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더우드·헤론·알렌도 다툼 많았지만 말년엔 화해”

신태진 기자  tjshin@chtoday.co.kr   |  

김승태 박사, 양화진 역사강좌서 초기 선교사들 갈등 언급

▲한국기독교100주년선교기념관서 열린 ‘양화진 역사강좌’. ⓒ신태진 기자

▲한국기독교100주년선교기념관서 열린 ‘양화진 역사강좌’. ⓒ신태진 기자

(사)한국기독교역사연구소와 양화진문화원이 겨울방학을 맞아 1월 10일부터 2월 28일까지 9주 과정으로 매주 목요일 저녁 7~9시 한국기독교100주년선교기념관에서 ‘양화진 역사강좌’를 열고 있다.

이는 양화진외국인선교사묘원에 안장된 외국인 선교사들에 대한 학술적인 역사강좌로, 전문학자들의 연구 결과가 깊이 반영된다. 대상은 묘원 안내와 관련된 봉사자, 기독교 역사에 관심 있는 목회자와 교인·일반인들이다.

10일 저녁, 첫 강사로 나선 김승태 박사(세계선교신학대학 강사)는 ‘양화진과 외국인선교사묘원의 초기 역사’라는 주제의 강연에서 개항과 개신교 선교사들의 입국 역사, 그리고 개신교 선교사들의 활동에 대해 전했다.

김 박사는 언더우드, 알렌, 헤론 등 초기 선교사들 사이의 갈등에 대해서도 언급했는데, 그에 따르면 언더우드는 알렌이 제중원의학교 개교 등 많은 중요한 사안을 함께 협의하지 않고 독단적으로 처리하는 것에 걱정이 많았고, 그 때문에 선교사 사임을 생각할 정도로 갈등이 컸다고 한다. 언더우드가 쓴 편지를 보면 “알렌은 선교사들이 주지도 않은 권리를 독단적으로 쓰고 있다”는 내용이 나와 있다. 또 “이러한 갈등을 교단 질서에 따라 세상법으로 해결할 수는 없으나, 합당한 조치를 취해줄 것”을 총회에 요구했다고 한다.

헤론은 알렌이 의료 수입을 가난한 자들을 치료하는 것보다는 의료원의 규모를 늘리는 데 쓴 것에 불만이 있었다. 알렌 역시도 “헤론의 질투 때문에 업무가 힘들다”는 내용의 8쪽짜리 장문의 편지를 남겼다고 한다.

김 박사는 초기선교사들 사이의 갈등 원인을 선교방법과 선교관의 차이, 정세의 불안정과 정치적 역학관계, 열정과 혈기가 왕성한 20대 청년들, 선교경험 부족과 중재자 부재로 분석했다. 이들 사이에 매우 큰 갈등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말년에는 언더우드가 헤론의 병상을 끝까지 지켰고, 헤론과 알렌도 화해했다고 한다.

김 박사는 “조선왕조는 단 한 번도 기독교를 인정하지 않았으며 사교로 취급했다. 기독교인들은 국법에 따라 언제 잡혀 죽을지 모를 위험 속에서 선교했었다”고 했다. 조선은 1888년 4월 22일 기독교전도 금지령을 내렸다. 같은 해 6월에는 “선교사들이 조선 어린이를 유괴해 외국에 팔거나 잡아 먹는다”는 유언비어가 퍼져 영아소동이 일어나기도 했다. 조선은 불평등조약인 조일수교조약에서조차 일본의 기독교 서적 반입을 금지하는 사안을 요구했었고, 이외에 외교에서도 기독교 전도를 금지하는 사안을 요구했다고 한다.

한편 이후 강좌는 제2강(1/17) ‘근대 교육에 초석을 놓은 선교사들’ 이만열 박사(숙명여대 명예교수), 제3강(1/24) ‘조선인의 생명을 사랑한 선교사들’ 이용민 박사(한국기독교역사학회 총무이사), 제4강(1/31) ‘조선 여성을 깨워준 선교사들’ 하희정 박사(감신대 강사), 제5강(2/7) ‘조선 독립을 위해 헌신한 선교사들’ 김정권 박사(경희대 객원교수), 제6강(2/14) ‘한글 성경번역에 힘쓴 선교사들’ 송현강 박사(인돈학술원 전임연구원) 제7강(2/21) ‘소외된 이웃의 친구가 되어준 선교사들’ 이순자 박사(한국기독교역사연구소 책임연구원), 제8강 (2/28) ‘양화진 외국인선교사묘원이 오늘에 이르기까지’ 백시열 사무국장(한국기독교100주년기념재단)으로 짜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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