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은 넷째 날 창조됐는데, ‘아침 저녁’은 첫날부터?”

김진영 기자  jykim@chtoday.co.kr   |  

제12회 창조론 오픈포럼, 지구연대·진화론 등 고찰

▲제12회 창조론 오픈포럼이 서울 건국대에서 진행되고 있다. ⓒ김진영 기자

▲제12회 창조론 오픈포럼이 서울 건국대에서 진행되고 있다. ⓒ김진영 기자


창조론에 대한 다각도의 학문적 접근을 시도하는 ‘창조론 오픈포럼’(공동대표 조덕영 박사)이 16일 서울 건국대학교에서 그 12번째 모임을 갖고 다양한 논문들을 발표했다.

이날 역시 지구연대와 진화론 등 흥미있는 주제들로 발표가 이어졌다. 먼저 ‘성경과 과학, 역사에 근거한 지구연대의 바른 이해’를 제목으로 발표한 권영법 목사(총신대 신대원 졸업, 학술 선교 사이트 운영)는 지구의 연대를 성경·과학·역사적으로 조명, 그 실체를 분석했다.

성경, 지구의 길고 짧은 연대 모두에 열려 있다

권 목사는 “창세기 1장은 하나님께서 우주와 지구, 동식물, 그리고 사람을 엿새 동안 창조셨다고 기록하고 있다. 그런데 창조주간의 날을 의미하는 히브리어 ‘욤’은 성경만을 기준으로 한다면 24시간의 하루일 가능성이 크다”며 “하지만 소수의 경우 단수형인 ‘욤’이 일정기간을 의미하기도 한다. 복수형 욤은 긴 세월이나 시대를 의미하는 데에도 여러 번 사용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렇게 본다면 창세기 1장에서 날이 24시간 하루가 아니라 하나의 시대를 의미할 가능성도 분명히 있다”면서 “이 점에서 창세기 1장의 날이 24시간 하루를 의미한다고 단정 지을 수도, 마찬가지로 성경을 근거로 지구연대가 수천 년이라고도 단정할 수도 없다. 즉 성경의 지구연대는, 과학적인 지구연대인 40~50억 년까지는 되지 않을지라도, 6천 년보다는 긴 기간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권 목사는 “또 한 가지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은 창조주간에 반복되는 ‘저녁이 되며 아침이 되니’라는 말이다. 이 말은 지구의 자전과 태양 및 달의 존재를 가정하는 것”이라며 “그런데 태양과 달이 창조된 것은 넷째 날이다. 이것은 분명하게 이 구절이 시적·비유적 표현임을 말해준다. 즉 ‘한 시대가 저물고 새 시대가 열린다’는 의미를 나타내는 비유적 표현이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요약하면 특별계시인 성경은 지구연대설 중 긴 연대와 젊은 연대에 모두 열려 있다고 할 수 있다”며 “그러므로 우리 인간이 단정적인 결론을 내릴 위치에 있지 않다. 우리는 당연히 두 가지 가능성에 대해 마음을 열어 놓아야 한다. 그런 자세가 피조물 된 인간의 당연한 자세”라고 역설했다.

이어 지구연대를 측정하는 과학적 방법을 고찰한 권 목사는 “나는 처음에 방사성 탄소연대 측정법의 오류를 찾고, 지구연대가 6천 년 정도임을 밝히려고 시도했었다”며 “이를 위해 젊은 지구를 주장하는 창조과학의 자료들을 살펴보았으나, 오히려 과학적 연대측정법의 기초나 뼈대를 부정할 수 있는 근거를 찾을 수 없었다. 이후 과학적 연대측정법을 자세히 공부한 결과 과학적 연대들이 성경적·역사적 연대들과 일치함을 발견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생명·창조신학, 구속신학과 함께 다뤄야

다음으로 ‘복음을 위한 생명신학과 창조신학’을 제목으로 발표한 조덕영 박사(창조신학연구소 소장)는 그 동안 구속신학만을 중점으로 다뤄온 국내 신학계가, 앞으로는 생명신학과 창조신학을 구속신학과 함께 다뤄야 함을 강조했다.

