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시 난항 겪는 기하성 여의도-서대문 통합 추진

신태진 기자  tjshin@chtoday.co.kr   |  

조용기 목사 ‘임시 통합총회장’ 추인 보류 두고 설왕설래

조용기 원로목사를 중심으로 한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기하성) 교단 통합 움직임이 난항을 겪고 있다.

기하성 여의도순복음(총회장 이영훈 목사)측은 7일 오후 1시 제61차 1회 실행위원회를 열고, 조용기 원로목사를 ‘임시 통합총회장’으로 추인하는 특별안건을 논의했으나, “절차적·법적 근거가 부족하다”며 결정을 보류했다.

지난 4일 조용기 원로목사는 여의도측과 서대문측의 증경총회장 등 60여명의 중진 목회자들이 모인 자리에서, “기하성 교단은 ‘하나되어야 한다’는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다”며 자신을 임시 통합총회장으로 세워 교단 통합을 이끌게 해 달라고 호소했었고, 양측은 15일 ‘통합을 위한 기도회’를 열고 조 목사를 임시통합총회장에 추대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

이영훈 총회장도 실행위원회에서 “조용기 원로목사님의 뜻을 인정한다. 조 목사님께 임시 통합총회장의 권한을 부여하는데 동의해줬으면 좋겠다”고 밝혔으나, 일부 실행위원들의 반론에 의해 결국 결정이 보류됐다. “법적 근거 없이 인준해주는 것은 불가하기에 통합추진위원회(통추위)에서 이를 갖춘 후 결의하자”는 것이다.

실행위원들은 “이전에 (여의도측) 정기실행위에서 내논 통합 원칙을 통추위가 지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여의도측이 지난해 4월 발표한 통합 원칙에는 ‘재단 이사들의 전원 사퇴 건’ 등 민감한 사안이 담겨 있다.

한 실행위원은 “(서대문측) 재단이사들의 사퇴서를 미리 법적으로 공증해 놓은 다음, 총회에서 재단이사들을 뽑아 인준해야 한다. 먼저 통합총회장을 선임하고 나중에 법을 만드는 것은 불법이다. 합의조건도 나와 있기 때문에 법을 만드는 것이 우선이다. 서대문측은 ‘여의도가 고집 부려 통합하지 않는다’고 말하는데, 먼저는 서대문측의 입장부터 면밀하게 살펴보고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의도측은 통추위에서 법적 근거를 만들면 다음 실행위에 안건을 상정하고 다시 결의한다는 입장이다. 통추위원들은 회원들의 제안에 따라 재구성됐다.

이에 대해 서대문측 한 인사는 “법적인 근거가 부족하다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는 내용이다. 그럼에도 실행위에서 통합 추진이 잘 안 되기 때문에 조용기 원로목사님께서 ‘선 추대 후 추인’해준다면 일사천리로 통합을 추진하겠다고 말씀하신 것 아닌가”라며 “법적인 근거가 부족하다는 것은 사실상 통합의 주도권을 잡아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싸움”이라고 주장했다. 여의도의 일부 인사들이 조 목사를 중심으로 통합이 추진될 경우 기득권을 잃게 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여의도측에서는 ‘서대문측은 통합 논의를 하지 않고 있다’고 말하는데, 지난해 12월 27일 순복음한성교회(함동근 목사)에서 증경총회장, 위원장, 국장 지방회 임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종무식 및 연석회의가 사실상 실행위와 마찬가지”라며 “당시 박성배 총회장님과 중진 목회자들은 조용기 원로목사님의 뜻에 적극 지지를 표했다”고 밝혔다.

다른 한 인사는 “‘법에 따라 하자’는 주장을 할 것이라면 4일 모임에서 의사를 밝혔어야 할 것이 아닌가. 조용기 목사님 계실 때는 아무 소리 못하고, 이제 와서 법을 운운하며 딴소리를 하는 것이 말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여의도측과 서대문측은 지난 2008년 교단 분열 후 2차례에 걸쳐 교단 통합에 합의했으나 정기총회에서 부결됐다. 모두 통합에는 동의하지만, 교단 현안 문제에 대한 입장과 처리 방식에는 차이를 보인 것이다.

한 교단 관계자는 “이번 사안은 여의도 내 세 대결에 의해 결과가 날 것이다. 이번 실행위의 결정은 조용기 목사님께 ‘가만히 계시라’는 말한 것과 같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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