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촉즉발’ 동성애 지지-반대 양측, 동시 기자회견

이동윤 기자  dylee@chtoday.co.kr   |  

김조광수 감독, 동성결혼식 청첩장 돌리기도

▲동성애 지지-반대 양측이 같은 시각 같은 장소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동윤 기자
▲동성애 지지-반대 양측이 같은 시각 같은 장소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동윤 기자

동성애 지지-반대 양측이 22일 오전 10시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각각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나라사랑학부모회·바른교육실천운동연합·참교육어머니전국모임 등 다수의 시민단체가 참여한 ‘차별금지법 반대 국민연대(이하 국민연대)’가 “동성애·동성결혼 합법화 반대 및 군동성애 처벌조항 군형법 92조 폐지 반대”를, 바로 옆에서는 동성 커플인 김조광수-김승환 등이 “성소수자 4대 인권입법과제 실현 촉구 및 김조광수-김승환 결혼식 국회의원 초청”을 목적으로 각각 기자회견을 가진 것.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경찰이 출동했으나 우려했던 물리적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동성결혼식을 앞둔 레인보우팩토리의 김승환 대표(좌)와 김조광수 감독(우). ⓒ이동윤 기자
▲동성결혼식을 앞둔 레인보우팩토리의 김승환 대표(좌)와 김조광수 감독(우). ⓒ이동윤 기자

먼저 김조광수 감독측은 결혼식에 국회의원을 초청하는 이유에 대해 “우리나라도 동성결혼 합법화를 위한 변화를 가져야 한다. 동성결혼에 대해 선택할 권리가 있고, 또 결혼하고 싶지 않다면 하지 않을 권리가 있다. 이 두 가지 권리를 알아줬으면 해서”라고 밝혔다.

또 김조광수 감독은 동성결혼에 대해 “이 결혼이 행복하다. 대한민국을 행복하고 로맨틱한 사회로 만들고 싶다”고 발언했다. 그는 오는 9월 7일 오후 6시 서울 청계천 광통교 앞에서 열리는 결혼식 청첩장을 공개하기도 했다. 결혼식에는 변영주, 김태용, 이해영 감독이 사회자로 나선다. 축하공연 뮤지션으로는 강허달림과 신나는 섬, 이디오 테잎, 허클베리핀 등이 참여한다.

이 기자회견에서는 이밖에 ▲군형법 제92조 6항 폐지 ▲포괄적 차별금지법의 입법 ▲성전환자 성별변경 관련법 제정 등의 주장이 나왔다. 군형법 92조 6항(추행)에는 “제1조 제1항부터 제3항까지에 규정된 사람에 대하여 항문 성교나 그 밖의 추행을 한 사람은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고 명시돼 있다.

건너편 국민연대의 기자회견은 먼저 홍영태 대표(차별금지법반대국민연대)는 성명서 발표로 시작됐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김조광수 감독의 동성결혼식을 앞두고 차별금지법반대국민연대의 243개 시민단체들과 대다수 국민들은 동성애와 동성결혼에 대해 반대한다”며 “동성애자들은 인권의 가치를 내세우며 차별금지법안에 성적지향(동성애), 성정체성(트랜스젠더) 항목을 넣도록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포괄적 차별금지법은 단순히 차별금지가 아니라 동성애를 비롯한 독소조항에 대해 정당화·합법화하는 법안”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김광규 사무국장(바른성문화를위한국민연합)은 “동성애자들과 동성애 옹호단체들은 다수의 국민 74%가 원하지 않는 성적지향과 성정체성이라는 독소조항을 끝까지 포괄적 차별금지법안에 집어넣으려고 한다”며 “동성애나 성전환 같은 문제는 개인의 양심과 가치판단의 문제이며, 이것을 법적으로 제재한다는 것은 양심과 사상, 표현의 자유를 박탈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강지숙 자문위원(참교육어머니전국모임)은 “포괄적 차별금지법안에 포함하려고 시도하는 성적지향과 성정체성 등은 관습 및 통념 뿐만 아니라 개인의 양심과 가치판단에도 반하기에, 결코 다른 것들과 함께 포괄적으로 묶어서는 안 된다”고 했다.

박태현 사무국장(바른교육실천운동연합)은 군대 내에서의 동성 간 성폭력에 대해 지적하며, “군동성애 처벌조항 군형법 92조가 유지돼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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