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지하교인들, 사역의 대상이 아닌 ‘선교자원’”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믿음의 세대들-북한지하교인의 후손들’ 출간한 에릭 폴리 목사 기자간담회

미국의 대북선교단체인 ‘서울USA’가 20일 서울 강남구의 한 레스토랑에서  ‘믿음의 세대들-북한지하교인의 후손들’ 출판 기념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기자회견을 진행 중인 에릭 폴리 목사(좌)와 그의 아내 현숙 폴리 사모(우). 폴리 목사는 “북한교회를 돕기 위한 실질적인 방법은 탈북자들을 훈련시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 강혜진 기자

▲기자회견을 진행 중인 에릭 폴리 목사(좌)와 그의 아내 현숙 폴리 사모(우). 폴리 목사는 “북한교회를 돕기 위한 실질적인 방법은 탈북자들을 훈련시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 강혜진 기자

이 책을 출간한 에릭 폴리(Eric Foley) 목사(서울USA 대표이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 책은 북한에서 3대째 신앙해 온 배씨 가족이 어떻게 신앙의 견고한 터 위에 서서 이웃을 돕고 복음을 증거해 왔는지 생생히 들려주고 있다”며 “그들은 북한 현지 지하교회의 그루터기로서, 순교자 집안 태생이고 선조들이 이뤄낸 담대한 믿음의 상속자들”이라고 소개했다.

이 책에는 북한의 지하 교회의 운영 방식, 지하교회에서 예배 드리는 법, 몰래 기독교를 전파하는 법, 성경공부하는 법 등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내용도 담겨 있다.

배씨 부부는 이날 영상을 통해 “기독인으로 발각되면 정치범교화소에 보내지는 북한에서 믿음을 지킨다는 것은 힘든 일이다. 정치적 자유와 물질적 풍요 속에서 신앙생활을 하는 한국교회 성도들은 전적으로 하나님만을 의지하는 믿음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한국교회 성도들이 초대교회 성도들처럼 순교자적 신앙생활을 하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당부했다.

폴리 목사는 이 책을 출간한 이유에 대해 “한국 사람들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북한의 믿는 사람들을 훈련하고 북한교회의 신앙적인 자부심과 유산을 되찾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며 “한국교회에 북한교회의 실상을 알리고 정확한 정보를 전달해주는 것도 중요하다”고 밝혔다.

1940년대부터 지금까지 北 기독교 순교자, ‘1만8천여명’
북한 당국, 기독교적 제자훈련과 양육 ‘가장 위협적’ 판단

폴리 목사에 따르면, 북한 성도들은 극심한 핍박과 고통 아래서도 성실히 전도를 이어가고 있다. 대부분 북한 기독교 지도자들은 중국을 통해서 신앙을 접한다. 이들은 중국 국경 근처에서 한국 선교사들을 통해 성경을 접한 후 북한에 들어올 때 성경이나 찬송과 함께 MP3 플레이어나 CD, USB 등에 기독교 자료들을 담아 오고, 밤이 되면 단파수신기를 통해 기독교 방송을 청취하기도 한다.

폴리 목사는 “현재 북한 정부는 정치와 인권이 아닌 복음과 기독교적 메시지로부터 위협을 느끼고 있다”며 “우리가 처음 사역을 시작할 때에는 이를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으나, 수 년이 지나면서 이 사역이 양육과 전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사실을 매우 두려워하고 있다. 왜냐하면 복음을 기초로 한 양육과 전도만이 북한 사람들을 변화시켜낼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폴리 목사는 또한 “북한과 중국 사이의 국경은 사실상 영적인 전쟁지역으로, 북한 공산당원들이 기독교 선교사들을 막기 위해 권력을 총동원하고 있다. 북한 지하교회 교인들은 성경을 깨닫는 부분에는 한계가 있어도, 자신들이 알고 있는 복음이 작은 부분이라해도 기꺼이 자신들의 목숨을 내어놓는다”고 증거했다. 서울USA에서 발행하는 ‘북한지하교회의 역사’에 따르면, 1940년대부터 지금까지 순교한 북한 그리스도인들의 수는 약 1만8천여명에 이른다.

그러면서 “북한교회를 돕기 위한 실질적인 방법은 탈북자들을 훈련시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폴리 목사는 “보통 지하교회 하면 ‘기도해줘야 할 대상’으로 여길 때가 많고 지금도 북한의 지하교회를 위해 기도하는 성도들이 무척 많다. 그러나 북한 지하교회 성도들은 오히려 우리를 위해 기도하고 있다”면서 “탈북자들, 지하교회 성도들은 사역의 대상이 아니라, 선교자원으로 훈련시켜야 할 대상이다. 북한 사역의 지도자는 북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지금 남한에 거주하고 있는 북한 탈북자의 80% 이상이 북한의 친척, 가족들과 전화 통화를 하고 있으며 이들이 북한 사역에 가장 효과적으로 쓰임받을 수 있다”며 “미래의 통일을 위해서도, 지금 당장 탈북자들을 훈련하고 사역에 투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에릭 폴리 목사는

아내 폴리 현숙과 함께 서울USA 공동 설립자이자 CEO로서 콜로라도 스프링스의와 한국의 DOTW(Doers of The Word, 말씀을 행하는 자들)를 섬기고 있으며, 한국에서 북미 복음교회교단(The Evangelical Church OF North America)을 시작한 안수목사다. 지난 20년 동안 제자훈련에 입각한 자원 봉사와 후원과 관련해 1,300개 이상의 교회와 비영리 기독교 단체를 훈련해 왔다. 현재 미국을 포함한 서양 국가들을 비롯한 국제적 컨퍼런스에서 북한과 북한 지하교인들에 대한 강의를 하고, 북한 지하교인들의 삶을 통해 서양 기독교인들의 믿음에 도전을 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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