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 ‘종교 다원화’ 초래… 유럽의 실패서 배워야”

김진영 기자  jykim@chtoday.co.kr   |  

전호진 박사, 개혁신학회 봄 학술대회서 발표

▲개혁신학회 2013년 봄 학술대회가 서울 총신대학교 세미나실에서 진행되고 있다. ⓒ김진영 기자
▲개혁신학회 2013년 봄 학술대회가 서울 총신대학교 세미나실에서 진행되고 있다. ⓒ김진영 기자

개혁신학회(회장 김길성 박사) 2013년 봄 학술대회가 ‘개혁신학에서 바라본 다문화 가정의 이해’를 주제로 13일 서울 총신대학교(총장 정일웅 박사)에서 열렸다. 이날 주제발표는 전호진 박사(종교문화연구소 소장, 캄보디아장로교신학교 학장)가 ‘다문화 사회와 종교의 역기능’을 제목으로 전했다.

전 박사는 이미 우리나라에 거주하는 외국인 숫자가 100만명을 넘어섰고, 그 증가 추세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한국이 바로 선교지”임을 역설했다. 그러나 전 박사는 이 같은 ‘다문화 사회’에서 부작용 역시 나타나고 있음을 지적했다.

그는 특히 “다문화 현상으로 인해 일어나는 가장 심각한 문제는 일부 외국인들이 우리 문화에 동화하지 않고, 자신들의 문화와 종교를 고집하고 게토를 형성한다는 것”이라며 “문화적·종교적 우월감을 가지고 한국 문화에 적응하기를 거부한다. 다문화 사회는 불가피하게 종교다원화 현상을 초래한다”고 말했다.

▲전호진 박사가 발표하고 있다. ⓒ김진영 기자
▲전호진 박사가 발표하고 있다. ⓒ김진영 기자

전 박사에 따르면 이 같은 ‘종교다원화’는 한국 뿐 아니라 유럽에서 이미 그 문제점을 노출했다. 전 박사는 “유럽에선 반 이슬람주의를 앞세운 극우파가 득세하면서 이들과 이슬람 과격 세력 간 충돌이 일상화되고 있다”며 “종교가 다문화 사회에서 오히려 갈등과 분열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전 박사는 이슬람의 ‘이데올로기성’을 지적했다. 그는 “모든 종교는 이데올로기적 요소가 있다. 특히 이슬람은 스스로를 이데올로기라고 자부한다. 일부 무슬림 학자들은 자본주의·공산주의가 몰락하면 이슬람이 유일한 대안 이데올로기가 된다고 주장한다”고 말했다.

전 박사는 또 “이슬람은 이슬람만이 절대종교이기 때문에 다른 종교와의 평화적 공존이 어렵다. 코란에는 다른 종교인들과의 교제를 언급하는 부분이 있지만, 동시에 공존이나 교제를 거부하는 구절들이 있다”며 “과격한 이슬람주의자들은 자기들의 종교적 이데올로기와 가치관을, 전도를 통한 설득으로 확산하기보다 폭력적 수단으로 강요한다”고 덧붙였다.

결국 전 박사는 “우리나라가 이미 다문화 사회로 접어들었지만, 앞으로 보다 신중한 자세에서 다문화를 수용해야 함”을 주장했다. 그는 “정부는 다문화 정책을 적극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보다 먼저 이것을 실천한 유럽 국가들의 실패를 거울로 삼아야 한다”며 “한국의 다문화 정책은 정확한 상황을 파악해 이를 신축적으로 대응하는 가운데 수립돼야 한다. 특히 근로자나 결혼 이민자의 국적과 종교를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 박사는 “한국은 바야흐로 단일인종 문화에서 다문화 사회로, 단일인종 국가에서 다인종 국가로 변하고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배타주의적 성향이 있다. 국제화 시대에 다문화·다인종 사회를 마음으로 수용해야 한다”며 “그러나 동시에 우리문화의 정체성을 더 살리는 문화다원화 시대를 열어야 한다. 결코 유럽에서 일어나는 ‘이슬람 공포증’ 같은 용어가 등장해선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학술대회에선 전 박사의 주제발표 이후 총 10개 분과에서 ‘다문화 가정에 대한 성경적·교리적 이해와 접근’, ‘다문화 가정 이해를 위한 이슬람교의 신관에 대한 비판적 고찰’, ‘다문화 가정의 청소년 자녀를 위한 개혁주의 목회상담 방안’ 등 다양한 주제의 발표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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