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결 성립에 필요한 지지조차 얻지 못해
최근 미국 일리노이 주 하원에서 동성결혼법이 부결되면서, 소위 정치권에서 일던 ‘동성결혼 합법화 쓰나미’가 한풀 꺾였다.
이전까지 동성결혼 지지자들은 5월 한 달 동안에만 로드아일랜드, 델라웨어, 미네소타 주에서 동성결혼을 합법화하며 승승장구하고 있었다.
일리노이 주 역시 2년 전 동성 커플을 위한 시민결합제도가 합법화되고, 2013년 2월 밸런타인데이에 상원이 동성결혼 합법화 법안을 34대 21로 통과시키면서 차기 동성결혼 합법화 주로 낙점된 상태였기에 동성결혼 지지자들의 충격은 더욱 컸다.
일리노이 주는 미국 역사상 최초로 동성결혼을 인정한 대통령으로 기록된 오바마의 정치적 고향이기도 하다. 오바마 대통령은 일리노이에서 법안 통과를 위해 직접 공식 지지소견서를 발표했으나 큰 효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일리노이 주에서 이 법안은 표결까지 가지도 못하는 망신을 당했다. 이유는 표결에 올라갈 만한 지지를 얻지 못했기 때문이다. 법안을 발의한 민주당의 그렉 해리스 의원은 “최선을 다했으나 표결 성립에 필요한 지지를 얻지 못했다”고 밝혔다. 동성결혼을 지지하는 한 단체(Civil Rights Agenda)의 관계자도 “안타깝게도 유색 인종들의 지지와 시카고 북부 교외 지역 백인 부유층의 지지를 얻지 못했다”고 말했다.
반면 합법화를 반대해 온 단체(National Organization for Marriage)는 흑인목회자연합(African American Clergy Coalition)의 전폭적 지지를 받은 바 있다. 이 단체는 “동성결혼은 대세라는 거짓말의 싹을 잘라냈다”고 자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