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취임 선서에서 전통대로 “하나님 도우소서”

LA=김영신 기자  newspaper@chtoday.co.kr   |  

연설 도중 “동성애자 평등” 부르짖기도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 선서를 하고 있다. ⓒ백악관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 선서를 하고 있다. ⓒ백악관

21일(이하 현지시각) 오바마 대통령이 “So help me, God(하나님, 저를 도우소서)”이라는 말로 대통령 선서를 마무리지었다. 이 선서에서 그는 대통령의 직무를 충실히 수행하고 미국 헌법을 수호할 것을 하나님과 국민 앞에 약속했다.

오바마의 선서 마지막 문구인 “So help me God”은 실제 미국 대통령이 공식 선서문에는 없지만, 워싱턴 대통령이 처음 사용한 이래 전통처럼 이어져왔다. 그러나 정교분리 문제를 제기하는 반대자들에 의해 루스벨트 대통령은 이 구절을 외우지 않았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20일 백악관에서 선서할 때도 이를 사용했다.

올해 선서식에서 오바마는 링컨 대통령의 성경과 마틴 루터 킹 목사의 성경에 손을 얹고 선서했다. 올해는 취임식일인 21일이 미국의 흑인 인권 운동가 마틴 루터 킹 목사의 기념일이기 때문이었다. 대통령이 선서할 때 사용하는 성경은 일반적으로 워싱턴 대통령이 사용했던 성경을 사용하는 것이 관례다. 오바마는 4년 전 취임식 때는 링컨 대통령의 것만 사용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우리 국민, 우리 미래(Our People, Our Future)”라는 주제의 취임식에 앞서, 오전 8시 45분 조 바이든 부통령과 함께 세인트 존 교회(st. John's Church)에서 예배를 드렸다. 이 교회는 이번 취임식에서 루이 기글리오 목사 대신 축도한 루이스 레옹 신부가 시무하는 교회다. 이 교회는 적극적으로 동성애를 지지하며 현재 게이 주교, 조만간 트랜스젠터 사제도 시무한다.

예배 후 오바마 대통령은 존 로버츠 대법원장이 주재하는 가운데 선서하고 취임연설을 했다. 연설의 초점은 “함께”였다. 그는 “미국의 번영과 미래를 위해서는 국가적 화합, 정치권의 화합, 국민의 참여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한 국가의 한 국민으로서 함께 행동하자"고도 했다.

그는 현재 총기 규제, 채무한도 상향 조정, 이민법 개혁 등 산적한 문제들을 인식한 듯 이번 연설 중 “함께”라는 말을 계속 반복했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총기 규제에 대해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다.

그는 약 20분 간 이어진 연설에서 “미국 경제가 회복되고 있다. 미국의 가능성은 무한하다”고 강조했다. 현재의 경기 침체가 자신의 2기 임기 중 가장 중요한 초점이자 과제임을 재확인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번 연설에서 그는 이례적으로 기후 문제도 언급했다. 그는 “우리의 후손을 위해 기후 문제에 책임을 져야 한다”면서 책임감 있는 태도를 요구하기도 했다. 그는 대책으로서 지속적으로 개발 가능한 에너지원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인권과 평등의 문제를 이야기하며 남녀 평등과 함께 동성애자 평등까지 부르짖었다. 그는 “동성애 형제와 자매가 법 앞에 다른 사람과 동일하게 대우받을 때까지, 우리의 여정은 끝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로써 오바마 대통령은 최초로 동성애 지지자로부터 축도받고 동성애자 시인으로부터 축시를 들으며 동성애자라는 단어를 취임연설에서 언급한 대통령으로 기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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