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워싱턴주, 동성결혼 합법화 최종 통과

시애틀=김브라이언 기자  seattle@chdaily.com   |  

동성애 권익 보장 법안 줄줄이 상정될 듯

워싱턴주가 미국에서 10번째로 동성결혼을 합법화했다.

워싱턴주에서는 오는 12월 6일(이하 현지시각)부터 동성결혼 합법화가 시행되고, 동성커플에 대한 결혼증명서가 발급된다. 더불어 게이 또는 레즈비언 동거인들이 주정부의 각종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법안 승인이 가속화될 예정이다.

주민투표에 부쳐진 워싱턴주 동성결혼 합법화는 찬성이 51.96%(1백10만4천25표), 반대가 48.04%(1백2만8백12표)로 최종 승인됐다. 찬반 득표수가 8만3천여 차이를 보였다.

올해 초 동성결혼 합법화 법안의 주요 지지자였던 에드 머레이 상원의원(민주당)은 “결혼은 사회에서 정의하는 가족을 말한다. 결혼은 커뮤니티가 인정하듯이 서로를 사랑하는 커플들의 결합”이라고 선언하며 워싱턴주의 동성결혼 승인을 환영했다.

워싱턴주 동성결혼 지지단체인 ‘WUM’(Washington United for Marriage)은 “이것은 분명한 승리”라며 “워싱턴주 동성결혼 합법화는 워싱턴주의 역사적인 날이며, 미국의 역사적인 날”이라고 밝혔다.

▲워싱턴주 카운티 별 동성결혼 찬반 투표 결과, 시애틀을 중심으로 대도시에서 찬성 여론이 우세한 것을 볼 수 있다. ⓒSeattletimes

▲워싱턴주 카운티 별 동성결혼 찬반 투표 결과, 시애틀을 중심으로 대도시에서 찬성 여론이 우세한 것을 볼 수 있다. ⓒSeattletimes

동성결혼 합법화 찬성 여론은 시애틀을 중심으로 한 대도시에서 강했다. 이번 동성결혼 승인은 킹카운티에서 67.6%, 제퍼슨 카운티에서 64%의 찬성표가 쏟아지는 등 시애틀을 중심으로 한 인구 밀집 지역의 동성애 찬성 여론이 동성결혼 합법화를 주도했다.

실제로 워싱턴주 내 39개 카운티 가운데 무려 31개 카운티에서는 동성결혼 합법화 반대 여론이 강했다. 프랜킨, 가필드, 아담스, 링콘 카운티에서는 동성결혼 반대 여론이 70%가 넘었고, 기타 여러 주에서도 동성결혼 반대 여론이 60%를 상회했다.

워싱턴주는 동성애자 파트너십을 인정한 2006년부터 꾸준히 동성애자들의 권익을 넓혀왔다. 특히 서북미 지역에 본사를 둔 마이크로소프트, 스타벅스, 타켓, 나이키, 벌컨, 아마존 같은 대기업들이 동성결혼을 지지하고 나섰다. 워싱턴주에 본사를 두고 있는 아마존닷컴의 설립자 제프 베조스는 동성결혼 합법화가 주민 투표에서 통과되도록 2백50만 달러 기부에 합의하기도 했다.

동성결혼 지지측은 대기업들을 포함한 2만7천명의 개인 기부자들을 통해 1,200만 달러를 모금하며 대대적인 캠페인을 벌였다.

워싱턴주 동성결혼 합법화 법안은 올해 주 상하원 통과에 이어 2월 13일 그레고리 워싱턴 주지사가 서명했었다. 결과 발표 이후 워싱턴주 가족정책 연구소를 중심으로 한인교회에서도 반대를 위한 서명운동이 전개 됐으며, 6월 6일까지 12만577명의 서명이 필요한 가운데 24만명을 넘는 기록적인 반대 서명으로 주민투표에 상정시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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