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생명윤리협 세미나서 논의… “차별금지법, 공권력으로 인식 강요해선 안돼”
동성애가 유전이며, 선천적인 것이라는 동성애자들의 주장에 대해 과학자들이 강한 반론을 제기했다.
한국기독교생명윤리협회(상임공동대표 박재형 교수)는 30일(목) 오후 7시 사랑의교회(담임 오정현 목사)에서 ‘2013 생명윤리 세미나(동성애와 차별금지법안)’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길원평 교수(부산대 자연과학대)는 “태어날 때 두뇌에 의해 혹은 태아기에 성호르몬 이상을 겪어서 동성애를 하도록 신체구조가 형성됐다는 주장이 있지만, 연구 결과 모두 신빙성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했다.
길 교수는 동성애자의 두뇌는 태어날 때부터 일반인과 다른 특징을 가질 것이라는 추측에 대해 “예전의 과학은 태아의 8∼24주에 남성호르몬 증대가 일어나기에 두뇌에 영향을 주고, 그 시기에 성호르몬 이상으로 동성애자가 될 것으로 예측했다. 이러한 추측에는 임신 기간에 두뇌 구조와 성적지향도 결정돼 일생 변하지 않는다는 가정이 있었다”며 “그러나 최근 과학은 두뇌 구조가 임신 기간에 결정돼 일생 변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임신 24주 이후에도 여러 번 성호로몬 증대가 있으며, 태어난 후 환경 영향을 받아 두뇌 발달이 이뤄진다고 본다. 따라서 태어날 때 특별한 두뇌를 가져 어쩔 수 없이 동성애자가 됐다는 주장은 맞지 않다”고 설명했다.
또 태아기에 성호르몬 이상을 겪어 태어날 때부터 동성애를 하도록 신체구조가 형성됐다는 주장에 대해, 길 교수는 “이러한 주장은 2000년에 월리엄 등에 의해 외국 과학잡지 ‘네이처’에 발표된 손가락 길이의 비에 관한 것”이라면서 “결론적으로 태아기의 호르몬이 어쩔 수 없이 동성애자가 되게 할 만큼의 강력한 효과를 주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길 교수는 손가락 길이의 비율이 동성애자들의 특징이라고 하기에는, 이성애자도 같은 손가락 비율을 가진 사람이 많다고 했다.
아울러 길원평 교수는 ‘쌍둥이의 동성애 일치율’도 동성애 선천성의 근거로 주장돼 왔지만, 조사 결과 상당히 낮은 비율이였기에 결국 동성애는 유전도 선천적인 것도 아니라고 거듭 강조했다.
유정칠 교수(경희대 생물학과)는 “주요 일간지들을 중심으로 동성애 관련 기사를 분석했지만, 모두 동성애자에 대한 독자들의 실질적 판단에 도움을 줄 만한 정보 제공을 하지 못했다”면서 “특히 동성애가 유전적인 요인이라는 동성애자인 과학자들의 연구 결과는 자주 보도되고 있는 반면, 동성애가 유전적인 요인이라는 증거가 없다는 과학적 연구 결과는 잘 소개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유 교수는 “언론들이 향후 과학적 연구 결과에 대한 공정한 보도에 좀더 충실할 필요가 있고, 동성애에 관련한 사회 갈등을 줄여나가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 유 교수는 “동성애자 과학자들은 동성애가 유전적 요인이라는 것을 지지하는 연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러나 크리스천 학자들은 동성애가 유전적 요인인지 환경적 요인인지에 대한 연구에 상대적으로 관심이 적다. 일부 국가에서는 동성애자들이 인공수정, 대리모 이용, 체세포 복제 등을 통해 자식을 키울 수 있도록 해달라는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며 동성애에 대한 기독교계의 정리된 입장 표명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전했다.
이와 함께 유 교수는 차별금지법안의 문제점도 지적했다. 그는 “현재 국회에 발의된 차별금지법은 차별금지사유로 성적지향과 성별정체성이 들어있다. 동성애와 트랜스젠더를 정상이라고 인식할 때까지 처벌을 해, 그 생각을 뜯어 고치겠다는 무서운 법”이라고 경계했다.
유 교수는 “동성애와 트랜스젠더를 정상이라고 인식하든지 비윤리적이라고 인식하든지는 개인의 윤리관에 따라서 결정할 문제이지, 정부가 한 방향으로 결정하고 그것을 받아들이도록 공권력으로 강요해서는 안 된다. 법은 국민의 윤리의식을 수렴해 만들어져야 하며 개개인의 윤리관은 존중돼야 한다”고 전했다.
문시영 교수(남서울대)는 “한국교회 다수의 동성애 반대 움직임이 시대착오적 반대운동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문 교수는 “외신을 통해 다른 나라들의 교회가 동성애자 사이의 결혼을 합법화하고, 동성애자를 성직으로 임명하는 등 동성애를 적극 포용한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당혹스러움과 함께 과연 무엇이 옳은 것이며 한국교회 역시 그렇게 되는 날이 머지 않은 것이 아닐까 싶은 혼란까지 더해진다”며 “바로 이것이 동성애 문제를 ‘교회 정체성’의 관점에서 다뤄야 하는 이유”라고 밝혔다.
특히 문 교수는 ‘동성애 및 차별금지법 반대’ 운동을 전개하는 과정에 있어 ‘미디어 사역’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동성애 옹호론 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들의 동정론도 강력한 도전”이라며 “‘차별금지법 반대’ 운동을 전개하는 과정에서, 기독교가 반대를 일삼는 집단이라는 왜곡된 인식에 대응할 미디어사역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또 문 교수는 “안타까운 것은 동성애 및 차별금지법에 반대하는 한국교회의 움직임이 고리타분한 일방적 반대로 오해될 소지가 있다. 이런 너무나 큰 문화적 기류가 나타난다”라며 “동성애 문제에 지속적 관심과 소통할 수 있는 미디어사역에 대한 관심, 그리고 이러한 사역들을 통해 한국교회의 정체성 재확인 등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