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신대, ‘다음 세대에 생명을 불어넣는 기독교 교육’ 주제로 국제학술대회
다음 세대 기독교 교육은 어떻게 해야 할까. 미래 세대를 잃는다면 교회의 미래는 불투명하다. 급변하는 세상 속에서 갈 길을 찾지 못하고 있는 한국교회, 다음 세대를 위한 기독교 교육 역시 어렵기만 하다.
장로회신학대학교(총장 김명용, 이하 장신대)는 7일(화) 동교 세계교회협력센터에서 ‘다음 세대에 생명을 불어넣는 기독교 교육’을 주제로 제14회 국제학술대회를 열고, 위기에 빠진 한국교회를 진단하며 다음 세대 기독교 교육 해법을 모색했다. 이날 학술대회에는 리차드 오스머 교수(Dr. Richard Osmer, 프린스턴신대), 프라이드리히 슈바이처 교수(Dr. Friedrich Schweitzer, 튀빙겐대), 이원규 교수(감신대)가 발제자로 나섰다.
특히 슈바이처 교수는 ‘우리 앞에 놓인 도전들: 생명을 위한 기독교적 종교교육의 미래’란 제목의 강연에서 “기독교적 종교교육의 미래에 관한 질문은 독일과 한국의 기독교인들에게 동일하게 적용된다. 개인주의와 다원주의, 변화하는 가족구조 및 생활환경, 세속화는 기독교 종교교육의 주요한 장애물”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러한 영향으로) 젊은이들은 전통적인 기독교의 용어와 개념 사용을 꺼리고 있다. 기독 청소년들도 상당수가 하나님의 세계창조 및 그리스도의 부활 등 기독교 전통의 핵심교리에 대한 회의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특히 기독교 가정에서 자녀들의 신앙교육을 등한시한다”고 밝혔다.
이에 슈바이처 교수는 위기를 맞은 기독교 교육의 해결책으로 가정에서의 신앙교육, 교회의 기독교 교육 강화, 자신의 종교적 정체성을 유지하되 타종교와 대화가 가능한 ‘원칙있는 다원주의’ 등을 강조했다.
이에 앞서 오스머 교수는 ‘싸이에서 해리포터까지: 다음 세대를 위한 교육목회 재구성’이란 주제의 발제를 통해, 디지털 문화에 익숙한 자녀 세대들에게 어떻게 기독교 진리를 전수하며 그 진리의 말씀으로 살도록 도와줄 것인지에 관해 논의를 이끌어갔다.
오스머 교수는 특히 “오늘날 우리 자녀 세대들이 깊은 독서를 하지 못하게 됐다. 많은 어린 자녀들이 여러 가지를 동시에 하는 것(multitasking)은 잘하지만, 집중하고 몰두하지 못한다”면서 이러한 특징은 깊이 있는 주제를 묵상하지 못하게 하고, 더욱이 성경의 깊은 진리를 깨닫게 하는 데 방해가 된다고 했다.
김도일 박사(장신대)는 오스머 교수의 논문에 대해 논찬하며 “왜 요즘 멀티태스킹(multitasking)이 자녀들의 특기가 되었나. 어쩌면 원인이 현대인들이 경험하고 있는 파편화 현상(fragmentation)에 기인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현대인들의 마음은 깨져 버린 컵과 같은지도 모른다. 그러므로 깨진 컵을 채우려고 노력을 많이 하지만, 어떤 한 가지에 집중하기보다는 여러 가지를 한꺼번에 함으로써 발버둥을 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하게 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김도일 박사는 “1.2명의 낮은 출산율, 밤낮 공부해도 출구가 보이지 않아 애쓰는 청소년들, 세계화로 인해 점점 더 사이버·환타지·탈친화적 가족을 찾는 멀티태스킹, 얕은 독서의 습관 속에서 방황하는 다음 세대의 주역들에게 기독교 교육은 여전히 희망의 통로다. 다음 세대의 손을 잡고 아픔을 나누며 그리스도의 사랑과 영원한 사랑의 길로 이끌자”고 전했다.
이원규 박사는 발제를 통해 “한국교회의 내일은 섬김과 나눔의 영성 회복, 도덕성과 공동체성 회복에 달려 있다”며 “과학, 기술, 경제, 이성이 해결해줄 수 없는 실존의 문제, 의미의 문제, 자아의 문제에 직면하게 되면 사람들은 다시 종교를 찾게 된다. 문제는 한국교회가 이러한 요구를 얼마나 충족시킬 수 있는가 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원규 박사는 “한국교회는 가진 것이 없고 누릴 것이 없었을 때 오히려 신앙적 역동성을 갖고 사회적으로 모범이 돼, 신뢰와 존경의 대상이었다. 그러나 교회가 성장하고 많은 것을 가지고 누리면서 오히려 영성, 도덕성, 공동체성을 상실했다. 성공에 취해 그 열매를 즐기는 동안 한국교회는 사회로부터 멀어졌다”면서 한국교회 다시 ‘초심’으로 돌아갈 것을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