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 반대 입장’ 때문에… 美 대통령 축도자 교체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동성애 친화적 인물이 대체자 될 듯

▲루이 기글리오 목사.

▲루이 기글리오 목사.

오바마 대통령 이·취임식 축도자로 내정됐던 루이 기글리오 목사가 거부 의사를 전달했다. 기글리오 목사는 과거 자신의 동성애 관련 설교가 논쟁이 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이취임식위원회 대변인은 10일(현지시각) 성명을 통해 “동성애에 대해 긍정적인 신념을 가진 사람이 축도를 맡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애디 화이즈넌트(Addie Whisenant) 대변인은 “우리는 기글리오 목사를 선택할 당시, 그의 과거 발언에 대해 알지 못했다. 그의 과거 발언들은 나라의 번영과 포괄성(다양성)을 축복하기 위한 우리의 바람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같이 전했다.

화이즈넌트 대변인은 “우리는 현대판 노예제인 인신매매 근절 활동을 벌이고 있는 기글리오 목사의 리더십을 높이 평가해 그에게 축도를 요청한 바 있다. 현재 우리는 축도를 맡을 다른 사람을 찾고 있으며, 그 신념이 모든 미국인들을 받아들이고자 하는 행정부의 비전을 반영하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같은 논쟁은 지난 9일, 진보적인 성향의 블로그인 ‘씽크 프로그레스’(Think Progress)에 루이 기글리오 목사가 지난 1990년 중반, 많은 동성애자들 공동체의 공격적인 아젠다에 대해 기독교인들이 어떻게 확고하면서도 애정어린 응답을 해야하는지 설명한 설교가 올라오면서 불거졌다.

이 글이 거대한 후폭풍을 몰고 오자, 기글리오 목사는 오바마 대통령에게 서한을 통해 축도를 거절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애틀란타 로스웰의 패션교회 예배에 정기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한 기독교 여성은 “기글리오 목사님이 거절 의사를 밝힌 데 대해 실망스럽다”며 “나는 기글리오 목사님이 좋은 분이고, 현대판 노예제도 철폐를 위한 사역을 통해 전 세계적으로 수백만 명의 사람들을 돕고 있다고 믿는다. 나는 기글리오 목사님과 같은 분이 미국을 위한 축도를 이끌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단순히 동성애가 죄라고 생각하는 그분의 신념 때문에, 축도의 자격을 잃게 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즉,  동성애에 대해 목사님과 같이 느끼면서 우리가 모든 이들을 사랑해야 한다고 인식하고 있는 수백만 명의 기독교인들이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기글리오 목사의 편지는 동성애자들의 권리를 위해 활동하는 수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불러왔다.

미국의 동성애를 지지하는 공화당원들의 모임인 ‘로그 캐빈 리퍼블리컨스’(Log Cabin Republicans)의 자유교육포럼(Liberty Education Forum)을 맡고 있는 그레고리 T. 안젤로(Gregory T. Angelo)는 크리스천포스트(The Christian Post)에 보낸 메일에서 “기글리오 목사는 그의 인도주의적인 사역에 대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 그가 축도를 맡지 않기로 한 것은 잘한 결정이고 그의 겸손의 표현이다. 향후 우리는 동성애 수용과 하나님의 모든 자녀들을 사랑하는 이슈에 대해 기글리오 목사와 공개적인 대화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오바마 이·취임식 위원회는 동성애자로 알려진 시인 리차드 블랑코(Richard Blanco)에게 동성애 이슈와 관련한 그의 시를 낭독해 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으나, 기글리오 목사의 대체자는 아직 알려지지 않은 상태다.

<저작권자 ⓒ '종교 신문 1위' 크리스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신청

123 신앙과 삶

CT YouTube

더보기

에디터 추천기사

예수님 생일카페 CCC

도심 속 ‘크리스마스 진짜 주인공’ 찾으러… 2천 년 전으로 시간여행

로마 병정 복장으로 길거리 홍보 성탄 의미 알리려는 다양한 코스 CCC 유학생들 간사와 직접 사역 변화하는 시대 속 그리스도 소개 “예수님 생일카페, 가 보시겠어요?” ‘크리스마스 이브’인 12월 24일 낮 1시, 로마 병정 옷을 입은 청년 3명이 서울 종로구 혜…

한덕수 총리 권한대행 탄핵

헌법을 짓밟은 거대 야당의 겁박과 독재

거대 야당인 민주당이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에 대해 12월 24일로 예정했던 탄핵소추안 발의를 한 차례 연기했다. 12월 26일까지 내란 특검법과 김건희 특검법을 수용하고, 또 국회가 추천한 헌법재판관들 임명에 대해 입장을 밝히라고 연일 압박하고 있다. 그렇지 …

2024 올해의 책

문학부터 MBTI와 SNS, 정치와 과학… 교회 안팎에 대안 제시한 책들

‘책 읽는 그리스도인’ 문화 확산을 위해 매년 ‘올해의 책’을 선정하고 있는 크리스천투데이가 ‘2024년 올해의 책’을 선정했다. 지난 2014년부터 시작해 11년째를 맞이한 ‘크리스천투데이 올해의 책’은 2023년 12월 1일부터 2024년 11월 30일까지 기독 출판사에…

EXPLO7424 도시전도운동

목회자·성도 대다수 “‘해외 선교’보다 ‘국내 전도’가 시급”

기독교인들의 연령대별 ‘전도 활동률’을 조사한 결과, 19~29세가 가장 적극적이고 40대가 가장 소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목회데이터연구소(대표 지용근, 이하 목데연)가 ㈜지앤컴리서치와 함께 한국교회의 선교와 전도 현황을 점검하기 위한 대규모 실태 조사…

 길선주, 스크랜턴, 알렌, 헨리 데이비스

한국교회 빛내고 사회 발전 견인한 인물들 재조명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이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한 기독교 종교문화자원 보존과 활용을 위한 학술연구 심포지엄이 23일 오후 3시 한국기독교회관 조에홀에서 열렸다.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한교총이 추진한 종교문화자원 목록화 및 관광자원화 사업의…

러브라이프 태아 생명 낙태 사랑

성탄 전날, 강남역서 펼쳐진 ‘예수님 생신 선물 프로젝트’

12월 성탄·연말 이후 낙태 급증 선물과 함께 전단지와 엽서 나눔 러브라이프, 벌써 4회째 캠페인 12월 25일 성탄절 ‘예수님 생신’을 하루 앞둔 24일 ‘크리스마스 이브’, ‘태아로 오신 예수님’께 드리는 ‘생신 선물’ 프로젝트가 올해도 마련됐다. 24일 오…

이 기사는 논쟁중

인물 이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