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은 두렵지 않다, 다만 헛된 삶이 두려울 뿐”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22세 딸 먼저 보내고, 새로운 삶 살아가는 아버지 이야기

 
 

내 이름은 아직도 이새별
이홍규 | 홍성사 | 304쪽 | 12,000원

“죽음 같은 건 두렵지 않다. 다만 하나님께 영광을 드리지 못하는 헛된 삶이 두려울 뿐이다(I am not afraid of death; I am afraid of a life not lived for His glory).”

고등학교 교사로 일하다 가족과 함께 뉴질랜드에서 새로운 삶을 일구던 한 가장이, 스물두 살인 딸을 먼저 주님께로 보낸 뒤 절절한 마음을 담아 쓴 <내 이름은 아직도 이새별(홍성사)>이 발간됐다.

한 해만 지나면 변호사가 되는 딸에게 별안간 간암 선고도 모자라, “어떻게 손쓸 수 없는 상태”라는 말까지 덧붙여 있었다. 의학적으로 어찌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르러 오로지 하나님 한 분밖에 기댈 곳이 없었지만, 하나님은 새별이를 아버지 이홍규 씨보다 먼저 만나고 싶어하셨다. 암 선고를 받은지 두 달이 채 되지 않은 때였다.

“모두 모여도 모두가 아닙니다. 언제나 하나가 부족합니다. … 그리움이라는 표현에 오롯이 담을 수 없는 아픔이 되어 가슴에 자리잡은 이를 어디서도 찾을 수 없다는 애통함입니다. … 꽃보다 더 곱고 눈보다 더 희어 눈부시기만 한 새별이를, 하나님은 저보다 먼저 곁으로 불러 가셨습니다. 그 아이를 우리 곁에 남아있게 해 달라는 저의 피맺힌 애원을 그분은 들어주지 않으셨습니다.”

하지만 새별이가 떠난 후, 수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새별이가 많은 사람들의 영혼을 감동시켰다”는 말과 함께 위로와 격려를 받게 된다. 길지 않았던 투병 기간 딸이 보여줬던, 순결하고도 강력한 믿음과도 일치하는 고백이었다. 종교를 기록하는 란에 ‘기독교’라 쓰지 않고, ‘나는 예수님에게 정~말 사랑받고 있다(I am SO loved by Jesus)’고 썼던 그 믿음 그대로.

“먼지만도 못한 이 덧없는 인생을 새롭게 깨닫기 이전의 인생을 의미하는 글자는 ‘F’였습니다. 열매맺지 못하고(Futile) 굳건하지 못하고(Fragile) 날마다 분 내고(Furious) 낙심하며(Frustrated) 두려워하고(Fearful) 미련한(Foolish) 실패(Failure)의 인생을 그전까지 살았습니다. 내 삶에 남은 것은 ‘F’ 학점 뿐이었습니다. 그런데 부활의 소망을 지닌 이제부터의 인생은 ‘G’로 표현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의 ‘G’는 오로지 은혜(Grace)의 길만 선택하도록 지혜를 주셨으면, 이끄시는 하나님(God)의 뜻대로 살아, 그분께 영광(Glory)을 올리는 선택만 할 수 있었으면, 그분의 위대하심(Greatness)이 드러나게 살 수 있었으면, 내가 죽어 그분의 선하심(Goodness)이 드러나게 살 수 있었으면, 나는 쇠하고 그분은 흥하게(Greater) 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이후 그는 “사랑하는 딸을 먼저 보내야만 하는 ‘죽음보다 진한 이유’를 찾는 대신, 쓰라린 가슴을 안고 여기에 남게 된 아비에게 주신 소명이 무엇인지 깨닫게 해 달라고” 기도하기 시작한다. 그는 딸에게 ‘믿음이라는 유산’을 물려받고는, 신학을 공부하면서 주님 가르쳐 주시는 모든 것을 실제 삶 속에 온전히 이뤄나가기를, 천국 ‘합격’을 위한 ‘스펙’을 쌓아나가기만을 소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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