조 박사는 “생명이란 화두는 늘 우리 인간과 함께해왔다. 따라서 신학에 있어서도 생명은 당연히 중요한 주제였다. 기독교 세계관의 창조-타락-구속-새 하늘과 새 땅도 모두 생명과 연결되어 있다”며 “생명 없는 구속이나 생명 없는 새 세상은 무의미한 것일 뿐이다. 한국 신학은 최근 이 생명에 대한 새로운 눈을 뜨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구약학자 슈미트가 말하듯, 창조교리는 주변적인 것이 아니고 명백하게 근본적인 문제이며 모든 신학은 특별히 창조를 말하지 않아도 창조신학”이라며 “사실 창조를 무시하고 신학을 전개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우주의 시작이 창조요, 인간의 시작도 창조요, 천국도 새 하늘과 새 땅, 곧 재창조의 장소다. 창조를 떠나서는 구속을 논할 수도 없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처럼 신학에 있어서 생명과 창조의 중요성을 언급한 조 박사는 “우리는 생명을 단지 생명에 국한시키지 않고 복음 안에서 세상의 모든 것을 살리는 신학으로서의 개혁주의 생명신학에 눈을 돌려야 하고, 또한 창조교리를 창세기 전반부 해석에만 매달리는 협소한 신학으로 치부해선 안 될 것”이라며 “창조의 주요 구속의 주이신 삼위일체 하나님의 구속의 복음 안에서 창조의 섭리를 찾아내고 창조의 영광을 드러내려는 창조신학은 정통신학의 역사적 연장선 안에서 서로 밀접한 공명을 한다”고 말했다.

생명의 기원은 물질 아닌 정신에 있다

한편 이날 허정윤 선교사(평택대 역사신학 박사 과정)는 ‘생명기원 논쟁에 대한 신학적·과학적 고찰-오파린의 <생명기원>에 나타난 화학진화론 비판을 중심으로’한 발표에서 다윈의 진화론과 과학자 오파린의 화학진화론을 각각 비판해 눈길을 끌었다.

허 선교사는 “다윈의 변이와 자연선택에 의한 생물학적 진화론은 ‘모든 생물은 자연선택에 의해 다시 변종이 될 것’이라는 식으로 과정에 대한 추론적 설명이다. 이것은 “○○은 ○○이다’라는 과학적 이론과는 매우 다른 것”이라며 “다윈의 이론은 발표 당시에도 불완전한 것이었으나 후에 추종자들에 의해 많이 보완되었고 어떤 부분은 입증되기도 했다. 그러나 많은 부분이 아직까지도 불완전한 것이다. 다윈의 이론이 생명체의 변이를 다루면서 정작 중요한 신(神)적 생명은 빼놓고 몸체만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죽은 시체를 다루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그는 “오파린의 이론 또한 별반 다르지 않다. 오파린의 이론은 마르크스 공산주의 변증법적 유물론에 기초해 물질의 화학적 반응과 변화에 의해 나타난 것이 생명현상이라는 주장”이라며 “다윈과 오파린의 진화론은 공통적으로 생물의 기원이 초자연적 존재인 신의 개입 없이 순수하게 자연적으로 발생했으며, 그런 생명이 자연선택에 의해 번식했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이들이 진화론을 근거로 무신론을 주장하는 것은 마치 시체를 가리키면서 ‘이것은 살아 있었던 적이 없었다’고 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비판했다.

허 선교사는 “진화론자들이 무신론의 정당성을 주장하려면 무기물에서 유기물이 합성되고, 창조주의 개입이 없는 자연적 조건에서 유기화합물이 저절로 자기조직화해 실제로 생명현상을 나타내는 생명체로 완성됨을 완전하게 입증해야 한다”며 “그러나 현실적으로 또한 먼 미래에도 이것은 불가능해 보인다. 왜냐하면, 물질적 조합만으로 생명이 나타나지 않는다는 과학적 확실성 때문이다. 진화론을 근거로 무신론을 주장하는, 그런 이론은 앞으로도 영원히 완성될 수 없다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아울러 그는 “물질은 아무리 진화해도, 다시 말해서 어떤 화학적 반응을 조합해서도 생명현상의 특이성인 정신을 만들어 낼 수는 없다. 따라서 생명의 기원을 물질에서만 찾는 화학진화론은 결코 합리적으로 성립될 수 없는 이론”이라며 “생명의 기원은 오히려 인간이 화학적 실험으로 만들어낼 수 없는 정신에 있는 것이며, 물질은 그것은 표현형의 재료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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