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극단주의자들, 영어와 인터넷으로 ‘국제화’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아랍어(Arabic)는 오랫동안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이 사용해 온 언어이며, 이슬람 급진주의자들이 사용하는 언어 중 단연 으뜸이다. 아랍어를 쓰는 아랍 지역은 급진주의자들이 가장 많이 배출되는 지역이다. 아랍어가 없다면 급진주의자들이 신참을 훈련시키는 데 어려움을 겪고, 활동하는 데에도 지장이 많을 것이다. 이슬람 사회에서는 아랍어를 유창하게 하는 것이 (이슬람) 신앙심과 연계되곤 하는데, 그 이유는 이슬람 경전 꾸란이 아랍어로 기록되었으며, 이슬람의 지혜와 배움도 아랍어로 전승되어 왔기 때문이다.

최근 아랍어만 사용하던 성전(jihad)주의자들 사이에서 다른 언어의 사용이 늘고 있다. 테러 단체 알카에다(Al-Qaeda)는 오랫동안 자생적이며 독립적인 소규모 테러 조직의 출현을 권장해 왔다. 테러 전문가 헤그햄머(Hegghammer)는 “무슬림이 소수를 이루는 지역의 언어와 이슬람 성전에 동정적인 이들의 언어로 번역된 급진주의 문서들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알카에다 조직의 전략가인 알 쉬리(Abu Musab al-Suri)는 지난 2005년에 발표한, 1,600페이지에 이르는 자신의 저작 ‘세계적 이슬람 저항으로의 부름(The Call to Global Islamic Resistenc)’이 영어를 포함한 다른 언어로 제작될 것을 촉구했다. 미국의 근동정책연구소(Institute for Near East Policy)의 연구원이자 Jihadology라는 인터넷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는 이슬람 지하드 전문가 아론 젤린(Aaron Zelins)은 “지난 10년 동안 인터넷을 통해 연결된 자생 테러주의자들의 활동이 아주 다양한 언어로 인터넷을 통해 공개되어 왔다”고 전했다.

벵갈어(Bengali), 힌두어(Hindi) 그리고 우르드어(Urdu, 파키스탄과 인도에서 사용되는 언어, 역주)와 같은 언어를 사용하는 언론들도 지하드의 이념을 선전하고 있다. 이슬람 급진주의 인터넷 언론 ‘세계 이슬람 언론 전선(the Global Islamic Media Front)’은 최근 말리에 군사 개입을 한 서구 국가들에 보내는 알카에다의 북아프리카 지역 조직의 지도자 와두드(Abu Musab Abdel Wadoud)의 경고를 인터넷을 통해 유포하기도 했다. 그리고 규모가 큰 이슬람 인터넷 토론 사이트 알 무자히딘(Ansar al-Mujahidin)의 국제판 사이트에서도 각가지 언어로 의사소통이 이루어지고 있다.

▲소말리아 이슬람 무장 단체 샤밥의 트위터 계정. ⓒ트위터 캡쳐
▲소말리아 이슬람 무장 단체 샤밥의 트위터 계정. ⓒ트위터 캡쳐

급진주의 단체들이 첫째로 선호하는 외국어는 단연 영어이며, 알바니아어(Albanian), 보스니아어(Bosnian), 필리핀어(Filipino, 따갈로그어를 지칭하는 것으로 보임, 역주), 프랑스어(French), 독일어(German), 이탈리어어(Italian), 푸슈툰어(Pushtu, 아프가니스탄에서 많이 사용되는 언어, 역주), 스페인어(Spanish), 우르드어(Urdu) 그리고 위구르어(Uighur, 위구르 부족의 언어, 역주)로도 문서들이 작성되고 있다.

이슬람 무장 단체들은 친구가 될 수 있는 사람들 뿐만 아니라 적들에게도 자신의 뜻을 전달하기 원하고 있다. 상대방이 경고를 알아 듣지 못한다면 그 위협은 충격을 주지 못할 것이다. 알카에다는 말리에 군사 개입을 한 국가가 프랑스이기 때문에 알 무자히딘의 국제판 토론 사이트를 통해 영어는 물론 프랑스어로 말리의 군사 개입에 대한 보복이 있을 것이라고 위협했다.

이슬람 급진주의 단체들은 효과적인 대중 선전을 위해서 영어는 물론 페이스북(Facebook)과 트위터(Twitter)와 같은 소셜네트워크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식하기 시작했다. 남부 소말리아를 장악한 알카에다와 연계된 이슬람 무장 단체 샤밥(Shabaab)은 영어로 트위터(인터넷을 통해 소통하는 소셜 사이트, 역주) 사용에 열심이다. 샤밥의 아랍어 사용 트위터 팔로워는 5천명 이하이며, 소말리아어 사용 팔로워는 5백명 이하이지만, 영어 사용 팔로워는 2만명이 넘었다.

샤밥이 그들의 트위터 계정에 협박과 위협의 메시지를 올리자 지난 2013년 1월 계정이 폐쇄되었지만, 그 다음달인 2013년 2월 샤밥은 다시 트위터 계정을 개설하였는데, 한 주 동안 2천명의 팔로워가 모여들었다. 샤밥은 새 트워터 계정을 이용하여 다시 급진주의 메시지를 유포하고 있다.

/한국선교연구원(kriM)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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