 대답들(My Answers)’ 집필에 전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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